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이슈
중국 원양 어선단 단속 강화 요구, 기국에 대한 압박 증가
중국 소유 선박들은 오랫동안 감독이 느슨한 ‘편의치적(flags of convenience)’을 이용해 운항해 왔으며, 바누아투와 같은 국가들은 공해상 남용을 가능하게 하는 허점을 차단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워치 |
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는 아르헨티나가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불법 어업을 이유로 기록적인 벌금과 제재를 부과한 이후, 중국 소유 선박 3척을 자국 국제 선박등록부에서 삭제했다.
이번 결정은 ‘편의치적’ 제도의 남용을 억제하고 공해상 책임성을 강화하라는 기국들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역로, 자원 흐름, 해상 접근권에 대한 통제가 점점 더 전략적 수단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주목된다.
아르헨티나는 바누아투 국기를 달고 자국 수역에서 불법 조업을 한 중국 소유 선박 ‘바오 펑(Bao Feng)’호에 대해 90만 달러(약 12억 원)의 사상 최대 규모의 벌금을 부과했다.
같은 하이순해운(Hai Shun Shipping Co.) 소속 선박인 ‘하이싱 2(Hai Xing 2)’와 ‘바오 윈(Bao Win)’도 전자 감시와 자동식별장치(AIS) 추적 데이터를 통해 적발돼 제재를 받았다.
이에 바누아투 국제선박등록부(VISR)는 세 선박 모두를 등록에서 제외했다.
기국 책임성 강화
이번 등록 말소 조치는 2024년 10월 출범한 바누아투 VISR의 새로운 지도부 아래에서 나타난 보다 광범위한 정책 변화의 일환이다.
새 행정부는 개혁이 필요한 시스템을 물려받았으며, 불법·비보고·비규제(IUU) 어업에 대해 ‘무관용’ 정책을 신속히 도입했다.
개혁 조치에는 소유 구조 의무 공개, 24시간 사고 보고, 신규 어선 사전 승인, 2025년 해사법 개정에 따른 상시 모니터링 체계 등이 포함된다.
VISR 관리자 사데 마클루프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바누아투는 IUU 어업 위험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반복적으로 규제 또는 평판 리스크를 초래하는 선박에 대해서는 더 이상 등록을 유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국가의 위상을 보호하는 동시에, 감독을 회피할 수 있게 해온 편의치적 제도에 대한 오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아르헨티나 인근 해역에서 해당 선단의 활동을 추적해 온 활동가 밀코 슈바르츠만은 이를 “IUU 어업과 편의치적에 맞선 싸움에서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공해 거버넌스 문제
이번 사례는 세계 최대 규모로 평가받는 중국 원양 어선단(수천 척 규모)이 주요 해상 통로에서자원 확보와 접근권 확대를 추진하는 더 광범위한 전략 속에서 활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활동의 상당수는 아르헨티나 EEZ 경계 바깥의 규제가 거의 없는 ‘마일 201’ 해역에 집중되어 있다.
해당 지역의 어업 압력은 최근 몇 년간 급증했다. 환경정의재단(Environmental Justice Foundation)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 사이 총 조업 시간은 65% 증가했으며, 이 중가분의 85%는 중국 선박이 주도됐다.
생태적 영향도 크다.
생애 주기가 짧은 핵심 어종인 오징어는 고래, 물개, 해조류, 그리고 상업적으로 중요한 어종들을 지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남획이 지속될 경우 해양 먹이사슬이 붕괴될 위험이 있으며, 이는 유럽을 포함한 연안 경제와 수산 시장에도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
문제는 환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조사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일부 선단에서는 과도한 노동 시간, 임금 문제, 야생동물 학대 등 인권 침해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글로벌 수산물 공급망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다. 불투명한 소유 구조와 해상 환적 관행은 수산물이 어디서 잡혔는지, 누가 선박을 통제하는지, 선원들이 적법하게 대우받고 있는지를 추적하기 어렵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기국의 단속 강화와 함께 소유권, 조업 위치, 규정 준수 기록에 대한 투명성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바누아투의 이번 조치는 소규모 선박 등록국의 선별적 개혁만으로도 여전히 실질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움직임은 어획량 제한 합의와 기술 기반 감시 등 공해 질서 회복을 위한 국제 협력 확대 요구와도 맞물리고 있다.
이번 조치는 하나의 시작에 불과하지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무분별한 해양 자원 남용의 시대는 연안국과 책임 있는 기국들의 거세지는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