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이슈

러시아가 스스로 자초한 쇠퇴, 국민에게 가혹한 짐 떠안겨

푸틴의 결정으로 장기화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자국 내부의 쇠퇴를 가속화하면서, 일반 러시아 국민들이 경제난과 사회적 혼란의 고통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1월 26일 푸틴 대통령과 술탄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국왕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국립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가진 회담 도중 1770년대 제임스 콕스가 제작한 '공작 시계(Peacock Clock)'를 관람하고 있다. [아나톨리 말체프/AFP]
1월 26일 푸틴 대통령과 술탄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국왕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국립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가진 회담 도중 1770년대 제임스 콕스가 제작한 '공작 시계(Peacock Clock)'를 관람하고 있다. [아나톨리 말체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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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흔히 미사일, 핵 위협, 전쟁의 장기화와 같은 군사력 과시의 측면에서 조명되곤 한다. 그러나 모스크바 전략이 치르는 실질적인 대가는 예산 압박과 노동력 부족, 그리고 가계 부담 가중 등 러시아 내부의 취약성에서 점차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결국 전쟁은 물가 상승과 불투명한 미래라는 짐을 국민에게 남긴 채 러시아의 국력을 잠식했다.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25년 2분기 1.1%로 급격히 하락한 데 이어, 3분기에는 0.6%까지 더 떨어지며 2023년 이후 최저 수준의 분기별 실적을 기록했다.

애틀랜틱 카운슬의 엘리나 리바코바와 루카스 라이징거는 2025년 12월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군비 확충과 민생 안정 사이의 선택을 강요받는 이른바 '총이냐 버터냐'의 딜레마에 빠지면서, 전반적인 경제 성장은 2025년에 들어 뚜렷이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5년 10월 29일, 금융 주식 그래프를 배경으로 한 휴대전화 화면에 루코일(Lukoil)의 주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조너던 라/누르포토/AFP]
2025년 10월 29일, 금융 주식 그래프를 배경으로 한 휴대전화 화면에 루코일(Lukoil)의 주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조너던 라/누르포토/AFP]

누적되는 위험들

러시아가 전시 물자를 자국 내에서 전량 조달하지 못하면서, 생존을 위한 외부 네트워크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국제사회의 전방위적 제재는 물자 조달 경로를 중개업체와 재수출 방식 등 비공식 영역으로 내몰았다. 그 결과 시스템의 불안정성은 커지고 공급망이 파편화됐으며, 조달 비용마저 급등하는 등 위험이 계속 누적되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은 러시아 내부의 심화된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내며, 이는 외부의 타격이 아닌 푸틴 스스로의 선택이 자초한 대가로 평가된다.

전쟁 지속을 위한 물자 수요가 커지면서, 중국은 러시아의 전략적 요충지인 동시에 여전히 위태로운 버팀목으로 부상했다.

모스크바가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역량은 전자부품, 공작기계, 마이크로 부품 관련 기술 등 군수생산 전용으로 전환 가능한 핵심 산업재와 이중용도 물자 수입 여부에 달려 있다.

실제 전장에서는 전시용 무기보다 드론 운용과 정비, 통신 및 생산 확대에 필요한 투입 요소에 더 크게 의존한다. 러시아가 중국의 생산 역량에 의존할수록, 복잡하게 뒤엉킨 제조 경로의 취약성은 커지고 있다.

이같은 양상은 지역적 긴장으로 더욱 복잡해지고 있으며, 특히 러시아-북한 간 방위 협력 강화가 베이징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중국이 자국의 핵전력을 확충하는 가운데, 러시아의 미사일 신뢰성 문제는 양국의 불균형한 상호의존 관계를 부각하고 있다. 기술적, 경제적 압박속에서 모스크바의 대외 의존이 한층 더 심화되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낸다.

리바코바는 러시아-중국의 관계를 "공생적이지만 매우 비대칭적"이라고 설명하며, 중국이 "모스크바가 가장 필요로 하는 시장과 핵심 물자를 제공하는 러시아의 불가결한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러시아는 금융, 물류, 그리고 재수출을 위해 아랍 및 걸프 지역의 허브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러한 관계는 주로 이해타산적 거래들로, 협력국들이 이익을 추구하는 동안 러시아가 제재 압박을 피할 일시적 여지를 제공할 뿐이다. 그러나 이는 내부 쇠퇴를 감출 뿐이며 실제로 석유와 가스 수익은 2025년 24% 급감하며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국내에 가중되는 비용

아시아를 넘어 크렘린의 전쟁 행보는 경제 협력 관계를 무기화하고 있으며, 이는 막대한 내부적 손실로 되돌아오고 있다.

남미를 비롯한 원자재 수급 요충지에서, 비료와 에너지는 러시아의 대외 영향력을 높이는 지렛대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공급망에 차질이 생길경우, 그 여파는 종종 수입 물가 상승과 생산 위축, 급격한 가격 충격의 형태로 러시아 내부에 되돌아온다.

이러한 노출은 이제 국내에서 나타나고 있다. 임금 상승은 약화되는 가운데 가계 소득이 줄어들고 있으며, 전쟁 비용 지출은 민생의 우선순위를 밀어내고 있다.

리바코바와 라이징거는 군 병력 확충에 따른 노동력 부족과 지역 불균형의 심화가 경제적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국민들은 공급망 분열과 지속되는 불확실 속에서 그에 따른 여파를 고스란히 흡수하고 있다.

경제적 압박은 그들이 치러야 하는 대가의 일부에 불과하다.

러시아는 침공이후 65만명의 인재가 해외로 빠져나갔으며, 이는 인구 감소 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국가 역량을 약화시켰다.

인명 피해는 이보다 훨씬 더 처참한 수준이다. 메디아조나의 집계에 따르면 확인된 사상자만 16만3,600명을 넘어서고 있고, 일부 서방 측 추산에 의하면 전사자가 25만 명 이상, 총 사상자는 100만 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푸틴의 지지율은 선전 공세에 힘입어 2025년 내내 80%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사상자 증가와 경제 정체가 이러한 서사를 무너뜨리고 지지 기반을 붕괴시킬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위기는 푸틴 집권하에 이뤄진 자기 파괴적인 행보의 결과다.

러시아는 민생을 담보로 외부 조달에 의존하며 전쟁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위험은 경제 성장 정체, 재정 고갈, 예산 압박 심화, 그리고 국민들의 피로 누적에 따른 내부 붕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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