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사안

새로운 전선인가? 러시아군이 핀란드 인근의 기지를 강화하면서 분쟁 확산에 대한 우려에 불을 지폈다

러시아가 핀란드를 공격할 수 있는 군사력을 구축하려면 몇 년이 걸릴 수 있지만, 분석가들은 그러한 움직임이 이미 실행에 옮겨지고 있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파손된 건물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파손된 건물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로버트 스탠리 기자 |

1,340km에 달하는 핀란드 접경 지역에서 러시아가 은밀히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러시아의 전략적 움직임은 모스크바가 향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충돌에 대비해 사전 준비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타임즈의 오픈소스 정보 분석 업체인 블랙버드그룹(Black Bird Group)이 분석한 위성사진에는 핀란드 접경 지역에서 새로운 야영지 설치와 기존 군 기지의 확장 정황이 포착되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에 집중하기 위해 러시아가 북부 국경 지대의 병력을 재배치하며 축소했던 조치를 뒤집는 것으로 보인다.

분석가들은 러시아가 핀란드를 공격하는 데 필요한 군사력을 구축하는데 몇 년이 걸릴 수 있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5월 20일 브루킹스연구소의 선임연구원 피오나 힐은 미국 공영라디오(NPR)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침공에 앞서 우크라이나 내 또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병력을 증강할 당시, 핀란드는 러시아가 핀란드와의 접경지역에서는 병력을 철수시킨 점에 주목했다. 그리고 만약 러시아가 그 병력을 다시 재배치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 큰 우려를 했는데, 지금 그러한 상황을 우리가 보고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며칠 내에 무너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쟁이 시작된 지 3년이 지난 지금도 모스크바의 공세는 여전히 교착 상태에 머물러 있다.

오히려 러시아는 약 97만 5,800명의 인명 피해와 1만대 이상의 탱크, 군함 28척, 항공기 372대, 그리고 잠수함 1척을 포함한 군사장비를 손실했다고 지난 5월20일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밝혔다.

심리적 전략인가?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핀란드 인근으로 병력을 이동시키는 것은 핵심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여전히 숙련된 인력과 군사장비가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에서, 러시아는 왜 군사 자원을 북쪽으로 재배치하고 있는가?

유럽정책분석센터(CEPA) 산하 범대서양 방위·안보 프로그램의 연구원 미나 알란데르는 "핀란드 접경 지역에 배치된 새로운 병력과 군사기지는 러시아가 잠재적인 침공에 대비해 병력을 증강하고 있다는 뚜렷한 지표,"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위협은 지리적인 요인으로 인해 더욱 심화된다.

2023년 핀란드의 나토(NATO) 가입으로 인해 나토 동맹국과 러시아 간의 지상 국경은 노르웨이에서 폴란드까지 총 2,549km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되었다. 이제 러시아는 나토와의 충돌 시 훨씬 더 넓어진 전선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알란데르는 "나토 회원국에 대한 어떤 공격도 이제는 러시아가 나토-러시아 간 전 국경선을 동시에 방어할 수 있는 역량에 달려있다,"라고 평가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아직까지도 러시아의 이러한 병력 증강을 전술적인 조치라기 보다는 심리적인 행보로 보고 있다.

힐 연구원은 "이 모든 상황에는 분명히 억지력과 위협의 요소가 있다,"고 말하며, "이는 핀란드와 같은 접경 지역의 취약 국가들에게 러시아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신호"라고 덧붙였다.

준비 일정

겉으로 보기에 힘의 균형은 모스크바에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130만 명의 현역 군인과 200만 명의 예비군을 포함해, 총 350만 명 이상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핀란드는 약 2만4천 명의 현역 군인과 87만 명의 예비군을 포함해, 총 94만 7,800명의 군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나토 정보 당국은 러시아의 도발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지난 2025년 2월에 발표된 덴마크 국방 정보국의 보고서 업데이트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의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 6개월 이내 주변국과의 국지전
  • 2년 이내 발트해 지역에서의 지역 분쟁
  • 5년 이내 유럽을 겨냥한 대대적인 공격

이 보고서는 "러시아는 서방과 분쟁 중에 있다고 생각하며, 나토와의 전쟁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전쟁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그러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잠재력을 키우며 스스로를 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달 발표된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보고서에서는 더 짧은 일정을 제시했다. 이 보고서는 러시아가 "빠르면 2027년 부터 나토 동맹국들, 특히 발트3국에 중대한 군사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핀란드 국방부 관계자들도 이와 비슷한 상황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에 대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핀란드 국방정보국 국장 페카 투루넨 준장은 "병력 규모의 대폭적인 확대가 논의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위협이 더욱 위험해지기 까지 약 5년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캡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