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슈
러시아, 말리를 허위정보 유포의 중심부로 만들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제재와 외교적 고립에 직면한 모스크바는 아프리카에서 공격적으로 영향력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12일 말리 바마코의 한 광고판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메세지가 걸려있다. [AFP]](/gc7/images/2025/06/02/50575-mali-370_237.webp)
토니 웨솔로우스키 작성 |
전문가들에 따르면, 러시아는 말리에서 영향력 확대 캠페인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친모스크바 성향의 정보를 확대하기 위한 시험장으로 말리를 활용하고 있다.
크렘린은 군사지원, 국영 매체 확장, 심리전 등으로 이루어진 강력한 조합을 활용해 말리를 러시아 영향력 작전의 실험장으로 바꾸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단순한 군사력이나 무기 배치에 그치지 않고, 집요한 허위정보 유포를 통한 새로운 형태의 외국 간섭 전략을 의미한다.
2021 쿠데타와 그에 따른 프랑스와의 관계 단절 이후, 말리의 새로 들어선 군사 정권은 친모스크바 성향으로 급격히 방향을 틀었다. 특히 러시아의 준군사 조직인 바그너 그룹이 말리에 진입했는데, 표면적으로는 대테러 작전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그룹의 미션은 이후 더욱 불분명해졌으며, 충격적인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아프리카 전략연구센터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과는 별개로, 러시아 정부 주도의 영향력 작전이 현재 아프리카 전역에 확산된 허위정보 캠페인의 약 40%를 차지하며, 말리는 이러한 작전의 중심부로 떠오르고 있다.
와그너 그룹의 민간인 학살과 같은 잔혹한 전략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러나 말리 내의 학대 상황은 친크렘린 성향 매체에 의해 미화되거나 외곡되어 보도되고 있다.
내러티브를 통제하다
랜싱 연구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말리 내 러시아 허위정보 전략은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소셜미디어 콘텐츠를 교모하게 조작하고, 지역 인플루언서를 모집하는 등 다양한 수법이 동원되고 있다.
또한 이 보고서는 지난 5월16일, 러시아가 "사상적 영향력의 무기 활용을 급격히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방 국가들이 주도하는 정보 질서에 맞서는 대안적 여론을 형성하려는 데까지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심층적인 문화, 언론 매체 그리고 심리전을 통해 아프리카 지역의 충성도를 재편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말리에서 러시아군의 영향력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러시아 군의 장기 주둔을 암시하는 군부대 건설 등 러시아의 군사 개입이 이미 진행 중임을 확인했다.
이는 단순히 군사 작전에 필요한 설비를 넘어서, 심리전을 위한 활동 무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평범한 정보 전술과 혼합된 이러한 방식은 쉽게 발견되기 어렵고, 극심한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다.
모스크바 전략의 핵심은 여론을 통제하는 능력이다. RT (구 러시아 투데이)와 스푸트니크 등 러시아의 국영 언론 매체들은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4월1일 발표된 로이터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RT는 30개 이상의 아프리카 방송사들과 콘텐츠 공유 협약을 체결했다.
아프리카 전략연구센터는, "러시아는 지속적으로 아프리카에서 허위정보의 주요 공급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재와 외교적 고립
러시아의 미디어 전략은 광범위한 문화적, 심리적 공세의 일환일 뿐이다. 이제 크렘린은 인플루언서, 봇, 그리고 현지 콘텐츠 개발자들에 의존해 자국의 메세지를 확산하고 있다고 랜싱 연구소는 설명했다.
시민들의 기존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악화되는 가운데, 러시아의 내러티브는 현지에서 작성된 느낌이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중앙에서 통제받지 않으면서도 조율된 캠페인 형태로 재미 요소와 반서방 정서 그리고 정체성 정치가 효과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러시아의 아프리카 파트너들 가운데, 말리는 특히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불안정한 사헬 지역에 위치한 말리는 상징적인 가치와 지역적 접근성을 제공한다. 러시아는 이 지역에 기반을 다지며 이슬람 무장 반군이 활동하고 서방 동맹이 약화되고 있는 더 넓은 통로에 접근하고 있다.
말리는 글로벌 전환의 일부를 상징한다.
모스크바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서방 국가들로 부터 제재와 외교적 고립에 직면한 가운데,아프리카에서의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관계는 경제적 생명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유엔과 같은 국제 기구에서 외교적 지원을 얻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더운 중요한 것은 말리가 소프트 파워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보 지원, 미디어 콘텐츠 및 문화교류를 통해 러시아는 서방 세력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러시아는 말리뿐만 아니라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도 유사한 전술을 적용하고 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바그너 그룹 용병들이 파우스탱-아르샹주 투아데라 대통령을 지원하는 대가로 다이아몬드 광산 채굴권과 정치적 충성심을 얻었다. 수단에서는 모스크바가 홍해 연안 해군기지 협상을 추진하며, 지역 내 영향력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