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동향
중국의 은밀한 필리핀 불안정화 공작
유출된 문건들은 중국에 대한 필리핀인의 인식을 재편하고, 필리핀의 주권을 약화시키려는 정교한 허위정보 캠페인의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2025년 6월 4일 촬영된 이 사진에서 필리핀 해병이 분쟁 중인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이 점유 중인 티투섬 부두에서 쌍안경으로 중국 해경 함정을 감시하고 있다. [테드 알지베/AFP]](/gc7/images/2026/01/14/53494-afp__20250605__49be8t2__v1__highres__philippineschinapoliticsmaritime-370_237.webp)
글로벌 워치 |
필리핀은 중국이 조직적으로 기획한 고도화되고 다층적인 불안정화 캠페인의 중심에 놓이게 됐다.
해상에서의 물리적 충돌부터 디지털 공간에서의 은밀한 허위정보 공작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행보는 필리핀의 주권을 약화시키고 민주적 제도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며, 공공 여론을 재편하고 있다. 이는 마닐라와 동맹국 모두의 긴급한 대응을 요구하는 사안이다.
필리핀이 자국 배타적 경제수역에 포함된 남중국해 일부를 지칭하는 ‘서필리핀해’에서 중국의 물리적 공세는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지난 수년간 베이징은 분쟁 해역에서 민병대 선박을 투입하고 인공섬을 건설하며 필리핀 어부들을 괴롭히는 등 존재감을 강화해 왔다. 이러한 행위는 단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지역 지배력을 확립하고 광범위한 영유권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보다 큰 전략의 일부다.
필리핀은 이러한 침범에 대해 반복적으로 항의해 왔지만, 중국은 자국의 주장을 무효화한 2016년 중재 판결을 포함한 국제법을 무시해 왔고, 그로 인해 마닐라는 해양 권리를 지키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공격의 여파는 광범위하다. 필리핀 어부들은 괴롭힘으로 인해 오랫동안 이용해 온 어장을 포기해야 했고, 필리핀 해경은 자국 해역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 같은 물리적 충돌은 필리핀이 주권을 주장할 능력을 약화시키고, 중국의 지역 내 존재를 정상화함으로써 국제 규범을 훼손하는 ‘기정사실화’ 현실을 만들기 위해 설계된 것이다.
불안정화 전략
국제사회의 시선이 서필리핀해에서의 중국의 공세적 움직임에 집중되는 동안, 영향력을 둘러싼 싸움은 영해를 넘어 디지털 영역으로 확장됐다.
유출된 문건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필리핀인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정교한 허위정보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중국 대사관이 고용한 것으로 알려진 현지 마케팅 업체의 내부 지침에 따르면, 이 작전은 가짜 소셜미디어 계정을 활용해 일상적인 대화에 침투하고 친중 서사를 확산함으로써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필리핀인의 전반적인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른바 ‘키보드 전사’들은 외국 요원이 아니라 계약을 통해 고용돼 콜센터 직원처럼 관리되는 필리핀인들이다. 이들은 교사나 학생, 노동자 등을 가장해 여론을 조작하고 민주적 담론에 대한 신뢰를 잠식한다.
중국의 필리핀 불안정화 시도는 경제적 압박, 외교적 압력, 문화적 영향력 행사로도 확장되고 있다.
베이징은 조건이 수반된 대출과 투자를 제공하며 경제적 의존도를 심화시켜 왔다. 동시에 외교 채널을 통해 자국의 행동을 온건하거나 유익한 것으로 포장하고, 필리핀을 서방 세력의 도구로 묘사하는 서사를 확산해 왔다.
공자학원과 교육 교류를 포함한 문화적 영향력 캠페인 역시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문화 교류의 기회로 소개되지만, 실질적으로는 베이징의 의제를 은밀히 추진하는 연성 권력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중국의 행위는 단순히 필리핀의 주권을 침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는 필리핀이 현대 지정학의 복잡성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회복력과 대응 역량을 시험하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얻은 교훈
서필리핀해에서의 물리적 공세는 생계와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디지털 허위정보 캠페인은 민주적 제도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다. 이 두 전략은 결합돼 필리핀이 베이징의 영향력에 저항할 역량을 약화시키고, 중국의 지배가 불가피하다는 서사를 구축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중국의 필리핀 불안정화 전략은역내 다른 국가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물리적 공격과 은밀한 영향력 작전을 결합한 이러한 전술은 중국이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는 가운데 다른 지역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미국, 유럽을 포함한 동맹국들에게 필리핀을 지원하는 일은 단순한 연대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적 필수 과제다.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마닐라의 대응은 자국의 미래를 좌우할 뿐 아니라 21세기 강압에 맞서 국가들이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