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슈
보고서: 중국의 디지털 검열 확산 지적
지에지 네트웍스(Geedge Networks) 시스템 확산은 중국 디지털 권위주의의 세계적 영향력을 상기시키는 사례다.
![베이징의 지에지 네트웍스 본사. [지에지 네트웍스 제공]](/gc7/images/2025/09/18/52010-geedge-370_237.webp)
글로벌 워치 제공 |
한 보고서는 10만 건이 넘는 내부 문서 유출을 통해, 중국의 악명 높은 '만리방화벽' 설계자와 연계된 지에지 네트웍스가 아시아와 아프리가 각국 정부에 자사의 검열·감시 시스템을 수출해 온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와이어드(Wired)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폭로는 중국의 디지털 권위주의가 중국 내부에 국한되지 않고 자국민을 통제하려는 정권들에 서비스 형태로 판매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에지 네트웍스(Geedge Networks) 시스템 확산은 중국 디지털 권위주의의 세계적 영향력을 드러낸 사례다. 지에지는 각국 정부에 인터넷 트래픽을 감시·검열·통제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며, 전례 없는 규모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시민 자유를 훼손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억압을 수출하다
와이어드는 유출된 문서를 토대로, 지에지 네트웍스 운영의 중심에는 '톈거우 시큐어 게이트웨이(TSG)가 있으며, 이 시스템은 '상자 안의 만리방화벽'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TSG 시스템은 통신사 데이터 센터에 설치돼 각국 정부가 국가적으로 인터넷 트래픽을 감시·차단·필터링할 수 있게 한다. 모든 접속이 면밀히 검토되고 각 사용자 활동이 추적될 수 있다고 전했다.
유출 문서에 따르면 TSG는 이용자의 웹사이트 방문 기록과 사용 기기 같은 메타데이터를 수집해 'TSG 갤럭시'라는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한다. 이러한 데이터는 '사이버 내레이터(Cyber Narrator)'라는 대시보드를 통해 접근할 수 있으며, 정부 관계자가 특정 이용자 및 활동 내역을 검색할 수 있다. 예컨대, 정부 관계자는 어떤 사용자가 금지된 웹사이트에 접속했는지, 언제 어떤 기기를 통해 접속 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고 와이어드는 전했다.
이 시스템은 단순히 웹사이트를 차단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문서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가상사설망(Virtual Private Networks, VPNs)을 방해하고 동영상 스트리밍 같은 특정 서비스를 제한하며, 더 나아가 암호화되지 않은 웹페이지나 다운로드 파일을 전송 과정에서 변조할 수 있다. 일부 경우에는 이용자에게 '평판 점수'를 매겨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인터넷 접근을 제한한다.
디지털 권위주의의 작동 방식
와이어드 보도에 따르면, 미얀마에서는 지에지 시스템이 26개 데이터 센터에서 수천만 건의 동시 접속을 감시하고 있다. 군정의 VPN 금지 명령 이후 이 시스템은 우회 접속 도구를 대규모로 차단하는 데 활용됐다. 유출된 대시보드는 이 시스템이 인터넷 사용을 추적·방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며, 정부의 정보 흐름 통제력이 한층 강화됐음을 시사한다고 보도는 덧붙였다.
지에지 네트웍스는 자유보다 통제를 우선시하는 모델을 수출하고 있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유출된 문건은 지에지 시스템이 적응하고 진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음을 보여준다. 파키스탄에서 한 회사가 기존 인프라를 전용해 자사의 플랫폼을 구축한 사례는 수출된 기술이 검열의 무기로 전용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에지 네트웍스의 야심은 현재 운용 중인 시스템을 넘어선다. 지에지는 특정 이용자에 대한 위치 기반 차단(지오펜싱), 앱 사용 내역을 토대로 한 관계망 구축, 인터넷 트래픽에 악성코드를 주입하는 기능 등 새로운 기능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역량은 정부가 손쉽게 자국민을 감시하고 조종할 수 있는 디지털 통제의 디스토피아적 비전을 상징하는 것이다.
인터넷 자유를 위한 싸움
지에지 네트웍스에 대한 폭로는 국제사회에 중대한 경고가 되어야 한다. 디지털 검열과 감시 시스템의 확산은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인터넷을 위협하며, 전 세계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약화시키고 있다.
중국이 '만리방화벽'을 세계에 수출하는 가운데, 인터넷 자유를 위한 싸움은 글로벌 과제가 되었다. 정부와 인권 단체, 기술 기업들은 디지털 권위주의 확산에 맞서 협력해야 하며, 기술이 억압이 아니라 시민의 권리를 강화하는 데 사용되도록 보장해야 한다.
비록 '만리방화벽'이 중국에서 시작됐지만, 그 영향력은 이제 전 세계에 미치고 있다.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세계가 이에 저항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