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사안
“믿을 수 없다”: 러시아인들, 정부 지원 메신저 앱에 회의적
정부는 제조업체들에게 모든 신규 휴대전화와 태블릿에 이 앱을 탑재하라고 지시하는 동시에, 해외 기업 소유의 경쟁 앱에서 음성 통화를 차단했다. 비평가들은 이를 사용자들에게 강제로 전환을 유도하려는 대담한 시도라고 비판한다.
![2025년 12월 1일, 독일 서부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에서 촬영된 사진 일러스트. 스마트폰 화면에 미국의 인스턴트 메신저 소프트웨어인 왓츠앱(WhatsApp) 로고가 표시돼 있다. [키릴 쿠드리아프세크/AFP]](/gc7/images/2025/12/04/52997-what-370_237.webp)
AFP 제공 |
러시아 당국이 왓츠앱과 텔레그램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는 새로운 메시징 플랫폼은 정부 관계자들로부터는 호평을 받고 있지만, 모스크바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러시아 소셜미디어 대기업 VK가 올해 초 출시한 ‘맥스(Max)’는 중국의 위챗(WeChat)이나 알리페이(Alipay)처럼 정부 서비스 이용부터 피자 주문까지 가능한 ‘슈퍼앱’으로 홍보됐다.
정부는 9월 1일부터 출시되는 모든 신규 휴대전화와 태블릿에 맥스를 기본 탑재하도록 제조사에 지시하는 한편, 해외 기업이 소유한 경쟁 앱들의 통화를 차단했다. 비평가들은 이를 사용자 전환을 강요하는 노골적인 시도라고 지적한다.
관료들은 맥스가 안전하며 해외 서버에 데이터를 보관하는 외국 플랫폼에 대한 러시아의 의존도를 줄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인권 단체들은 종단간 암호화가 없는 이 앱이 강력한 감시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별로 신뢰가 안 돼요.” 39세 의사 에카테리나는 성을 밝히길 거부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직장에서 업무용으로 해당 앱 설치를 요구받았지만, 개인적인 의사소통에는 주로 왓츠앱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왓츠앱에는 잃고 싶지 않은 개인 메시지들이 있고, 업무 관련 소통도 있다”고 그녀는 전했다.
"많은 고객들이 그것을 사용한다.”
'우리 자유의 제한'
러시아인들은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을 수 있다.
11월 29일, 미디어 규제기관 로스콤나드조르는 왓츠앱이 “범죄를 저지르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며 완전 금지를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8월부터는 플랫폼 내 통화를 이미 차단한 상태였다.
러시아 내 약 1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왓츠앱은 러시아가 이를 “안전하기 때문에” 금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33세 안드레이 이바노프는 “상황이 복잡하다”고 AFP에 전했다.
그는 왓츠앱 정보가 “다른 나라에 도난당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도 “소통하기엔 편리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사용자를 강제로 전환시키려는 계획에 대해 그는 “어떤 면에서는 우리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기술 대기업 메타가 소유한 왓츠앱은 종단간 암호화를 사용한다. 이는 메시지가 발신자의 기기에서 전송될 때 암호화되어 수신자만 읽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플랫폼 측은 메시지가 전달되는 동안 암호화된 상태로 메타 서버에 일시 저장되지만 이후 삭제되며, 정부에 이를 제공하라는 요구를 거부해왔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스크바 시민 일부는 여전히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67세 러시아 연금생활자 세르게이 아브라모프는 “이제 해외에서 만들어진 것은 모두 우리에게 위협이 된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