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슈
러시아의 포탄 생명줄: 북한 의존도 심화되는 모스크바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북한산 무기, 특히 다연장로켓의 사용을 늘리고 있는 것은 러시아의 무기 공급망 부족 및 보충 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3년 9월13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 아무르주에 위치한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스미르노프 / 풀 / AFP]](/gc7/images/2025/05/13/50369-nk_2-370_237.webp)
올하 체필 기자 작성 |
키이우 -- 4월 24일 이른 아침, 미사일 한 발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주거 지역을 타격해 주민 12명이 사상하고 90명 이상이 크게 부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 따르면 해당 마을을 공격한 미사일은 일반적인 러시아산 무기가 아닌 북한 KN-23 탄도미사일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보국은 현재 해당 사실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만약 사용된 무기가 북한것으로 확인될 경우, 평양과 모스크바 사이의 무기 공급망이 확대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고, 이러한 관계는 국제적 고립과 전시 상황 속에서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공격 직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그들은 함께 사람을 죽이고 생명을 조롱하고있다 -- 이것이 그들의 협력의 유일한 의미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비록 불안정하긴 하지만, 북한의 지원은 크렘린에게 생명줄이 되고 있다. 이는 장기화된 전쟁으로 러시아군이 극심한 압박에 시달리고 있기때문이다.
![3월10일(현지시간) 남성이 서울의 한 기차역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모습을 텔레비젼 화면을 통해 지켜보고 있다. [정연제/AFP통신]](/gc7/images/2025/05/13/50368-nk_1-370_237.webp)
![올해 1월20일,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생포된 북한군 병사의 증언이 담긴 영상을 통해 해당 병사가 다수의 북한군 사상자를 목격했으며 자신은 러시아 무기 사용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한 사실을 공개했다. [t.me/V_Zelenskiy_official]](/gc7/images/2025/05/13/50370-nk_3-370_237.webp)
확산되는 중독
국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수십 년째 탄도미사일 개발을 강행해왔다. 러시아는 2024년부터 러시아제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유사한 북한의 KN-23 및 KN-25 미사일을 사용한 바 있다. 고정밀 미사일 부족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기본 사회시설을 지속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북한의 미사일 공급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북한 제재를 감시하는 유엔 패널의 전 위원장, 휴 그리피스는 4월25일 가디언(The Guardian)과의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의] 지원없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절대로 추진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오픈소스센터(Open Source Center)와 로이터 통신의 위성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2023년 9월부터 러시아에 15,000개에 달하는 화물 컨테이너를 보냈으며, 이들 컨테이너에는 400만발 이상의 포탄과 미사일이 실려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우크라이나 군사 정보기관에 따르면 2025년 초까지 평양은 148발의 KN-23 및 KN-24 북한산 탄도미사일을 러시아에 보낸 것으로 보인다.
전략국제문제연구센터(Strategy XXI Center for Global Studies)의 안보 프로젝트 책임자인 파블로 라키이추크(Pavlo Lakiychuk)는 글로벌워치(Global Watch)의 자매 매체인 콘투르(Kontur)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기여도가 점점 핵심요소가 되고있다. 전에는 40% 수준이었으나, 어떤 기간에서는 중.대구경 포탄과 같은 분야에서 최대 80%가 북한산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현재 러시아가 사용하는 탄약의 60% 이상이 북한에서 생산되고 있는것으로 보고있다,"고 밝혔다.
부족함을 채우다
소련 무기 체계에 사용되는 포탄, 특히 122mm 및 152mm 포탄은 러시아 전선에서 부족한 현상을 보이고있다. 러시아의 방위산업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량의 소련산 무기와 생산능력을 보유한 북한이, 러시아의 핵심 공급자로 부상하고 있다.
"[북]한은 이러한 '자산'을 풍부하게 보유하고있다. 생산 능력을 유지하면서 러시아에 필요한 [무기]를 생산 및 공급하고있는 것이다. 현재 북한으로 부터 제공받는 물자의 규모도 증가하고있다"라고 전략국제문제연구센터(Strategy XXI Center for Global Studies)의 미하일로 곤차르(Mykhailo Gonchar) 소장이 콘투르(Kontur)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전문가들은 꾸준하게 지속되는 탄약 비축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잦은 군사 작전을 이어갈 수 있는 배경에는 이러한 북한의 물자 수송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탄약 부족분을 보충하는데는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군대의 대응으로 러시아는 사실상 비축된 탄약이 고갈된 상태다. 어떤 물자가 공급되고 있으며, 왜 러시아가 북한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고려할 때 현재 상황은 매우 흥미롭다. 왜냐하면 비표준 탄약체계도 함께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곤차르 소장은 언급했다.
또한 그는 170mm 자주포인 M-1978 곡산(Koksan)을 포함한 비표준 탄약체계의 공급을 언급하며 이는 북한만이 유일하게 사용하는 무기라고 말했다.
"이 무기는 김정은 왕조가 만든 것이다. 240mm 다연장로켓포 또한 북한의 무기고나 군수공장에서 공급되지 않으면 운용이 불가능한 무기다"라고 곤차르는 덧붙였다.
러시아의 방위산업이 전장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란이나 북한에 군수 지원을 요청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라키이추크 소장은 지적했다.
러시아는 이란이 공급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테헤란으로 부터 사들이고, 이란이 공급하지 못할 경우에는 평양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다.
위험한 불량 물자
이러한 군수 지원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조잡하고 불량한 북한산 무기는 전장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군사 분석가들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북한산 포탄의 불량 성능에 종종 충격을 받는다고 한다. 일부 포탄은 포신안에서 또는 발사직후 폭발하는 경우도 있으며, 간혹 아예 발사 자체가 안되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라키이추크(Lakiychuk) 소장은 "북한산으로 표기된 포탄들은 매우 수준 이하의 것들이다,"라고 지적하며 "탄두나 포탄이 표준 규격에서 20% 이상씩 벗어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수준 미달의 포탄에 의존하면서 러시아의 포병 전력은 약화된 상태다. 이러한 상황은 러시아군 뿐만 아니라 북한군까지 더 큰 위험에 처하게한다. 분석가들은 현재 평양이 약1만1,00명의 북한군을 파병해 러시아군과 나란히 전투에 참여시키고 있다고 보고있다.
인포리지스트(InfoResist)의 기자 알렉산드르 코발렌코는 콘투르(Kontur)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이 많은 북한군이 자살적인 공격에 동원되는 총알받이로 필요할 뿐,"이라고 언급했다.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북한이 러시아에 추가로 고성능 무기를 지원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분석가들은 북한이 러시아와 공동 개발한 드론을 비롯해, 유도 대전차 미사일, 대공 미사일 및 중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공급할 것으로 보고있다.
뿐만 아니라, 코발렌코(Kovalenko)기자는 "오늘날 우크라이나는 전쟁에서 북한 군사 인력을 상대하는 첫번째 국가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북한 군사산업 복합체의 이른바 '혁신적 무기' 성능을 테스트하는 지상 실험장을 제공하는 나라가 되었다,"고 비판했다.
"지난 반세기 또는 그 이상의 시간동안 이 지역에서 이러한 문제에 직면한 나라는 없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