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슈
중국, 러시아와 북한의 방위 협력 강화로 인한 전략적 균형 변화에 대해 우려
러시아와 북한의 협력 관계 강화는 양국이 2024년 6월 상호 방위 조항이 포함된 전략적 동반자 관계 협정을 체결하면서 공식화되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5월 8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회담 후 서명식에 참석하고 있다. 시 주석은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80주년을 기념하는 5월 9일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다른 국가 정상들과 함께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키릴 쿠드랴프체프/AFP]](/gc7/images/2025/05/28/50475-xi_putin-370_237.webp)
로버트 스탠리 작성 |
분석가들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및 외교 관계가 강화됨에 따라 한때 신뢰했던 중국과 북한 간의 관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이에 따라 중국 지도부가 느끼는 불안감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한다.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오랫동안 자국에 의존하는 동맹국으로 여겨져 온 북한과의 관계가 서서히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최근 몇 달 사이에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과 관련하여 러시아에 탄약과 로켓을 공급하는 핵심 국가로 떠올랐다.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은 4월 28일, 전 세계가 오랫동안 의심해 온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함께 우크라이나에서 전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러시아는 그 대가로 북한에 석유, 가스, 첨단 기술과 정교한 방공 체계, 특수 미사일 등을 보내고 있다.
러시아와 평양은 지난 12월 상호 방위 협정을 체결하면서 양국의 관계를 공식화했다. 이 협정은 두 국가 중 어느 한쪽이 공격을 받을 경우, 다른 쪽이 군사 지원을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 협정은 서방의 제재에 대한 양국의 공동 대응 약속과 양국의 대대적인 협력 강화를 의미한다.
'격변의 축(Axis of upheaval)'
러시아와 북한이 협정을 체결한 직후,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북한에 대공 미사일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른 보도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북한의 최신형 구축함에는 러시아산 레이더와 엔진 시스템이 탑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지타운대학교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최근 글에서 데니스 와일더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동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중국은 자국이 '격변의 축(Axis of upheaval)'에 속하지 않으며, 동북아시아 내에서의 '진영 정치(Bloc politics)'를 원하지 않다는 점을 다른 국가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왔다."라고 썼다.
와일더 전 부국장은 "하지만 북한의 행동은 격변의 축이 형성되고 있거나 이미 형성되었다고 믿는 사람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 준다."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2024년 말부터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제공하기 시작했고, 2024년 10월부터는 북한군을 파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의 추측에 따르면 최대 1만4천 명의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에 파병되었다고 한다. 이들 중 약 600명이 전사했고, 4천 명 정도가 부상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과 러시아는 2024년 6월에 상호 방위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 전략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동맹 관계 강화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이 협정은 중국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 역시 북한과 상호 방위 협약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 협약은 원래 1961년까지로 체결되었고, 가장 최근에는 2021년에 갱신되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원하지 않는 갈등에 휘말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 내 긴장 상태
중국은 오랫동안 북한을 다루기는 어렵지만 유용한 동맹국으로 여겨왔다. 북한의 미국과 한국에 대한 적대감은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벌이는 도발적인 움직임에 대한 미국과 동맹국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북한과 러시아의 노골적인 공조가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정적인 강국으로서 입지를 굳히려는 중국의 노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북한 내에서 동요가 발생해 난민들이 압록강을 넘어 중국으로 대거 유입될 경우, 이는 중국 내 불안정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고 지적한다.
러시아의 지원은 북한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북한의 군사적 발전에 대한 중국의 전통적인 영향력도 약화시켰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 미군 사령관은 4월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현재 러시아 장비로 무장을 했고, 130만 명 이상의 현대화된 병력을 갖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야오 보웬 난양공과대학교 박사 과정 연구원은 동아시아포럼(East Asia Forum)을 통해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대담해진 북한은 지역 내 긴장을 촉발시켜 경제 발전을 위해 안정적인 환경을 유지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방해할 수 있다."라고 발표했다.
보웬 연구원은 "그리고 국제 사회에서 낙인 찍힌 국가들과의 긴밀한 연대는 중국의 유럽 및 동남아시아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소원하게 만들어 중국이 글로벌 리더로서 자리매김하려는 노력을 어렵게 한다."라고 덧붙였다.
'언제나 함께'
중국은 이미 은연중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 당국은 4월, 군사용 드론 기밀을 훔친 혐의를 받는 북한 IT 종사자를 체포했다. 미국 앨라배마주 오번대학교에서 중국-북한 관계를 연구하고 있는 링공 콩 박사 과정 연구원은 외교 전문지 디플로맷(The Diplomat)을 통해 "해당 체포는 중국이 북한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북한에 대해 점점 더 불만을 느끼고 있다는 징후가 있으며, 특히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는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에 대해 큰 불만을 느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8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5월 9일 러시아 전승기념일 행사에서는 변화하고 있는 역학 관계가 은연중에 드러났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열병식에 참석한 반면, 김정은 위원장은 불참했다. 대신 김 위원장은 평양에 있는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 관계의 오랜 전통과 고귀한 이념적 기반, 그리고 무적의 동맹을 공고히 발전시키겠다."라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또한 조선중앙통신은 최선희 북한 외부상이 러시아 대사관 방문 중 "북한과 러시아는 언제나 함께할 것이다."라고 선언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