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이슈

나일강의 새로운 분열

에티오피아의 초대형 댐이 상류 지역에서 국가적 숙원을 실현하는 동력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하류 지역 주민들은 가뭄이 닥칠 때마다 지정학적 시험대에 오르게 될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

2025년 9월 9일 에티오피아 구바에서 열린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GERD)’ 준공식 모습 [루이스 타토/AFP]
2025년 9월 9일 에티오피아 구바에서 열린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GERD)’ 준공식 모습 [루이스 타토/AFP]

글로벌 워치 |

[본 기사는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을 둘러싼 지정학적·환경적 위기를 심층 조명하는 3부작 탐사 보도 시리즈의 첫 번째 편이다.]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GERD)에서 울려 퍼지는 터빈의 굉음은 아디스아바바에서는 마치 국가적 승리를 알리는 소리처럼 들린다.

2025년 9월 준공된 이 댐의 거대한 구조물은 에티오피아의 주권을 상징적으로 입증하며, 인구의 절반 이상이 전력 부족에 시달려온 나라에 안정적인 전기를 공급하겠다는 확고한 약속을 담고 있다.

이는 현대성의 상징이자 40억 달러 규모의 미래를 향한 도박이며, 기근과 원조 의존으로 규정돼 온 과거와의 결별을 의미한다.

그러나 약 1,500마일 떨어진 하류의 나일강 삼각주를 감싸는 침묵은 그 무게만으로도 귀를 먹먹하게 한다.

그곳에서 이집트 농부들은 농업용 수로가 메마른 땅으로 변하고, 총알이 아닌 유량과 증발률, 그리고 교착 상태에 빠진 외교를 무기로 싸우는 ‘침묵의 전쟁’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직면해 있다.

물 위기

이러한 위기는 더 이상 이론적 문제가 아니다.

거의 10년에 걸쳐 전문가들은 이 댐과 해당 지역의 변덕스러운 기후가 충돌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으며, 그 우려는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

이 댐의 대규모 저수지를 채우는 작업은 2024년 10월에 마무리됐고, 이는 아프리카의 뿔 지역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던 시기와 겹쳤다. 상류에서는 터빈이 돌아가며 에티오피아에 절실한 전력을 생산하는 동안, 아스완 하이댐으로 유입되는 수량은 불안정해졌다.

에티오피아에게 이 댐은 정치적 무기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기반 시설이다.

논리는 분명하다. 나일강 수량의 약 85%가 에티오피아 고지대에서 발원하지만, 에티오피아는 역사적으로 이를 거의 활용하지 못해 왔다. 이제 댐이 완전 가동되면 에티오피아는 에너지 수출국으로 부상해 케냐와 수단 등 이웃 국가들에 저렴한 전력을 공급하며, 사실상 동아프리카의 ‘배터리’로 자리매김하게 될 전망이다. 이 에너지는 산업화를 촉진하고 수백만 명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국가 담수의 97%를 나일강에 의존하는 이집트에게 이 댐은 문명의 숨통을 조일 수 있는 잠재적 위협이다. 계산은 냉혹하다. 인구가 1억 2천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영구적인 유량 감소까지 겹친다면, 그 어떤 규모의 해수 담수화나 하수 재활용으로도 감당할 수 없는 물 부족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

이집트는 가뭄 시 방류량을 규정하는 법적 구속력 있는 합의가 없는 한, 국가의 생존이 아디스아바바의 스위치 하나에 좌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제로섬 방정식

이 두 국가 사이에는 수단이 자리하고 있다. 지리적으로도, 그리고 정치적으로도 그 한가운데에 놓인 나라다.

초기에는 하르툼 역시 낙관적인 입장이었다. 수단의 기술자들은 GERD가 청나일강의 파괴적인 계절성 홍수를 조절하고, 강변 마을을 보호하는 동시에 자국 전력망을 안정화할 저렴한 전기를 공급해 주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점차 불안으로 바뀌었다.

현재 하르툼이 우려하는 것은 수량 그 자체보다 그 예측 불가능성이다. 2025년, 사전 통보 없이 상류에서 물을 저장한 조치로 수단의 양수장이 마르면서 상수도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고, 농업 수확 주기마저 붕괴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는 데이터 공유가 의무화되지 않고 자발성에 의존하는 체제에서, 향후 협력 구조가 어떻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예고편과도 같았다.

가뭄이 심화되고 정치적 수사가 거세지는 가운데, 한때 풍요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나일강은 이제 제로섬 방정식 속의 냉혹한 변수가 됐다. 물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지만, 역사상 처음으로 그 물은 더 이상 자유롭게 바다로 흘러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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