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감시

역사적 권리와 주권적 평등: 아프리카의 뿔에서 벌어지는 법적 교착상태

나일강 수자원을 관리하기 위한 법적 틀은 여전히 마련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으며, 이제 분쟁의 성격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2023년 8월 27일 이집트 룩소르에서 에스나 사이 나일강 강변에서 조업 중인 어부들. [프레데릭 모로/한스 루카스/AFP]
2023년 8월 27일 이집트 룩소르에서 에스나 사이 나일강 강변에서 조업 중인 어부들. [프레데릭 모로/한스 루카스/AFP]

글로벌 워치 제공 |

[이 기사는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을 둘러싼 지정학적·환경적 위기를 탐구하는 3부작 탐사 보도의 두 번째 편이다.]

2026년 1월 미국이 나일강 중재 과정에 다시 참여한 것은 냉혹한 현실을 드러낸다. 약 15년에 걸친 외교 정상회담과 기술위원회, 그리고 격렬한 토론에도 불구하고, 에티오피아·이집트·수단은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과 가뭄 시 방류에 대해 공동으로 수용하는 합의된 틀을 여전히 마련하지 못했다.

엔지니어들은 수백만 톤의 콘크리트를 성공적으로 부어 댐을 완공했지만, 외교관들은 이를 관리할 법적 틀을 구축하는 데 실패했다. 에티오피아·이집트·수단 간의 분쟁은 저수 일정에 대한 기술적 이견에서 출발해, 이제는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 법적 현실—역사적 권리와 주권적 평등—의 정면충돌로 전이되었다.

카이로에게 나일강은 유산의 문제다.

2022년 2월 20일 에티오피아 구바에서 촬영된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GERD)의 전경. [아마누엘 실레시/AFP]
2022년 2월 20일 에티오피아 구바에서 촬영된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GERD)의 전경. [아마누엘 실레시/AFP]

이집트 협상단은 1929년과 1959년에 체결된 식민지 시대 조약에 단호하게 매달리고 있다. 이들 협정은 주로 대영제국의 중재로 체결되었으며, 상류 국가들의 개발 사업에 대한 이집트의 거부권을 인정하고, 연간 나일강 유량의 대부분인 555억 입방미터를 이집트에, 추가로 185억 입방미터를 수단에 배분했다.

이집트 국가에 있어 이 문서들은 구속력 있는 국제법이자 국가 안보의 협상 불가한 기준선이다. 이들은 수자원 안보가 1억 명이 넘는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지 않고서는 결코 넘을 수 없는 ‘레드라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에티오피아 외교관의 관점에서는 이 조약들이 ‘식민지의 유령’에 불과하다.

아디스아바바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제국이, 아직 독립하지도 않았던 국가들을 대신해 에티오피아 영토에서 발원하는 자원을 두고 서명한 협정에 구속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에티오피아는 1959년 협정의 당사국이 아니었으며, 이 협정이 상류 연안국들의 필요를 무시해 왔다고 오랫동안 지적해 왔다. 대신 에티오피아는 ‘역사적 권리’보다 ‘공정한 이용’을 우선시하는 나일강 유역 협력 기본협정(CFA)을 고수하고 있다.

그들의 관점에서 ‘주권적 평등’이란, 카이로의 거부권에서 벗어나 자국의 천연자원을 활용해 국민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할 절대적 권리를 의미한다.

법적 교착상태

현재 교착 상태의 핵심은 ‘가뭄 프로토콜’이다. 이는 비가 멈출 때 어떤 조치를 취할지를 규정하는 최후의 안전장치다.

이집트는 장기 가뭄 시 에티오피아가 저수지에서 특정 수량의 물을 방류하도록 강제하는 법적 구속력 있는 협정을 요구한다. 이는 재앙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으로 여겨진다.

반면 에티오피아는 구속력 있는 합의에 서명하기를 거부한다. 그들은 ‘지침’과 ‘협력적 조치’를 제안하며, 구속력 있는 협정은 사실상 댐의 주권을 이집트에 넘기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에티오피아가 이집트를 구하기 위해 법적으로 저수지를 비우도록 강제된다면, 자국의 전력 생산과 이에 의존해 온 경제 현대화는 사실상 멈춰 서게 될 것이다.

법적 교착 상태가 심화되면서 분쟁의 양상도 변하고 있다. 2020년대 초반만 해도 이 지역은 군사 공격 위협으로 가득했지만, 이제 댐은 완공되어 700억 입방미터가 넘는 물을 담고 있어 물리적 공격은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 결과 카이로는 전략을 ‘수력-경제 전쟁’으로 전환했다.

2026년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집트는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을 포함한 국제 금융기관을 상대로 로비를 벌여, 구속력 있는 합의가 체결될 때까지 에티오피아의 부속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을 보류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목표는 전력 생산의 이익보다 협상 거부의 경제적 비용을 더 크게 만드는 데 있다.

나일강의 비극

한편 수단은 여전히 최대의 변수로 남아 있다.

내부 정치적 불안정에 시달리는 하르툼은 값싼 전력과 홍수 조절을 기대하며 에티오피아를 지지했다가, 물 부족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집트를 지지하는 등 입장을 오락가락해 왔다. 수단 내부에 안정적인 파트너가 없는 상황에서, 협상의 삼각 구도는 붕괴되고 두 핵심 당사자는 위험한 눈치 싸움에 빠져들고 있다.

나일강의 비극은, 효율적으로 관리되기만 한다면 이 강에는 모두를 위한 충분한 물이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효율성에는 신뢰가 필요하고, 신뢰에는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법적 틀이 필요하다.

심판이 부재한 가운데, 1959년의 ‘식민지 유령’이 여전히 협상 테이블을 배회하면서, 이 지역은 한 국가의 안보가 다른 국가의 실존적 위협으로 간주되는 제로섬 게임에 갇힌 상태로 남아 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슬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