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감시

푸틴,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협상 속 젤렌스키 축출에 초점

젤렌스키의 축출은 단순한 개인적 복수를 넘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사실상 통제하려는 계산된 전략이자 주변국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행보로 해석된다.

2026년 2월 14일 독일 남부 뮌헨에서 열린 제62회 뮌헨안보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토마스 키엔츨레/AFP]
2026년 2월 14일 독일 남부 뮌헨에서 열린 제62회 뮌헨안보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토마스 키엔츨레/AFP]

글로벌 워치 |

정권 교체에 집착하는 모스크바의 행보는 평화협상의 동력을 약화시키고, 주변국에 위협적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2월 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아부다비에서 직접 협상을 재개하며 분쟁 종식에 대한 조심스러운 기대감을 키웠다.

이번 협상 재개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진행 중인 보다 폭넓은 외교적 노력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이 과정에는 긴장이 고조된 우크라이나 협상 국면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두 핵 강대국이 고위급 군사회담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내용도 포함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2월 17~18일 이틀간 제네바에서 미국의 중재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이는 4년째 이어지는 전쟁의 종식을 모색하기 위한 행보로, 난항을 겪어온 협상의 다음 단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스크바는 그동안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영토 할양과 정치적 양보를 요구하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해 왔으며, 키이우는 이를 사실상 항복을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거부해 왔다.

러시아는 현재 키이우군이 약 5분의 1을 점유하고 있는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가 철수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일방적인 철수 요구를 거부하고 있으며, 휴전 이후 러시아의 공세 재개를 억제하기 위한 서방의 확고한 안보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돈바스 지역의 영토 분쟁이 언론의 헤드라인을 도배하고 있지만, 전쟁 종식을 위한 모스크바의 암묵적 전제조건은 여전히 명확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는 바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축출이다.

이 같은 요구는 합의문 초안에 정확히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크렘린 전략의 근간을 이루는 요소로 분석된다.

주권 장악 시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젤렌스키 대통령의 퇴진은 단순한 개인적 복수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사실상 통제하려는 계산된 전략이자 주변국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행보로 해석된다.

아부다비 협상은 돈바스의 슬로비안스크-크라마토르스크 지역에 집중돼 왔으며, 러시아는 여전히 교전이 이어지고 있는 해당 지역 일대에서 우크라이나가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러한 요구를 거부해 왔으며, 점령된 지역에 한해서만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블라디슬라프 고린 분석가는 2월 7일 러시아·동유럽 정세를 다루는 정책 분석 매체 '카네기 폴리티카' 기고문에서 러시아는 영토 문제를 넘어 우크라이나의 정권 교체를 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은 오랫동안 우크라이나 지도부를 향해 '범죄 집단' 또는 '신나치 정권'이라고 규정해 왔다. 이러한 수사는 우크라이나 주권을 약화시키고 구소련권 영향력을 재확립하려는 크렘린의 목표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멸시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협상을 위해 러시아 방문을 제안한 데서 여실히 드러난다. 키이우는 이에 대해 굴욕적인 발상이라며 거부했다.

고린 분석가는 "슬로비안스크와 크라마토르스크를 러시아가 차지하더라도 젤렌스키와 그의 측근들을 정권에서 물러나게 하는 것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는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젤렌스키의 퇴진을 강요하는 것은 단순한 개인적 복수가 아니라 러시아의 모든 주변국 정상들에게 보내는 명확한 메시지다. 어느 정도 저항에 성공하더라도 결국에는 (지도자 개인 차원에서까지)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권 교체를 밀어붙이는 것은 "푸틴의 대내외 정치적 위신이 걸린 문제인 동시에, 우크라이나 주권을 장악할 기회이기도 하다. 이는 이번 전쟁의 본래 목표였다"고 고린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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