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동향
AI·로봇·외골격 기술로 재편되는 미래 전장
드론을 이용한 적의 항복 유도부터 군인들의 근력과 지구력 강화에 이르기까지, 신기술은 현대전의 전술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2026년 5월 4일 모로코에서 진행된 무인항공체계(UAS) 훈련에서 미 육군 병사가 모로코 왕립 공군 장병들과 함께 착륙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미 육군]](/gc7/images/2026/06/16/56125-dronephoto1-370_237.webp)
첼시 로빈 |
마치 미래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한다. 지상에 배치된 폭발 로봇 부대가 원격 조종 드론 무리의 지원을 받아 요새화된 진지를 급습하고, 전쟁 포로를 생포한다.
하지만 이 경우 미래는 이미 현실이 됐다. 정확히는 지난해 7월, 이 같은 시나리오가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에서 실제로 벌어졌다.
우크라이나 지상군 제3강습여단은 2025년 7월 9일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드론이 이전에는 보병으로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러시아 진지에 침투해 단 한 발의 사격도 없이 점령하고, 러시아 병사들을 항복하게 하며 역사에 남을 성과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공중에서 촬영된 영상에 따르면 이번 로봇 공격에는 1인칭 시점(FPV) 드론과 대전차 지뢰 3발을 탑재한 지상 자폭 드론이 함께 투입됐다.
![2026년 1월 7일 미 공군 장병들이 외골격 장비 시험을 위해 화물 팔레트를 밀고 있다. [미 공군]](/gc7/images/2026/06/16/56126-exoskeletonphoto2-370_237.webp)
![2026년 5월 2일 리투아니아에서 미 육군 보병이 무인항공체계를 운용하며 1인칭 시점(FPV) 영상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미 육군]](/gc7/images/2026/06/16/56127-fpvphoto3-370_237.webp)
당시 유로마이단 프레스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영상에는 공중 FPV 드론 공격에 이어 참호 입구에서 무인 지상 차량이 폭발하는 장면과 러시아 병사들이 러시아어로 "우리는 항복을 원한다"고 적힌 종이 표지판을 들어 보이는 모습이 잇따라 포착됐다.
이후 우크라이나군은 소형 정찰 드론인 매빅(Mavic) 무인항공기를 투입해 항복한 러시아 병사들을 안정하게 우크라이나 측으로 유도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제임스 밍거스 전 미 육군 부참모총장과 정보장교 매기 해리스 중령은 2026년 2월 24일 웨스트포인트 현대전연구소에 공동 기고한 글에서 "병사들이 로봇 체계만을 상대로 무기를 내려놓은 이 전례 없는 사건은 단순한 전술적 승리를 넘어 전쟁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사례였다"고 밝혔다.
더 빠르게, 더 강력하게, 더 많은 정보를 기반으로
군사 분석가들은 하르키우에서 벌어진 드론 공격이 획기적인 사건이긴 하지만, 이는 예외적인 사건이라기보다 현대전 전반으로 확산되는 흐름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미 육군은 지난 수년간 현대전 전략을 개발·시험해 왔다. 여기에는 전투 능력 강화와 병사 피 경감을 위해 설계된 자율 임무 체계와 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 무인 무기체계, 병사 착용형 시스템 등이 포함된다.
최근 병력들은 가나, 모로코, 세네갈, 튀니지 전역에서 2026년 4월 20일부터 5월 8일까지 진행된 '아프리칸 라이온 26(AL26)' 연합 군사훈련에서 이러한 현대전 전술을 시험했다.
훈련을 총괄한 미 육군 버뎃 소위는 이번 군사훈련이 병사들에게 필수적인 실전 경험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실제 상황에서 자율 시스템을 어떻게 통합할지 배우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어 "현대 전장에서는 속도와 정밀성이 곧 모든 것"이라며, "이 시스템들은 우리가 더 빠르고 정확한 결정을 내리고, 그 정보를 부대와 동맹국 간에 공유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미 육군 남유럽·아프리카 태스크포스(SETAF-AF)가 주도한 이번 다국적 훈련에는 40개 이상의 협력국에서 5,600명 이상의 민간 및 군 인력이 참가했다.
훈련 총괄 책임자인 미 육군 패트릭 제프리 원사는 "이번 종합 야외훈련은 종심방어와 심층타격 작전, 연계 반격 작전 등 다영역 작전 시나리오를 통해 미래 전쟁 양상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기반 지휘통제와 자율 시스템, 첨단 정보·감시·정찰 체계, 무인항공체계를 통합함으로써 우리는 전투력을 현대화하고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SETAF-AF에 따르면 민간 산업 파트너들도 군과 협력해 AI 기반 시스템과 자율 플랫폼, 첨단 통신 장비 등 최첨단 기술 시험에 참여했다.
제프리는 "AL26은 신기술과 실제 전투원 사이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전례 없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5월 3일부터 8일까지 독일 바옴홀더 군사 훈련장에서 열린 '디터런트 바이킹 II' 훈련에서는 미국과 유럽 각국의 폭발물처리(EOD) 전문가들이 로봇 장비와 엑스레이·방사선 탐지 장비 같은 특수 도구 운용 훈련을 실시했다.
이들은 불발탄 식별 및 처리, 지상 항법, 부상자 후송, 통제된 폭파, 실전 대드론 절차 등 관련 기술을 숙달했다.
또 다른 현대전 훈련인 '프로젝트 플라이트랩'은 5월 리투아니아 파브라데 훈련장에서 열렸으며, 미군 병사들과 영국 공수부대원들은 모의 전장에서 자율 및 무인 지상차량, FPV 드론, 대무인항공체계 운용을 연습했다.
착용형 외골격 장비
자율 시스템은 전술적 이점과 병사들을 위험에서 보호하는 역할뿐 아니라 착용형 기술을 통해 병사들의 신체 능력까지 향상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외골격 로봇은 착용자의 하중 지지 능력, 민첩성, 지구력을 강화하며, AI 시스템과 결합될 경우 전술적 적응력과 의사결정 능력까지 향상시키는 것으로 연구 결과 나타났다.
연구진은 2025년 9월호 학술지 '바이오미메트릭 인텔리전스 로보틱스'에서 "외골격 로봇은 점점 더 높은 수준의 지능을 향해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획기적인 기술은 병사의 육체적 부담을 크게 줄일 뿐 아니라 훈련 중 부상 위험도 효과적으로 감소시켜 군사 역량 강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초 미 공군 인원들은 임무 효율성 향상을 위해 설계된 차세대 외골격 기술을 시험했다.
공군 병사들은 공압식 동력 기반의 착용형 시스템인 '롬 로보틱스 포지' 외골격 장비를 시험했다. 이 장비는 다리 힘을 보조해 피로를 줄이고 지구력을 높이며 무게 부담을 상쇄하도록 설계됐다.
미 공군 중부사령부는 1월 23일 보고서를 통해 “시험 과정에서 항공 수송 요원들과 항공기 정비사들은 화물 작업 수행 시 하중 부담이 줄고 안정성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이어 “초기 결과에 따르면 생산성이 최대 40%까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장병들이 피로 없이 더 오랜 시간 작업을 지속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분석가들은 군 현대화가 진전될수록 이를 뒷받침할 기술의 병행 발전이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외골격 기술은 1965년 하디맨 1 외골격 로봇이 등장한 이후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으며, 군의 요구 변화에 따라 계속 진화하고 있다.
미 공군연구소 신속혁신센터 엔지니어 앤서니 리구오리는 “군용으로 개발됐지만 실제 전력화되지 못한 외골격 장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는 대체로 과도한 기대를 제시했지만 실제 성능이 부족했거나, 채택을 지원할 공식 요구 조건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상과학에서 영감을 받은 광범위한 개념과 달리 현재의 외골격 기술은 특정 임무에 특화돼 있다고 말했다.
리구오리는 “이 같은 시스템은 디딤돌과 같다”며 “집중적이고 실현 가능한 분야에서 먼저 가치를 입증하지 않고서는 고도화된 인간 증강 기술로 나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인간 요소
군사 분석가들은 이러한 미래형 기술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핵심은 여전히 인간의 개발, 훈련, 시험, 그리고 사고력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밍거스와 해리스는 현대전연구소 보고서에서 “이 기술들이 우리가 어떻게 싸우고, 무엇으로 싸우며, 적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변화시키는 만큼 군 전문인력들도 승리를 위해 전술·기술·사고방식을 적응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AI의 전장 통합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존의 리더십 역할도 도전을 받고 있어 군 지휘관들의 적응이 요구되고 있다.
미 육군 에두아르도 I. 카란자 원사는 지난해 9월 NCO 저널 기고문에서 “AI의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인간적 요소는 여전히 중요하다”며 “기계는 비판적 사고, 적응력, 공감을 대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휘관들은 기술이 병사들의 능력을 강화하되, 군 복무를 정의하는 인간 정신을 약화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