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사안

와그너, 참혹한 패배 끝에 말리 철수… 크렘린이 통제하는 다른 세력으로 교체

러시아의 용병단 와그너 그룹은 말리 현지에서 자행한 잔혹한 방식으로 인해 인권 단체들로부터 지속적으로 비난을 받아왔다.

2023년 7월 27일, 제2차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아시미 고이타 말리 군사 정권 수장을 환영하고 있다. [파벨 베드냐코프/AFP]
2023년 7월 27일, 제2차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아시미 고이타 말리 군사 정권 수장을 환영하고 있다. [파벨 베드냐코프/AFP]

글로벌 워치 및 AFP |

러시아가 말리에서 구축한영향력이 균열을 보이고 있다. 악명 높은 와그너 그룹이 계속된 전투 실패 끝에 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철수는 최근 이슬람 무장 반군과의 충돌에서 말리군과 러시아 용병이 큰 손실을 입은 직후 이루어졌다.

5월 말, 알카에다 계열 무장조직인 ‘자마트 나스르 알이슬람 왈 무슬리민(JNIM)’이 말리 중부의 한 군 기지를 공격해 수십 명의 군인을 살해했다.

이 공격에서 말리군과 함께 배치된 러시아 와그너 용병들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로코 소재 싱크탱크 ‘신남방정책센터(Policy Center for the New South)’의 사헬 전문가 리다 리암무리는 AP통신에 “이러한 큰 전투 손실이 와그너의 임무 종료를 불러온 것일 수 있으며, 전장 압박이 러시아로 하여금 전술적 후퇴를 강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말리 당국과 와그너 양측 모두 공식 발표를 하지 않은 점은 내부 분열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동시에 이는 러시아의 새로운 말리 주둔 방식으로의 전환을 암시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AFP는 6월 8일 외교 및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와그너 부대가 말리에서 더 이상 작전을 수행하지 않으며, 러시아 국방부 직속의 새로운 부대인 ‘아프리카 군단(Africa Corps)’이 그 역할을 인계받았다고 보도했다.

와그너 계열 텔레그램 계정은 “임무 완료. 용병부대인 와그너는 본국으로 귀환한다”고 밝혔다.

크렘린은 이번 움직임을 조직 개편으로 포장하려 하지만, 시기상으로 볼 때 작전 실패에 따른 강제적인 재편일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 정부는 -- 여전히 말리에서의 활동이 군사 교관 파견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현지 보도와는 계속 엇갈리고 있다. 6월 9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와그너 철수 관련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며,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군사 협력 강화만을 언급했다.

말리 군사 정권은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이후, 옛 식민 지배국 프랑스와의 관계를 끊고 러시아와의 정치·군사적 협력을 강화해 왔다.

잔혹한 방식들

러시아는 자국 정규군 대신 와그너 용병을 활용해 군사적 목적을 달성해왔으며, 이들은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에도 핵심 역할을 했다.

그러나 와그너는, 지도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반란을 일으킨 이후 2023년 8월 수상한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뒤, 결국 해체 및 재편되었다.

말리는 와그너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으며, 오직 러시아 군사 교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프랑스는 말리 군정과의 관계 악화 및 반(反)프랑스 정서의 확산으로 인해 2022년 자국군 2,400명을 철수시켰다.

사헬 지역의 한 외교 소식통은 AFP에 “크렘린은 여전히 통제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소식통은 “말리에 있던 와그너 인원 중 대부분은 러시아 출신으로, 이들은 아프리카 군단에 재편입되어 북부 지역 주요 도시들과 수도 바마코에 계속 주둔할 것”이라고 전했다.

3년 넘게 말리는 전국적으로 수천 명을 희생시킨 반군과의 전투에서 와그너에 의존해 왔다.

6월 8일, 말리의 한 안보 관계자는 AFP에 “과거는 와그너였고 현재는 아프리카 군단일 뿐, 우리와 소통하는 창구는 변함없다. 즉, 러시아의 중앙 집권 권력인 크렘린이다”라고 말했다.

와그너의 잔혹한 전투 방식은 인권 단체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비난받아왔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말리 군정은 부인했지만, 2022년 3월 무장 반군 소탕 작전 중 말리군과 외국 전투원들이 모우라(Moura) 지역에서 최소 500명을 처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방 정부들은 해당 외국 전투원들이 와그너 용병이라고 보고 있다.

2024년 4월에는 말리군과 와그너 용병들이 민간인을 다수 체포한 직후, 말리군 기지 인근에서 다수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피해자 대다수는 풀라니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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