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감시

테헤란의 통화 붕괴, 민심의 분노가 전국적인 시위로 확산

이란 리알화 붕괴는 속수무책으로 추락하는 정부 시스템의 상징이자 수십 년간 누적된 부패와 국정 운영 실패, 지정학적 고립이 초래한 결과다.

1월 28일, 테헤란의 타즈리시 바자르에서 상인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아타 케나레/AFP]
1월 28일, 테헤란의 타즈리시 바자르에서 상인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아타 케나레/AFP]

글로벌 워치 |

이란은 현재 국민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는 '퍼펙트 스톰'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란 리알화의 붕괴와 높은 인플레이션, 그리고 쪼그라드는 소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무너지면서, 통상적인 장보기마저 생존을 위한 계산으로 변하고 있다.

수십 년간의 부패와 국정 운영 부실로 누적된 이러한 경제난은 이제 정치적 분노와 결합해 전국으로 확산되는 시위에 불을 붙이고 있다.

몇 주째 이어진 혼란 사태와 3,500명 이상의 시위자 사망 보도가 잇따른 2026년 1월 중순, 이러한 시위를 촉발한 원인을 외면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그것은 바로 이란 리알화의 역사적 붕괴다.

1월 중순 자유시장에서 이란 환율이 달러당 165만 리알에 거래되면서, 이러한 화폐 가치 하락은 생필품 가격을 인구 대다수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몰아갔다.

경제적 고난에 대한 불만에서 시작된 이번 사태는 정권 실패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으로 폭발했다.

리알화의 붕괴

이란 리알화 붕괴는 속수무책으로 추락하는 정부 시스템의 상징이다.

2020년 이후 리알화의 가치는 800% 가까이 폭락했으며, 이란 외부에서는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해졌으며, 국내에서는 심각하게 불안정한 통화로 취급받았다.

국가 기능이 유지되는 한 통화가 공식적으로 폐기될 수는 없지만, 리알화의 심각한 구매력 상실은 수백만 명의 이란인들에게 일상생활을 처절한 생존의 투쟁으로 바꾸어 놓았다.

리알화의 하락세는 2025년 급속히 가속화되며, 한 해 동안 가치가 45% 가까이 급락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환율이 달러당 142만 리알에 거래되면서, 이러한 상황은 시위를 촉발했고 중앙은행 총재의 사임으로 이어졌다.

사태는 2025년 6월 있었던 이스라엘과의 12일간의 단기 전쟁 이후 더욱 악화되며 경제 획복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다.

2025년 12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42%를 훌쩍 넘어서며 인플레이션이 위기 수준에 도달했다. 가격이 폭등하자 가계와 기업들은 리알화를 금이나 실물 자산으로 서둘러 전환했고, 이는 통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았다.

이란에서는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의 대비 수단으로 여겨저 온 금의 가격이 전쟁 이후 두 배 이상 급등했으며, 금화 가겪은 17억 리알까지 치솟았다.

부패와 국정 운영 실패

이란 리알화 붕괴는 수십 년간 누적된 부패와 국정 운영 실패, 지정학적 고립이 초래한 결과다.

국제 제재는 이란의 외화 접근, 특히 석유 수입 부분을 엄격히 제한해 중앙은행이 리알화를 방어하거나 시장을 안정시킬 수 없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2025년 이란의 국내총생산(GDP)은 1.7%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경제 성장은 정체돼 있다. 이로 인해 세수는 감소하고 재정 압박은 심화되며, 국가의 보조금 관리나 환율 시장에서의 효율적인 개입 역량도 약화되고 있다.

2025년 말부터 도입된 정책 변화 중 하나로, 수입업자들에게 보조 환율 대신 자유시장 환율로 외화 구매를 의무화한 조치는 하룻밤 사이 리알화에 대한 압박을 극도로 고조시켰다.

핵 프로그램을 포함한 이란 정권의 군사적 야망은 자원 소모를 더욱 가중시켰다. 이스라엘과의 전쟁 이후 많은 이란인들이 말하는 '전쟁도 없고 평화도 없는 상태'가 고착되면서, 회복에 대한 신뢰는 무너지고 경제 위기는 한층 더 심화되고 있다.

정권 거부

이란 전역을 휩쓸고 있는 시위는 통화 위기와 겹친 동시적 현상이 아니라, 통화 위기가 낳은 직접적인 결과다. 처음에는 수익성 붕괴와 가격 변동성에 분노한 상인과 자영업자들의 시위로 시작됐지만, 이제는 전국적으로 확산돼 모든 지역에서 수백 건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대부분 노동자들의 한 달 급여가 100달러 안팎에 머무르는 상황에서 유제품과 같은 필수 식료품 가격 인상은 민심 분노의 폭발점이 됐다. 테헤란 중심부에서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상인들은 상점 문을 닫았고, 대바자르에서 이어진 시위는 상업 활동을 마비시켰다. 이제 더 이상 시위는 단순한 경제적 고통에 대한 항의가 아니라, 정권 실패에 대한 거부이자 변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이다.

이란 정부의 시위 대응은 잔혹했다. 수천 명의 시위자들이 사망하거나 구금됐고, 탄압의 강도는 더욱 강화됐다. 그러나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으로 실패한 체제를 더 이상 용인하지 않으려는 이란 시민들의 저항 속에서, 이번 사태는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란 시민들은 지치고 힘든 상태다. 더 이상 정부의 실패를 참고만 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시위는 자국 시민의 민생보다 권력의 생존을 우선시해 온 정권에 대한 분명한 거부 선언이다.

통화 위기가 심화되고 사회적 불안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란 체제의 균열은 이제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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