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슈

프랑스, 유럽 겨냥한 러시아의 허위정보 공세에 경고

이번 허위정보 캠페인은 나토 회원국들의 사회적 분열을 약용하려는 러시아의 전략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5월10일,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왼쪽)와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가운데)이 키이우의 성 소피아 대성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있다. 이번 방문은 우크라이나 수도에서 열린 유럽국가 지도자들의 회담 직후 이루어졌다. [루도비크 마랭/AFP]
5월10일,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왼쪽)와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가운데)이 키이우의 성 소피아 대성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있다. 이번 방문은 우크라이나 수도에서 열린 유럽국가 지도자들의 회담 직후 이루어졌다. [루도비크 마랭/AFP]

글로벌 워치 및 AFP통신 |

파리 -- 프랑스는 유럽의 민주주의를 흔들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약화시키려는 러시아의 허위정보 확산이 심화되는 가운에, 이에 경종을 울린 가장 최근의 유럽 국가가 되었다.

프랑스 당국은 5월7일 약80건의 러시아가 주도하는 영향력 작전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작전은 지난 2023년 8월부터 2025년 3월 초까지 우크라이나와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의 동맹국들을 겨냥한 것이다.

프랑스 정부 산하 기관인 비지넘(Viginum)에 따르면, 이러한 허위정보 캠페인은 "특히 ... 서방 대중들에게 반우크라이나 및 반서방 서사(내러티브)를 유포하는데 있어 매우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Storm-1516 캠페인'으로 알려진 이 작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현실적인 프로필을 생성하고, 아마추어 운영자들에게 대가를 지불하기도 한다. 비지넘은 이러한 행위가 프랑스와 유럽 전역의 "디지털 여론 공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외무부 장관 장-노엘 바로(Jean-Noel Barrot)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여론 공간은 러시아측 주체들이 벌이는 허위정보 캠페인으로 집중 공격을 받고 있으며, 이러한 허위정보들은 특히 극우 성향의 미국인들에 의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바로 장관은 러시아 세력들이 2024년 프랑스 총선을 겨냥한 정황도 있다고 덧붙였다.

확장되는 러시아의 전략

한 외교 소식통은 AFP통신에 Storm-1516 작전은 크렘린의 "정보전"이라고 언급했다.

비지넘이 발표한 보고서는 미국의 극우 성향 인플루언서들과 친 러시아 인플루언서들의 역할을 언급하며, 러시아로 망명한 프랑스군 출신 아드리앵 보케(Adrien Bocquet)와 같은 친 러시아 성향의 인물들이 허위정보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AFP통신의 디지털 정보조사팀이 수집 및 확인한 허위정보 사례로는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독일의 옛 나치 건물과 쿠르슈벨 지역의 고급 호텔을 매입했다는 내용이 있다.

비지넘은 또한 우크라이나의 서방 동맹국들 가운데 프랑스 역시 주요 표적이 되었다고 밝혔다.

허위정보 대응 기관인 뉴스가드(NewsGuard)는 차드 출신 이민자가 프랑스의 12살 소녀를 성폭행했다고 자백하는 내용의 허위영상을 'Storm-1516' 작전의 소행으로 판단했다.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또 다른 영상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인 브리지트 마크롱이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허위 주장이 담겨있다고 전했다.

모스크바의 표적이 되다

이러한 허위정보 캠페인은 나토 회원국들의 사회적 분열을 악용하려는 러시아의 전략이 확장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크렘린은 최근들어 이탈리아를 겨냥한 하이브리드 전쟁 전술의 일환으로, 허위정보 캠페인, 사이버 공격 및 외교적 적대행위를 병행하는 전략이 감행되고 있다. 이러한 작전은 로마(이탈리아)의 친 우크라이나 입장을 약화시키고 유럽-대서양 동맹 내 불화를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탈리아가 우크라이나의 최대 군사 및 경제 지원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표적이 된 이유는,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공개적으로 키이우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특히 멜로니 총리는 우파성향의 다른 유럽 지도자들과 달리 나토와 확고한 공조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정치 전문 선임 분석가 에마누엘레 로시(Emanuele Rossi)는 지난 3월 5일,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유럽정책분석센터(CEPA)에 기고한 글에서, 이탈리아는 "변함없는 우크라이나 지지와 나토(NATO)및 대서양 동맹과의 공조 노선으로 인해 "모스크바의 표적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이탈리아를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외교적 도발과, 국가 차원의 선전 활동 및 사이버공격 혐의 등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러한 작전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상황 속에서 유럽의 단합을 약화시키려는 크렘린의 광범위한 전략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로시 분석가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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