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동향

'떠다니는 체르노빌'인가, 초강력 무기인가? 실패와 공포에 얼룩진 러시아의 핵추진 미사일

푸틴이 '무적의 무기'라며 과시하지만, 부레베스트니크 미사일은 잇단 실패 이력과 초고위험성으로 인해 실질적 전력이라기보다 심리⋅전략적 위협 수단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 9M728 순항미사일 컨테이너(왼쪽)가 가운데 트럭 위에 실려있으며, 그 옆에는 9M723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배치돼 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러시아 9M728 순항미사일 컨테이너(왼쪽)가 가운데 트럭 위에 실려있으며, 그 옆에는 9M723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배치돼 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글로벌 워치 제공 |

최근 러시아가 핵추진 순항 미사일 9M730 부레베스트니크의 '성공적인 최종 시험'을 발표한 데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를 유일무이한 무적의 무기라고 자찬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의 이면에는 재앙적 실패와 치명적 사고, 그리고 군비통제 전문가들의 깊은 우려를 불러온 러시아의 위험하고 은밀한 개발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나토(NATO)에서 'SSC-X-9 스카이폴(Skyfall)'로 알려진 부레베스트니크는 고위험 도박으로 평가된다. 실효성 있는 군사력이라기보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심리전과 핵 위협을 "암시"하는 행보다.

잇따른 실패 이력이 이 무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지난 2019년 8월, 백해(White Sea)에 위치한 뉴녹사(Nyonoksa) 인근 시험장에서 발생한 원인 불명의 폭발 사고로 최소 5명의 핵기술자가 사망했다. 정부가 짧은 기간 은폐를 시도했으나, 세베로드빈스크 도시 인근 감시소들이 기준치의 4~16배에 달하는 방사능 수치를 보고하면서 드러났다. 한편 미국 당국은 이 폭발이 실패한 부레베스트니크 시제품을 해저에서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평가했다.

환경적 위협

이 사건으로 해당 미사일은 '떠다니는 체르노빌'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이 별명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사실에 부합한다 - 소형 핵반응로로 추진되는 미사일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진 시스템이 비행 중 방사능 오염물질을 방출해, 미사일 비행 경로상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지역에 심각한 환경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고 오랫동안 경고해 왔다.

이러한 극도의 위험은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러시아는 왜 이런 무기를 만들고 있는가? 이미 러시아가 구축하고 있는 3중 핵체계인 지상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 미사일, 전략폭격기는 그 어떤 미사일 방어 시스템도 압도하기에 충분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레베스트니크가 막대한 비용과 위험을 감수할 만큼 의미 있는 새로운 전력 증강 효과를 가져오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냉전 시기 미국(프로젝트 플루토)과 옛 소련 역시 유사한 핵추진 개념의 미사일 개발을 시도했지만, 두 나라 모두 기술적 난이도와 높은 비용, 그리고 실험과 운용 과정에서의 감당할 수 없는 위험성 때문에 결국 중단했다.

푸틴이 내세운 이른바 '무적의 무기' 주장은 무리가 있다. 이 무기는 핵추진 장치를 탑재해 이론상 '사정거리가 무제한'이라 예측 불가능한 경로로 비행할 수 있지만, 해당 미사일은 음속보다 낮은 속도로 비행한다. 이러한 비교적 느린 속도는 일단 탐지될 경우 현대 전투기나 방공망에 의해 요격되기 쉬운 취약점이 여전히 존재함을 의미한다.

선전 도구

이러한 현실과 과장의 간극은 이 무기의 실제 목적이 심리전에 있음을 보여준다. 발표 시기는 이것이 분명한 '핵 메시지'임을 드러낸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서방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부레베스트니크는 나토의 추가 개입을 억제하려는 목적에서 러시아의 핵전력을 명백히 각인시키는 수단이다.

이것은 두 가지 대상을 겨냥한 선전 도구다. 하나는 국내 러시아 대중으로, 기술적 우수성과 민족적 자부심을 강조하고, 다른 하나는 국제 사회로, 공포와 불안을 조성하며 러시아에 대응하는 데 따르는 잠재적 비용을 놓고 서방 동맹국 간의 분열을 유도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부레베스트니크는 실전용 무기라기보다 고위험⋅고비용의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 이 무기의 기본적인 '성공'의 의미는 전장에서의 성과가 아니라, 그 논란 자체로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데 있을 것이다. 이는 핵위협 자체가 무기가 되었던 시대로의 위험한 후퇴를 의미하며, 가장 큰 위험은 전쟁에 사용되기도 전에 또 다른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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