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사안

중국의 관세 면제 조치로 심화되는 아프리카 의존도

중국의 무관세 조치는 겉으로는 지원 정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프리카를 부가가치가 낮은 원자재 공급 구조에 고착시키고 베이징의 대륙 내 경제·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결과를 낳는다.

2025년 7월 17일 베이징에서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이 폴 마샤틸레 남아프리카공화국 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류웨이빙/신화통신/AFP]
2025년 7월 17일 베이징에서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이 폴 마샤틸레 남아프리카공화국 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류웨이빙/신화통신/AFP]

글로벌 워치 |

중국이 2026년 5월 1일부터 아프리카 53개국에 대해 수입 관세를 전면 면제하기로 한 결정은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2월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발표한 이 정책은 중국과 수교를 유지하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모든 대중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전면 폐지하는 조치다.

그러나 수출 확대라는 명분 뒤에는 아프리카의 실질적 발전을 도모하기보다는 대륙 내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숨어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무역과 인프라, 다자 외교를 동시에 활용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베이징의 보다 큰 전략과도 궤를 같이한다. 중국은 스스로를 '남남 협력'의 선도국으로 자처하며 국제 제도와 교역 경로를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재편하고 있다.

2025년 6월 12일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열린 제4회 중국-아프리카 경제무역박람회 개막식에 앞서 참석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진량콰이/신화통신/AFP]
2025년 6월 12일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열린 제4회 중국-아프리카 경제무역박람회 개막식에 앞서 참석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진량콰이/신화통신/AFP]

작년 중국과 아프리카 간 교역 규모는 3,480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교역 구조는 여전히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

아프리카는 광물과 석유 등 가공되지 않은 원자재를 수출하는 반면 중국으로부터 공산품을 수입하는 구조로 600억 달러 규모의 무역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무관세 정책은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를 간과한 채 이러한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원자재 의존도 심화

대부분의 언론 보도는 농민과 광산 노동자들이 얻는 이익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가 부가가치가 낮은 원자재를 공급하는 구조에 머물 위험성은 언론과 대중의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브루킹스연구소의 윤선 전문가는 "역량 강화와 산업화 촉진에 기여하지 않는 한, 이번 무관세 정책은 아프리카를 단순한 원자재 공급자로서 더욱 고착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프리카의 수출 구조는 여전히 상당 부분 광물(40%)과 원자재 중심이다.

농산물 신속 통관 통로인 '그린 채널' 도입에도 불구하고 농산물 수출은 전체 교역의 극히 일부에 그치고 있다.

가공 공장과 기술 이전, 인력 역량 강화에 대한 투자가 없다면 이번 정책은 단순히 중국이 코발트와 구리, 석유를 저렴하게 확보하는 데 기여할 뿐이다. 반면 아프리카는 자국 내 정제·가공 산업에서 창출될 부가가치가 높은 일자리와 수익을 잃게 된다.

베이징 자체의 일대일로(BRI) 모델 역시 빈곤 국가들의 원자재가 중국으로 더 쉽게 수출되는 구조라는 지적이 관련 보도에서 제기돼 왔다. 이는 관세 완화 조치만으로 산업 고도화를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비판적 시각에서는 과거 특혜 관세 제도들이 현지에서 가공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을 유도하는 장치가 부족해 산업 성장을 촉진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한다.

아프리카 제조업체들은 이미 저렴한 중국산 수입품과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 도입되는 인센티브는 국내 산업 육성보다는 원자재 수출 쪽으로 더 기울어지는 구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기업들의 이중 수혜

콩고민주공화국의 코발트 광산과 같은 공급망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투자를 통해 광산 운영을 사실상 통제하고 있다.

이들 중국 기업들은 이제 원광을 무관세로 중국으로 반입해 판매자로서 한 번, 구매자로서 또 한번 수익을 거두는 '이중 수혜'를 누리고 있다.

외교 전문 매체 더 디플로맷(The Diplomat)의 보니 지라드는 "아이러니하게도 이 정책은 거래의 양쪽에서 중국 기업 모두에 혜택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가공 산업과 일자리는 중국으로 끊임없이 이동하고 있다.

무관세 교역이 확대되면서 아동 노동 착취 사례를 포함한 이들 광산의 환경 및 노동 이슈에 대한 개혁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베이징의 영향력이 무역을 넘어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제적 의존도는 정치적 영향력 강화로 이어지며, 이는 유엔(UN) 표결에서부터 '하나의 중국' 정책 지지로 나타난다.

대만과 수교한 에스와티니를 이번 무관세 혜택에서 제외한 조치는 중국이 보내는 분명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장기적인 위험도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산업 발전에 실질적인 진전이 없다면 이번 정책은 아프리카 대륙자유무역지대의 핵심 목표를 저해하고 아프리카 대륙을 원자재 가격 변동에 노출시킬 위험이 있다.

핵심 광물에 대한 중국의 통제력은 자국의 친환경 에너지 산업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반면, 아프리카 국가들을 배터리나 태양광 생산국이 아닌 시장 가격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공급국의 위치에 머물게 한다.

미국의 아프리카성장기회법(AGOA)과 같은 서방의 이니셔티브에는 현지 가공을 위한 규정이 포함돼 있다. 반면 중국의 모델은 자국의 산업과 전략적 이익에 모두 유리한 기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시장 진출 기회를 환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위험한 것은 단기적인 성과를 구조적 변화로 오인하는 것이다. 분석가들은 진정한 협력 관계는 경제적 역량 강화를 요구한다고 지적한다. 이는 아프리카가 반드시 관철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토대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오늘의 '선물'은 내일의 제한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 이는 중국의 경제·정치적 영향권을 더욱 강화하는 반면 아프리카의 산업화 꿈을 점차 사라지게 만든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