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사안

파키스탄은 어떻게 이란과 미국 간의 일시적 휴전을 중재했나?

파키스탄은 이란과 미국 사이에서 핵심적인 중재자로 떠오르며, 중동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주선하고 일시적인 휴전을 성사시키는 데 기여했다.

2026년 4월 8일 바그다드 중심부 타흐리르 광장에서 미국과 이란 간 2주간의 휴전을 환영하는 행사에서 한 남성이 이란 국기를 들고 차량 사이를 이동하고 있다. [아마드 알-루바예/AFP]
2026년 4월 8일 바그다드 중심부 타흐리르 광장에서 미국과 이란 간 2주간의 휴전을 환영하는 행사에서 한 남성이 이란 국기를 들고 차량 사이를 이동하고 있다. [아마드 알-루바예/AFP]

AFP 제공 |

파키스탄은 이란과 미국 사이에서 핵심적인 중재자로 떠오르며, 중동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협상을 주선하고 일시적인 휴전을 성사시키는 데 기여했다.

4월 8일,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자국 정부의 중재로 미국과 이란, 그리고 그들의 동맹국들이 “모든 지역에서”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샤리프 총리는 미국과 이란이 앞서 발표한 2주간의 휴전이 곧 파키스탄 수도에서 열릴 회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시아 전문가 마이클 쿠겔만은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파키스탄이 최근 몇 년간 가장 큰 외교적 성과 중 하나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성과가 “파키스탄이 이처럼 복잡하고 위험 부담이 큰 과업을 수행할 능력이 없을 것이라는 회의적이고 부정적인 전망을 뒤엎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키스탄과 이란의 관계는?

파키스탄의 전 주이란 대사 아시프 두라니는 “파키스탄은 미국과 이란 양국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이 지역의 유일한 국가로서 중재자로 나설 만한 확실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남서부에서 이란과 약 900km에 달하는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깊은 역사적·문화적·종교적 유대관계를 유지해 왔다.

또한 파키스탄에는 이란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아파 무슬림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

이란은 1947년 파키스탄 독립 직후 이를 가장 먼저 인정한 국가였으며, 이에 파키스탄도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출범한 이란 이슬람공화국을 가장 먼저 승인하며 화답했다.

또한 파키스탄은 테헤란이 대사관을 두고 있지 않은 워싱턴에서 일부 이란의 외교적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

미국과의 관계는?

파키스탄의 실질적 권력자인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원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을 쌓아왔다.

무니르는 군복 대신 서방식 정장을 입고, 분쟁 지역인 카슈미르에서 파키스탄과 인도 간 긴장이 고조된 이후 지난해 샤리프 총리와 함께 워싱턴을 방문했다.

샤리프는 트럼프의 “대담하고 통찰력 있는” 개입을 칭찬했으며, 무니르는 핵무장을 한 양국 간 확전을 막은 공로로 트럼프가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는 파키스탄이 이란을 “대부분의 국가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개인적 관계는 변화하는 전략적 이해관계 속에서 때때로 긴장 상태에 있었던 양국 관계를 강화하는 데 오랫동안 기여해왔다.

그러나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에서 비(非)나토 동맹국이었던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연합군을 공격한 무장세력을 은신시키고 있다는 미국의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2011년 미국이 파키스탄에 사전 통보 없이 파키스탄 영토에서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면서 양국 관계는 더욱 악화되었고, 파키스탄은 그를 은닉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다른 지역 국가들과의 관계는?

파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는 2025년 전략적 상호방위 협정을 체결하며 오랜 관계를 더욱 공고히 했지만, 이는 이슬라마바드가 테헤란을 어디까지 지원할 수 있는지를 제한하기도 했다.

샤리프 총리는 최근 사우디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갖는 등 리야드와의 관계 유지에 힘쓰고 있다.

또한 파키스탄은 베이징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트럼프는 AFP에 중국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이끄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외무장관 이샤크 다르는 지난달 사우디, 터키, 이집트 외무장관들과 긴장 완화 논의를 위한 회의를 주최한 뒤, 추가 협의를 위해 베이징을 방문했다.

이란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은 이후 파키스탄과 함께 중동 전쟁 종식을 위한 계획을 촉구하며, “상황 완화에 있어 파키스탄이 특별하고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에 어떤 이익이 있나?

파키스탄에게 중립성은 경제적으로도 중요하다. 파키스탄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와 가스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인접 지역 분쟁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려 하고 있다.

분쟁이 지속되었다면 연료 공급 차질과 가격 상승, 그리고 재정난에 처한 정부의 추가 긴축 조치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전쟁이 영구적으로 끝난다면 지역 안정이 확보될 뿐 아니라, 아프가니스탄과 무력 충돌을 겪고 있고 인도와도 최근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파키스탄의 국제적 위상도 강화될 것이다.

파키스탄의 향후 역할은?

파키스탄 총리는 4월 10일부터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과 이란 대표단을 맞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라니 전 대사는 “이란은 이슬라마바드에서 더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에 파키스탄의 중재를 받아들였다”며, 파키스탄이 양측 간 남은 이견을 조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접 협상이 이루어질 경우 “교착 상태에 빠지면 파키스탄이 합의 문구를 조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하며, 양측이 직접 만나지 않을 경우 중간 전달자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파키스탄은 이스라엘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이스라엘은 트럼프의 폭격 중단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를 상대로 레바논에서 계속 지상 및 공중 작전을 수행하고 있어, 이번 2주 휴전에는 레바논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휴전이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지역에 적용된다”는 샤리프 총리의 앞선 발언과 상충되는 내용이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