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이슈

중국, 남중국해 신규 인공섬 영유권 주장

국제 사회의 이목이 다른 곳에 쏠린 사이 중국은 파라셀 군도에 대규모 신규 인공섬을 조용히 건설하며 해양 규범 집행에 대한 새로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007년 공중에서 촬영한 파라셀 군도 내 크레센트 군도 전경. [Swaminathan/위키미디어 커먼즈/CC BY 2.0]
2007년 공중에서 촬영한 파라셀 군도 내 크레센트 군도 전경. [Swaminathan/위키미디어 커먼즈/CC BY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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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의 폭넓은 관심을 받지 못한 가운데 중국이 파라셀 제도 내 잘 알려지지 않은 암초인 앤털로프 암초(Antelope Reef)에서 주도권을 장악했다. 베트남 해안에서 약 400km 떨어진 이 지역은 중국의 압박으로 해상 항로와 지역 억제력이 점차 시험대에 오르고 있는 광범위한 해상 회랑의 일부이기도 하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아시아 해양 투명성 이니셔티브(AMTI)의 위성 사진 분석에 따르면, 2025년 10월 이후 22척 이상의 커터흡입식 준설선이 투입돼 약 1,490에이커(약 6.03㎢)에 달하는 신규 매립지를 급속도로 조성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해당 지역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보유한 최대 인공섬인 미스치프 암초(Mischief Reef)의 규모에 필적하거나 이를 능가할 수도 있다.

미국의 제재 대상인 중국교통건설(CCCC) 자회사들이 참여한 이번 사업에서는, 주강 하구(Zhujiang River Estuary)에서 출항한 선박들이 이동 과정에서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송수신기를 조직적으로 비활성화한 정황이 포착됐으며, 이는 국제 해상 안전 협약을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다국적 해군 함정들이 남중국해에서 실시된 2026년 발리카탄 연합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미 해병대 제공]
다국적 해군 함정들이 남중국해에서 실시된 2026년 발리카탄 연합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미 해병대 제공]

현재 인공섬 인프라에는 차량·화물 적재선 접안을 위한 선석을 비롯해 헬기 착륙장, 콘크리트 배합 공장, 그리고 50개 이상의 구조물이 포함되어 있다.

아시아 해양투명성 이니셔티브(AMTI) 분석가들은 이 기지의 석호가 "더 많은 해안경비대 선박과 대규모 해상민병대"를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선박들이 분쟁 해역에 더 오래, 더 많은 규모로 머무를 수 있음을 뜻한다.

준설 작업 시작된 지 5개월여 만인 2026년 3월, 중국·대만과 함께 해당 암초의 영유권을 주장해 온 베트남이 비로소 첫 공식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팜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베트남은 이러한 활동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히며, 베트남이 호앙사(Hoang Sa)로 명명한 파라셀 군도에서 하노이의 동의 없이 이루어지는 모든 외부 세력의 활동은 "전면 불법이자 무효"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은 이러한 항의를 일축했다.

린지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에서 시샤(Xisha)로 불리는 파라셀 군도가 중국의 "고유 영토"라며, 이번 건설은 현지 주민들의 생활 및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익숙한 수법

이는 베이징이 과거에 여러 차례 반복하며 정교화해 온 방식을 따른 것이다.

중국은 1974년 베트남으로부터 파라셀 군도를 점령한 이후 이곳을 통제해 왔다. 그러나 앤털로프 암초에서 보여준 이번 사업의 규모와 속도는 광범위한 환경 파괴와 주변국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7개의 새로운 인공 지형물을 조성했던 2013~2015년 스프래틀리 군도의 인공섬 건설 당시를 연상시킨다.

영국 오픈소스센터(OSC) 분석가들은 이번 작업을 중국의 이른바 “모래 만리장성(Great Wall of Sand)”을 공고히 하기 위한 최신 단계라고 평가하며, 이 지역에는 이미 비행장, 심수항, 반접근·지역거부(A2/AD) 역량이 결합된 군사 인프라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즉각적인 군사적 필요성은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작전 운용 측면에서 실질적 가치는 명백하다.

앤털로프 암초는 중국 하이난섬의 핵심 해·공군 거점인 산야에서 약 300km, 베트남 다낭에서는 약 400k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만약 이곳이 중국의 스프래틀리 군도의 대형 기지들처럼 개발된다면 베이징의 감시 범위를 확장하고 해안경비대와 해상민병대의 군수 지원 능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남중국해 북부 해역에서 해·공군 작전을 위한 분산·중복 운용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르면 매립 활동을 통해 수중 암초나 간출지, 또는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바위를 법적으로 인정되는 섬으로 전환할 수 없다.

유엔해양법협약은 인공섬에 대해 "섬의 지위를 갖지 않으며", 자체적인 영해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매립 행위는 이러한 법적 지위를 바꿀 수 없다.

2016년 필리핀-중국 중재 사건에서 중재재판소는 베이징의 해상 영유권 주장 다수를 기각하고, 해양 법적 권리는 지형물의 사후적 변형이 아닌 자연적 상태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해양법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지적한다.

웨스턴시드니 대학교의 해양법 자문가 로웰 바우티스타 교수는 CNA와 로위연구소가 게재한 분석에서 앤털로프 암초 사태가 "법적 규범과 물리적 현실 사이의 커지는 괴리"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지역에 구축되는 중국의 새로운 전초기지가 "법적 권리를 창출하지는 못하겠지만, 분쟁 해역에 대한 실효적인 통제력을 형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험대에 오른 국제 규범

2016년 남중국해 중재재판 판결 10주년이 다가오면서 규칙 기반 국제 질서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당시 판결을 무효라며 일축한 뒤 한동안 대규모 신규 인공섬 건설을 중단했다. 그러나 현재 앤털로프 암초에서 진행 중인 급속한 매립 작업은 해상 지형을 바꾸려는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를 국제사회가 용인하고 사실상 기정사실화할지 여부를 가르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베트남이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독자적으로 진행해 온 제한적인 매립 활동은 베트남 정부의 입지를 다소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호주 해군연구소(ANI)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하노이의 인공섬 건설 역시 작전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으나, 중국은 이번 앤털로프 암초 확장을 통해 인공 영토 면적과 산호초 훼손 규모 면에서 베트남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전력의 비대칭성은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싱가포르 S. 라자라트남 국제학대학원(RSIS) 학자들은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국들이 각국의 역량과 정치적 의지, 위험 감수 성향에 따라 서로 다른 전략을 취하는 반면, 중국의 공세적 행보는 2016년 중재 판정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왔다.

이러한 현실은 전면적인 영유권 분쟁으로 맞서기보다, 환경 훼손과 베트남의 해양 권리 침해에 초점을 맞춘 보다 제한적이고 정교한 법적 대응이 더 현실적인 접근임을 시사한다.

다자간의 조율된 대응은 지금도 실행 가능하며 이미 지체된 과제이기도 하다.

공동 위성 모니터링을 통한 투명성 강화,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중국 기업들에 대한 표적 경제 제재, 그리고 제한된 범위의 중재재판에 대한 외교적 지지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치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조치는 군사적 긴장 고조를 초래하지 않으면서도, 유엔해양법협약이 정한 법적 기준선을 유지하는 동시에 해상에서의 기정사실화를 시도하는 중국의 행위에 따른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

유럽 역시 이러한 규범을 유지하는 데 분명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유럽 경제는 무역과 공급망 측면에서 인도·태평양 해상로의 안정성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이번 사태가 남길 선례는 동남아시아를 넘어 더 넓은 지역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를 저지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앤털로프 암초와 같은 점진적 확장은 결국 베이징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어 남중국해와 그 너머의 해역에서도 유사한 행보를 감행하도록 유도할 위험이 있다. 특히 중국의 강압 행위를 억제하는 데 있어 동맹국의 접근권, 감시 역량, 군수 지원 네트워크가 갈등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제는 조율된 대응에 나서야 할 때다. 인공섬의 콘크리트가 완전히 굳고, 분쟁 해역에서 또 하나의 선례가 고착화되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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