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슈
북한, 국내 민생 고통 심화 속 관광 사업 추진
화려한 해안 개발과 전국적인 인도주의 위기 사이의 극명한 대비는 북한의 절박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7월 2일, 북한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에 위치한 명사십리 워터파크에서 한 남성이 수영장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모습을 국내 관광객들이 지켜보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추진한 이 대규모 관광 프로젝트는 이달 말 러시아 관광객을 맞이할 예정이라고 보도되었다. [김원진/AFP]](/gc7/images/2025/07/15/51161-korea_play-370_237.webp)
AFP 및 글로벌 워치 |
최근 북한은 동해안에 거대한 해변 리조트를 공개했다. 이 호화로운 프로젝트는 약물 부족, 아동 영양실조 증가, 광범위한 기아 등 심화되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추진되었다.
한국 언론은 해당 리조트를 “북한판 와이키키”라고 부르고 있으며, 북한은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를 “세계적 수준의 문화 휴양지”라고 홍보하고 있다. 북한 측에 따르면 이 지역은 최대 2만 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초기부터 관광 산업 발전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으며, 이번 해안 리조트는 그중에서도 핵심 프로젝트로 꼽힌다.
평양의 국영 조선중앙통신은 7월 2일, 이 지역이 국내 관광객들에게 개방되었으며, 형형색색의 수영복을 입은 관광객들이 해변을 즐기는 모습을 공개했다.
인민보다 외화 우선시
KCNA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북한 주민들이 “새로운 문명 수준을 체험하는 기쁨에 가득 찼다”고 전했다.
방문객들은 “흰 모래 해변을 따라 예술적으로 설계된 400여 개의 건축물이 이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관광 도시의 웅장함과 화려함에 놀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새로운 리조트의 화려한 외관과는 달리, 북한 대부분 지역은 여전히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병원들은 필수 의약품 부족을 겪고 있으며, 유아 영양실조도 증가하고 있다. 농촌 진료소는 전기나 깨끗한 물조차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상황이다. 유엔(UN)에 따르면, 북한 인구의 약 46%, 즉 약 1,180만 명이 영양 부족 상태에 놓여 있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은 최근 보고서에서 “노후한 인프라, 기술 및 역량 부족, 자연재해, 그리고 문제 해결에 대한 투자 부족으로 인해 북한은 만성적인 식량 불안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해안 지역의 호화 개발과 전국적인 인도주의 위기 사이의 극명한 대비는 북한의 점점 심화되는 절박함을 드러낸다. 글로벌 경제로부터 고립되고 군사 동맹 -- 특히 러시아 --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북한은 외화를 벌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관광 산업에 기대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동시에 북한 주민의 기본적인 생존 필요를 무시하고 있다.
한국 연합뉴스에 따르면, 러시아 관광객들이 7월 7일 북한 관광지를 처음으로 방문할 예정이었다.
남북 관계를 담당하는 한국 통일부는 이 관광지의 운영이 “러시아 관광객을 포함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6월 말, 해당 리조트 건설이 “올해 최대 성과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며, “최단기간 안에 더 많은 대규모 관광지를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개된 사진에는 김정은이 딸 김주애, 부인 리설주와 함께 앉아 리조트 워터슬라이드에서 한 남성이 미끄러져 내려오는 모습을 지켜보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었다.
제한된 관광
그러나 이용 가능한 항공편의 한계로 인해 국제 관광은 “소규모로 제한될 것”이라고 한국 통일부는 전망했다.
이어 통일부는 “관광객들은 평양을 거쳐 이동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하루 수용 인원은 약 170명으로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관광을 주요 외화 수입원으로 보고 있으며,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한 대가로 관광지 건설에 필요한 지원을 받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핵 보유국인 북한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국경을 거의 4년간 폐쇄한 후, 2023년 8월 국경을 다시 열었다. 팬데믹 기간에는 자국민조차 입국이 불허되었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은 팬데믹 이전에도 제한적이었다. 당시 연간 약 5,000명의 서방 관광객이 방문했고,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허용되었다.
북한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정치적, 군사적, 문화적 유대 관계를 러시아와 더욱 강화해 왔다.
북한은 지난해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 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했고, 서방 관광업체들도 2월에 잠시 복귀했다. 반면, 중국인 관광객의 재입국 사례는 알려진 바 없다.
한국 통일부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 최초의 합법적 시장이 있는 도시인 나선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관광 열차가 지난 5월 운행을 재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