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감시

'모방의 나라' 중국: 대만과의 분쟁 대비해 러시아의 군사 기술 활용

모스크바에서 베이징으로, 러시아 군사 장비가 구매되어 분해된 뒤, 중국산 모조품으로 재탄생하고있다.

2022년 12월 27일 동중국해에서 실시된 연합 해상 훈련 '조인트 씨(Joint Sea) 2022'를 마친 중국과 러시아의 군함이 촬영되었다. [리원/신화통신/AFP]
2022년 12월 27일 동중국해에서 실시된 연합 해상 훈련 '조인트 씨(Joint Sea) 2022'를 마친 중국과 러시아의 군함이 촬영되었다. [리원/신화통신/AFP]

올하 체필 기자 |

키이우 -- 모든것은 하나의 소포에서 시작된다. 방탄조끼 한 벌, 전술용 배낭 하나. 한 조각씩 러시아의 군사 장비가 겉으론 무해해 보이는 민간 물자 배송을 통해 중국으로 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장비들은 실제 사용목적이 아닌 중국산 모조품 제작을 위한 원형(프로토타입)이다. 러시아 일간지 이즈베스티야는 지난 4월 보도를 통해, 중국의 사업가들과 민간인들이 우편망을 활용해 러시아산 장비를 밀반입하고 있으며, 이를 연구, 분해한 뒤 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현재 러시아가 보유한 혁신적 기술에 추가적으로 직접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했다. 여기에는 드론, 업그레이드 된 방탄복과 헬멧 그리고 개량된 소형 무기 등이 포함된다,"고 우크라이나 사회발전센터 정치·법률 프로그램 책임자인 이호르 레이테로비치는 글로벌워치 계열 매체인 콘투르(Kontur)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렇게 수입된 물자들은 중국 기업들이 국내용 또는 상업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저렴한 복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해준다. 그 중 가장 인기있는 품목으로는 방탄조끼, 전술용 배낭, 방호복 그리고 군복 부품 등이 있다.

'모방의 나라'

러시아산 장비는 중국 제조사들이 실제 전투에서 검증된 원형(프로토타입)에 접근 할 수있게 해 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월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전승절 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하고 있다. [비야체슬라프 프로코피예프/스프트니크/풀/AFP]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월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전승절 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하고 있다. [비야체슬라프 프로코피예프/스프트니크/풀/AFP]
지난 4월8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편에서 싸운 중국 국적자 두 명을 생포한 뒤, 이들의 증언이 담긴 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파일]
지난 4월8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편에서 싸운 중국 국적자 두 명을 생포한 뒤, 이들의 증언이 담긴 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파일]

"다시 말해, 이번 전쟁 경험을 자신들(중국)의 경험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라고 전략21 글로벌연구센터 소장 미하일로 곤차르는 콘투르(Kontur)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중국 은 단순히 디자인에만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 사용된 소재, 조립 방식, 그리고 장비의 사용 편의성까지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가들은 평가했다.

곤차르 소장은 거침없이 말했다: "중국인들은 모든 것을 베낀다 ."

"무엇이든 상관없이 관심을 끌 만하다고 판단되면 모두 베낀다. 중국은 모방의 나라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들의 관심은 설계도를 넘어서, 사용된 재료와 사용편의성, 그리고 전장에서 군인들이 직접 개조한 부분에까지 이른다.

"처음부터 크게 주목받는 부분이 아닐 수 있다. 예를 들어 방탄조끼의 5번째 끈처럼 사소해 보일 수 있다. 그것이 공장에서 어떻게 제작되었는지, 또 최전방에서 싸우는 군인들이 어떻게 수선했는지까지도 관심을 기울인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레이테로비치는 설명했다.

혁신에 대한 접근

러시아 군사 기술에 대한 접근은, 확대되고 있는 중국의 국방 산업에 실용적인 디자인 해법을 제공하고 있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비용이 하나의 요소이기는 하지만 중국의 이러한 모방행위는 전략적이고 복합적인 의도를 내포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중국은 각종 제재로 인해 서방 국가들의 기술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레이테로비치는 "그들은 이를 사용하기도 하고 수출도 하고있다. 나중에는 이를 확대 생산해 자국 군대에 직접 활용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러시아산 장비를 단순한 복제품의 모델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장에서 검증된 설계로 인식해, 이를 자국의 군사계획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로 보고있다고 관측통들은 분석했다.

"[중국은] 대만에 대한 군사 작전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에, 이 역시 필요하게 될 것이다. 만약 대만을 상대로 대대적인 재래식 전쟁과 침공이 벌어진다면, 중국 역시 엄청난 규모의 손실을 겪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곤차르 소장은 평가했다.

최대 파트너

분석가들에 따르면 중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보다 더 계산적이고 실리적인 접근 방식으로 해석된다. 5월9일 모스크바 전승절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시진핑 주석의 행보가 그 한 예다.

"이는 말하자면 시진핑이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시도다. 러시아는 중국의 영향권 안에 있다는 것을 주장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라고 레이테로비치는 평가했다.

인포레지스트(InfoResist)의 기자 알렉산드르 코발렌코는 콘투르(Kontur)와의 인터뷰에서, 서방국 제재 압박 속에서 중국이 러시아의 생명줄 역할을 해왔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2024년에는 양국의 무역이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중국은 니트로셀룰로오스, 공작기계, 마이크로칩, 그리고 러시아 내에서 조립되는 1인칭 시점(FPV) 드론용 부품을 포함한 이중용도 품목의 주요 공급국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코발렌코 기자는 "중국이 러시아에 이중용도 품목을 공급하는 핵심 스폰서라는 것은 기정 사실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모스크바의 베이징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인들은 드론 분야에 있어서 이란이 아닌 중국을 자신들의 가장 큰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의 정치 분석가이자 분석·전략센터 소장이며, 국가 중도주의자 연맹(National League of Centrists) 소속인 이호르 차렌코는 콘투르(Kontur)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사례가 여럿 있으며, 특히 군사 복합체 분야에서 더욱 두드러 진다."라고 지적했다.

'중국인 병력, 전쟁에 개입하다'

4월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적어도 수백 명의 중국인 병력이 러시아 점령군의 일원으로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달, 우크라이나 군은 도네츠크 지역에서 러시아 군대에 복무 중이던 중국 국적 병사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인들은 적어도 수백 명 이상의 중국인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연루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정보는 우리측에서도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차렌코 소장은 밝혔다.

그는 이어 "하지만 이보다 더 많은 수가 있을 수도 있다. 이는 중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부끄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점점 더 뚜렷해지는 개입 정황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중립을 지키는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5월12일 뉴스 브리핑에서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키이우와 모스크바 간 30일간의 휴전 제안과 향후 협상 가능성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우리는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한다. 관련된 모든 국가가 대화와 협상을 통해, 수용할 수 있는 공정하고, 지속가능하며 효력있는 평화협상의 체결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기를 희망한다. 궁극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정치적으로 해결되기를 원한다,"라고 린젠 대변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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