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사안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고립과 경제난의 고통이 뼈저리게 다가오다
2022년 이후 러시아 전역에서 인플레이션이 급등했지만, 지리적으로 고립된 칼리닌그라드는 그중에서도 특히 큰 타격을 입었다.
![2025년 10월 15일, 칼리닌그라드 남부 기차역 앞에 서 있는 소련 최고회의 의장 미하일 칼리닌의 기념비. 도시 칼리닌그라드(구 독일 쾨니히스베르크)는 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알렉산더 네메노프/AFP]](/gc7/images/2025/11/12/52745-kal-370_237.webp)
AFP 및 글로벌 워치 |
나토(NATO) 회원국들에 둘러싸인 러시아의 고립된 비행지 칼리닌그라드에서 공무원과 주민들은 유럽연합(EU) 이웃 국가들과의 단절, 그리고 러시아 본토와의 물리적 분리로 인한 경제적 후유증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칼리닌그라드를 둘러싼 발트 3국은 모두 나토 회원국으로, 2022년 2월 모스크바가 우크라이나 공세를 시작한 이후 우크라이나를 가장 강력하게 지지해 왔다.
러시아 지도자 블라디미르 푸틴은 수년간 나토가 동쪽으로 확대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겼다고 비난해 왔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이를 푸틴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최대 전쟁이 된 공세를 정당화하기 위한 구실로 내세운 허구라고 반박한다.
러시아 이웃 국가들에서는 대치의 긴장감이 피부에 와닿을 만큼 고조되고 있다.
칼리닌그라드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는 일부 제한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러시아인의 국경 통행을 사실상 차단했다.
최근 몇 주 사이 에스토니아와 리투아니아는 러시아 전투기가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고 보고했다.
‘그때가 더 살기 좋았지’
폴란드의 신임 대통령 카롤 나브로츠키는 나토가 폴란드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드론을 격추하기 위해 전투기를 출격시킨 뒤, 러시아가 “다른 나라들을 공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때 독일 도시 쾨니히스베르크였던 칼리닌그라드에서는 전쟁의 결과가 이념적이라기보다는 경제적인 타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예전에는 폴란드에 장 보러 가거나 그냥 산책하러 갈 수 있었어요. 버스도 다녔고 트럭도 다녔죠.” 48세 정비공 비탈리 치플랸코프는 말했다. “그때가 더 살기 좋았어요. 이제는 다 막혔어요. 모든 게 비싸졌어요, 정말 모든 게 다 올랐어요.”
2022년 이후 러시아 전역에서 인플레이션이 치솟았지만, 칼리닌그라드는 지리적 고립으로 특히 큰 타격을 입었다. EU 영공 통행이 금지되면서 본토 러시아를 잇는 항공편은 이제 핀란드만을 크게 우회해야 한다. 기차 노선은 리투아니아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봉쇄된 상태이며, 승객들은 이동 시 경유 허가를 받아야 한다.
“칼리닌그라드 경제 상황이 정말 나빠요.” 공항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거의 텅 빈 발티아 쇼핑몰의 판매원 이리나는 말했다. “러시아 본토에서 물건을 들여오는 물류가 너무 복잡해요. 모든 게 다 비싸요.”
국경 인근 대부분의 주유소는 문을 닫았고, 폴란드는 이제 EU 거주권이 있는 러시아인에게만 입국을 허용한다. “국내로 들어오는 교통은 사실상 멈췄어요.” 이리나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