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동향

우크라이나와 유럽 9개국, 탄도미사일 공동 방어 체계 구축

7월 13일 파리에서 출범이 발표된 이 연합체는 우크라이나의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탄도미사일 위협에 맞설 유럽의 공동 방어 역량 구축에 방점을 두고 있다.

2026년 6월 4일 독일 메클렌부르크 - 서포어포메른주 바트쥘체의 레크니츠탈 병영에 독일 연방군 패트리엇 방공 체계 2대가 배치돼 있다. [옌스 뷔트너/DPA/AFP]
2026년 6월 4일 독일 메클렌부르크 - 서포어포메른주 바트쥘체의 레크니츠탈 병영에 독일 연방군 패트리엇 방공 체계 2대가 배치돼 있다. [옌스 뷔트너/DPA/AFP]

글로벌 워치 |

유럽 9개국과 우크라이나는 7월 13일 유럽에서 순수 방어 목적의 탄도미사일 방어 역량을 구축하기 위한 연합체 출범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갈수록 고조되는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나토 동부 전선 전반에서 통합 방공·미사일 방어 역량을 강화해 온 동맹국들의 공동 대응 기조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연합체 출범 발표에 맞춰 파리를 방문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이미 5년째로 접어든 전쟁의 종식을 위해 러시아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고자 마련된 우크라이나 우방국 회의에 참석했다.

이번 출범 선언에는 덴마크,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페인, 스웨덴, 영국과 우크라이나가 서명했다. 파리 회의에는 최소 25개국 정상이 참석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프랑스의 7월 14일 혁명기념일 행사에도 참석하기 위해 현지에 머물 예정이다. 프랑스는 올해 행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전면에 내세울 예정이다.

이들 국가는 선언문에서 "우리는 유럽을 보호하기 위해 향후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격퇴할 수 있는 통합 미사일 방어 체계라는 포괄적 해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2026년 7월 12일 늦은 밤 자포리자에 가해진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파손된 주거용 건물에서 화재를 진압하는 우크라이나 구조대원들. [다리야 나자로바/AFP]
2026년 7월 12일 늦은 밤 자포리자에 가해진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파손된 주거용 건물에서 화재를 진압하는 우크라이나 구조대원들. [다리야 나자로바/AFP]

이어 "우리는 방위산업 기반과 연구 역량, 작전 경험을 결집해 유럽 공동의 탄도미사일 방어 역량을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내용도 선언문에 담겼다.

해당 연합체 참여국들은 이 같은 협력이 철저히 방어 목적에 기반한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선언문은 "우리가 이 일을 추진하는 것은 누구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최근 몇 주간 러시아의 잇단 탄도미사일 공격에 직면한 우크라이나의 현실을 그 필요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지목했다.

파리서 방어 연합체 출범

이번 공식 출범은 파리에서 마련된 동맹국 회동을 계기로 이뤄졌으며, 이는 지난 5월 시작된 논의를 한층 구체화한 것이다. 당시 이번 연합체 참여국보다 폭넓은 범위의 유럽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안보보좌관들과 나토 사무총장실 관계자들이 키이우에 모여 공동 생산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협력의 초점은 정치적 지지에서 실질적인 방산 협력으로 전환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연합체가 우크라이나 자체 개발 사업의 소요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방산업체들은 이미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도록 설계된 신형 요격체계의 핵심 부품 시험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유럽 파트너 국가들은 부품과 생산 역량을 제공해 개발 속도를 한층 끌어올리는 동시에 생산 규모도 확대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방산 제조 역량과 기술 협력을 강화하려는 유럽 차원의 공동 행보에 갈수록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번 파리 회담은 보다 광범위한 공약을 모색하는 협의의 장으로도 기능했다.

연합체 출범 발표와 더불어 동맹국들은 방공 분야의 향후 대응 방안을 조율하는 한편, 전쟁이 또 한 해를 맞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집단 방위 역량 강화

통합 유럽 방어 체계를 전면에 내세운 이번 연합체의 행보는 미사일 방어 생산 역량의 공백을 메우려는 유럽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

유럽은 갈수록 대응이 까다로워지는 탄도미사일 위협에 직면해 왔지만, 첨단 요격체계 확보는 여전히 제한된 외부 공급에 크게 의존해 왔다.

해당 연합체는 산업 자원과 연구 역량, 우크라이나의 실전 경험을 한데 모아 확장 가능한 생산 역량 구축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공급 병목 현상에 따른 취약성을 낮추는 동시에, 우크라이나의 방공망과 유럽 전반의 미사일 방어 태세를 함께 강화하려는 취지다.

이 계획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우크라이나는 전장과 인접한 지역에서 생산된 방공체계를 통해 보다 장기적인 방어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유럽파트너 국가에도 자국의 다층 방어 체계를 강화할 수 있는 추가 선택지를 제공하게 된다. 이는 공세적 역량이 아닌 억제력을 우선하는 연합체의 기조와도 일치한다.

다만 이러한 야심찬 계획을 현실화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토머스 위딩턴 부연구원은 우크라이나의 방위산업이 유의미한 실전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생산시설 구축과 숙련 인력 양성, 회복력 있는 공급망 확보에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 계획이 우크라이나가 당장 내일 직면하게 될 방공 위협에 대한 즉각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로서는 이번 파리 발표가 그간의 논의를 유럽 차원의 통합 미사일 방어 협력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가장 구체적이고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된다.

결국 참여 국가들이 정치적 공약을 기술 공유와 투자, 생산 목표로 얼마나 신속히 전환하느냐가 우크라이나와 유럽 모두에 실질적인 신규 방어 역량을 제공하려는 이번 연합체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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