국제 이슈
이란·러시아, 내부 탄압과 대외 강경 행보가 서로 맞물리며 악순환 심화
이란 전역으로 확산되는 시위는 테헤란 정권의 취약성을 드러낼 뿐 아니라, 내부 탄압이 러시아와의 밀착 관계를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이란과 러시아의 관계가 서로 맞물려 강화되는 구조임을 드러낸다.
![2026년 3월 28일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무너진 주택 잔해 속에 장난감들이 흩어져 있다. [니나 리아쇼노크/누르포토/AFP]](/gc7/images/2026/04/13/55371-afp__20260328__ukrinform-russiant260328_np3mu__v1__highres__russiantroopsattackodesa-370_237.webp)
글로벌 워치 |
2026 1월 이란 내 경제난은 전국적인 시위를 촉발했으며,통화 가치 급락과 경제 정책 실패에 대한 공분이 확산되는 가운데 사회적 불안이 얼마나 신속히 정권의 국가 안보 위기로 확대될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인권단체들은 지방 각 도시에서 당국의 전방위적인 진압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다만 통신과 외부 접근이 제한돼 실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란 당국은 대대적인 강경 진압에 나섰다.
인권 감시단체들이 종합한 자료에 따르면, 보안군은 각지에서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하고 사실상 전면적인 인터넷 차단을 시행했으며, 대규모 체포와 강제 실종을 자행했다. 이러한 조치는 국제사회의 관심이 미치기 어려운 소도시를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7월 23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무부 인근에서 이란산 샤헤드-136 무인기의 복제품인 러시아 자폭 드론 '게란-2'가 포착됐다. [막심 마루센코/누르포토/AFP]](/gc7/images/2026/04/13/55372-afp__20250723__musiienko-notitle250723_nprix__v1__highres__ukrainianforeignministera-370_237.webp)
인권단체들은 이번 탄압이 잔혹할 뿐만 아니라 조직적으로 수행됐다고 지적했다.
이란 인권센터는 케르만, 로레스탄, 후제스탄, 쿠르디스탄 등 여러 주에서 군용급 무기가 사용된 사례를 확인한 바 있다.
에스판디아르 아반 수석 연구원은 이 같은 탄압 작전을 "세계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자행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탄압 과정에서 드러난 폭력의 규모를 둘러싼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에 따르면 이란의 사형 집행 건수는 2025년 2,000건을 훌쩍 넘어섰으며, 이는 1980년대 후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유엔 전문가들은 투명성 확보와 통신 접근 복구, 구금자들의 소재 공개, 그리고 인권 유린 의혹에 대한 책임 규명을 촉구했다.
공동 생존 전략
이러한 탄압은 단일한 현상으로 볼 수 없다. 이는 정권의 내부 생존 유지와 외부와의 대립 구도를 연계한 보다 광범위한 통치 전략의 일환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란의 행보는 핵심 파트너인 러시아와 갈수록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양국 정권은 모두 내부적으로는 강압적 통치에 의존하는 한편, 대외 갈등을 활용해 힘을 과시하고 탄압을 정당화하며, 국내 문제에 대한 관심을 외부로 전환하고 있다.
이 같은 이란과 러시아의 유사성은 단순한 수사에 그치지 않는다.
이란은 러시아에 샤헤드 드론을 공급해 왔으며, 미국과 유럽 측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된 탄도미사일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대가로 이란은 내부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정치적 보호막과 군사 기술,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다.이와 동시에 이란은 보다 광범위한 지역 및 핵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유럽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이를 직접적인 안보 위협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2026년 3월 1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란과 러시아의 관계를 '증오로 맺어진 형제'이자 '무기로 결속된 형제'라고 표현하며, 양국 관계의 본질을 날카롭게 짚었다.
이 관계는 서로를 떠받치며 강화되는 구조다. 이란은 자국 무기의 실전 시험 기회를 얻고 반서방 축 내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하기 위한 핵심 군수품을 확보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양국 정부가 정치적으로도 실익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부 갈등은 민심의 불만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내부 통제를 강화하며, 반정부 여론을 광범위한 외부 위협의 일부로 규정하는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글로벌 안보 위협
이란의 내부 탄압이 국경을 넘어 국제적 파장으로 확산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국 내 지방 도시에서 시위대를 향해 무력 진압을 감행하는 바로 그 정권이,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의 전쟁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도시를 타격하는 이란산 드론은 한 권위주의 국가의 생존 전략이 다른 국가의 군사적 공격성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관계는 역으로도 작용한다. 러시아의 석유 수입과 외교적 지원, 군사 협력은 이란의 역내 야심을 유지하고, 핵 프로그램을 포함한 보다 광범위한 전략적 태세를 뒷받침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같은 협력 축이 방치될 경우 중동에서 유럽에 이르기까지 여러 지역에서 안보 위협이 급격히 증폭될 수 있다.
이 같은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단순한 비난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슬람혁명수비대에 대한 지속적인 제재와 독립적인 시민사회에 대한 강력한 지원, 그리고 양국 정권에 대한 공조 압박은 이란과 러시아의 내부 탄압과 대외 군사력을 억제하는 데 있어 국제사회가 활용할 수 있는 핵심 수단으로 남아 있다.
지난 2026년 3월 젤렌스키 대통령이 주장했듯, 이란의 시위는 단순한 국내 위기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권위주의 국가 간 광범위한 협력 네트워크를 약화시킬 수 있는 기회로 해석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이란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단순한 국지적 탄압에 그치지 않고, 보다 광범위한 의미를 시사한다.
이는 내부 탄압과 대외 강경 행보가 서로 맞물려 강화되는 보다 큰 구조의 일부다. 서방 정부와 그 동맹국들에게는 이 같은 상호 강화 구조를 직시하는 것이 일관되고 효과적인 대응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