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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명성의 치명적 대가: 범죄 미화가 불러온 폭력
소셜 미디어 플랫폼, 특히 틱톡(TikTok)은 범죄 조직이 자신들의 활동을 선전하고 신입을 모집하기에 비옥한 토양으로 변하고 있다.
![2025년 8월 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촬영된 사진 일러스트에는 한 휴대전화 화면에 틱톡 로고가 보인다. [조나단 라/누르포토 AFP 제공]](/gc7/images/2025/10/14/52308-tik-370_237.webp)
글로벌 워치 제공 |
화려한 자동차, 명품 의류, 사치스러운 생활이 넘쳐나는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의 반짝이는 세계 이면에는 어두운 현실이 도사리고 있다.
유니비전(Univision)과 라틴 타임즈(Latin Times)의 조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5년 사이 멕시코에서는 인플루언서들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잇따랐다.
시날로아(Sinaloa), 할리스코(Jalisco), 바하칼리포르니아(Baja California)와 같은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이 살인 사건들은 범죄적 생활양식을 미화하거나 그와 연루되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 특히 틱톡은 범죄 조직이 자신들의 활동을 홍보하고 신병을 모집하는 중심지가 되었다.
멕시코 대학(El Colegio de México) 산하 '폭력과 평화 세미나(Seminario sobre Violencia y Paz)'가 지난 4월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모집, 선전, 불법 활동과 관련된 틱톡 계정이 100개 이상 운영되고 있었다.
이들 계정은 해시태그, 이모지, 바이럴 음악, 화려한 영상 등을 이용해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ártel Jalisco Nueva Generación, CJNG)과 시날로아 카르텔(Cártel de Sinaloa) 같은 조직들이 젊은이들을 끌어들이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이들 계정은 종종 범죄자의 삶을 화려하게 묘사하며 부와 권력, 소속감을 약속한다. 영상에는 고급 자동차와 무장 인물, 카르텔 두목을 찬양하는 노래 등이 등장해 조직의 위세를 미화하고 있다.
명성을 좇는 인플루언서들에게 이러한 이미지는 조회수를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충성과 배신이 생사를 가르는 세계에서 이는 곧 그들을 표적으로 만든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모집
연구에 따르면, 카르텔들은 틱톡을 체계적인 모집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일부 계정은 ‘훈련·숙소·고수입 보장’ 등을 내세운 허위 구인 광고를 올렸다.
CJNG의 수장 ‘엘 멘초(El Mencho)’와 시날로아 카르텔의 ‘엘 차포(Joaquín “El Chapo” Guzmán)’ 세력을 상징하는 이모지가 암호처럼 사용되어 범죄 조직과의 연관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쓰였다.
여성들도 표적이 됐다. 일부 계정은 싱글맘이나 학생을 대상으로 “경제적 안정을 위한 길”이라며 범죄 참여를 유도했다. 이러한 전술은 사회적 취약점을 악용해 젊은 세대를 폭력과 착취의 악순환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인플루언서에게 범죄 집단에 대한 존경과 연루의 경계는 매우 희미하다.
피살된 많은 인플루언서들은 살해되기 전, 음악·해시태그·영상 등을 통해 카르텔 이미지를 노골적 혹은 암묵적으로 차용했으며, 결국 세력 다툼의 희생양이 됐다. 이들의 죽음은 강력한 범죄 조직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범죄적 삶을 미화하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살인 사건들은 카르텔 선전의 사회적 파급력을 드러낸다. 폭력과 범죄를 정상화하는 온라인 서사는 사회적 규범을 약화시키고, 카르텔이 더 쉽게 세력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소셜 미디어에서 카르텔 관련 콘텐츠가 급증하는 현상은 긴급한 대응을 요구한다. 틱톡과 같은 플랫폼은 범죄 선전물의 확산을 막기 위해 콘텐츠 검열과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가정·학교·지역사회는 젊은이들이 이러한 콘텐츠의 위험성을 인식하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
인플루언서에게는 명성의 유혹보다 범죄적 이미지를 미화하는 위험성을 인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러한 선택의 대가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이어지며, 폭력과 착취의 악순환을 심화시킨다.
멕시코 인플루언서 살해 사건들은 범죄 미화가 초래하는 치명적인 대가를 상기시킨다. 소셜 미디어는 자기표현의 강력한 도구이지만, 동시에 카르텔이 영향력을 확장하고 사람들을 조종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엔터테인먼트와 범죄 미화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는 오늘날, 이러한 서사에 맞서 싸울 책임은 개인과 공동체, 그리고 플랫폼 모두에게 있다. 명성은 결코 안전이나 폭력의 정상화를 대가로 얻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