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동향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중국의 대만 대상 인지전(認知戰)
중국의 목표는 대만 국민과 지도부에게 저항이 무의미하다는 인식을 심어, 인민해방군이 무한한 자원을 지닌 막강한 세력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있다.
![2025년 10월 3일, 홍콩 스톤커터스 아일랜드 해군기지 부두에서 중국 인민해방군(PLA) 해군함 임멍산함이 출항 준비를 하는 가운데, 중국 해군 장병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첸 둬/신화통신 via AFP]](/gc7/images/2025/12/10/53036-shl-370_237.webp)
글로벌 워치 |
(이번 기사는 중국이 대만 유사시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은밀한 군사화, 침공 물류, 인지전, 조선 능력, 그리고 충돌이 초래할 전 세계적 파장까지—다섯 개 시리즈 가운데 세 번째 기사이다.)
현대전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종종 미사일이 아니라 ‘서사(내러티브)’다.
최근 로이터의 탐사 보도는 중국 그림자 해군의 물리적 동원을 집중 조명했지만, 동시에 대만을 겨냥한 또 다른 전선, 즉 인지전의 실체도 드러냈다. 이들 훈련이 극도로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는 대만의 심리적 저항력을 체계적으로 무너뜨리기 위한 계산된 전략이다.
로이터 인터뷰에서 대만의 한 고위 국방 관계자는 이러한 기동을 “인지전의 일환”이라고 규정했다.
상륙훈련을 대대적으로 공개하고, 민간 선박들로 구성된 대규모 함대가 위성사진에 포착되도록 하는 것은 베이징이 의도적으로 내보내는 ‘불가피성의 메시지’다. 대만에 저항이 무의미하다는 인식을 심어, 인민해방군이 무한한 역량과 자원을 가진 절대적 전력임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이러한 심리전 전략은 “전투 없이 승리한다”는 PLA 군사교리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공포심만으로 대만이 정치적으로 굴복하거나 중국식 “평화적 통일”을 받아들인다면, 상륙전이 가져올 막대한 위험과 비용을 완전히 피할 수 있다. 거대한 규모와 노출도를 갖춘 그림자 해군은 이 서사를 강화하는 핵심 도구다.
PLA의 한계
그러나 로이터 조사에 따르면, 베이징이 숨기려는 취약점 또한 적지 않다. 민간 선박은 군함과 달리 장갑, 근접방어체계, 손상통제 능력이 없다. 실제 교전 상황에서는 매우 취약한 ‘연성 표적’으로, 대만의 비대칭 전력에 쉽게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기동식 대함미사일과 포병 전력은 이러한 선박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으며, 이는 자산이 아니라 오히려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림자 해군이 주는 심리적 효과는 분명하지만, 동시에 PLA의 한계를 노출한다. 민간 선박 의존은 중국이 전용 상륙함 전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반증하며, 군사력의 구조적 공백을 드러낸다. 중국이 힘을 과시하려는 의도와 달리, 이 훈련은 대만과 동맹국이 활용할 수 있는 취약점도 동시에 보여주는 것이다.
대만은 이러한 인지전에 맞서 경계 태세와 대비를 강화하고 있다. 구어정(웰링턴 쿠) 국방부장은 민간선을 면밀히 감시하고 대응책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만의 비대칭 전력, 특히 기동식 미사일 체계는 그림자 해군의 약점을 겨냥하도록 설계돼 있다.
인지전의 파급력은 대만을 넘어선다. 중국은 심리전 기법을 활용해 자국 군사력에 대한 국제적 인식을 조정하려 한다. 그림자 해군 훈련은 민간 자산을 국가 방어에 동원할 수 있다는 능력을 시위하며, 중국이 부상하는 초강대국이라는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미 해군대학원의 이언 이스턴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전쟁은 도박”이라고 지적한다. 그림자 해군의 가시성은 대만을 위협할 수 있지만, 동시에 중국의 전략을 국제사회에 노출시키는 효과도 낳는다. 훈련을 통해 PLA의 민간 선박 의존도가 드러나고, 이는 대만과 그 동맹국에 유용한 정보가 된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대만 대상 인지전은 ‘싸우지 않고 승리’하려는 전략적 시도다. 중국은 그림자 해군을 과시함으로써 대만의 의지를 꺾고, 불가피성의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한다.
그러나 민간 선박의 취약성과 대만의 비대칭 전력은 복잡한 역학을 만든다. 심리적 압박이 실제 전쟁의 현실과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면, 인지전의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