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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에볼라는 없다’: 허위 정보에 가로막힌 콩고민주공화국 방역 대응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에볼라로 수십 명이 숨진 가운데, 허위정보가 치료를 지연시키고 보건 요원을 향한 공격을 부추기면서, 불신이 이번 발병 대응의 또 다른 전선으로 떠오르고 있다.

2026년 6월 9일 독일 베를린 샤리테 비르호우 병원에서 방호복을 착용한 간호사들이 에볼라 대응 모의훈련 중 소독제를 사용하고 있다. [존 맥두걸/AFP]
2026년 6월 9일 독일 베를린 샤리테 비르호우 병원에서 방호복을 착용한 간호사들이 에볼라 대응 모의훈련 중 소독제를 사용하고 있다. [존 맥두걸/AFP]

AFP 통신 |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치명적인 에볼라 확산을 억제하려는 방역 당국의 노력이 허위정보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으며, 바이러스의 확산과 함께 당국에 대한 불신도 퍼지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에 거주한다고 주장한 한 여성은 널리 공유된 영상에서 "이곳에 에볼라는 없다. 모두가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에볼라는 오직 소셜미디어와 국제 언론에서만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엑스(X·옛 트위터)에서 4만 1,000회 이상 '좋아요'를 받은 이 여성의 영상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이미 115명의 사망자를 낸 이번 에볼라 확산 사태를 둘러싼 허위정보의 범람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에 불과하다.

2026년 6월 11일 콩고민주공화국 부니아에 있는 스콧 파웰 기념 에볼라 치료센터에서 현지 보건의료 요원들이 에볼라 보호장비 착용법과 안전 수칙에 관한 교육을 받고 있다. [조스팽 므위샤/AFP]
2026년 6월 11일 콩고민주공화국 부니아에 있는 스콧 파웰 기념 에볼라 치료센터에서 현지 보건의료 요원들이 에볼라 보호장비 착용법과 안전 수칙에 관한 교육을 받고 있다. [조스팽 므위샤/AFP]

역학자 에메스 은콰 박사는 코로나19 대유행 당시와 마찬가지로, 현재 확산하는 허위 주장이 질병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내용부터 당국이 금전적 이익을 위해 이를 꾸며냈다는 주장까지 다양하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뿐 아니라 마을 광장에서도 갑작스러운 사망의 원인을 주술 탓으로 돌리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에볼라가 해외 원조를 끌어들이기 위해 꾸며낸 사기극이라고 믿는 이들도 있다.

국제 비정부기구(NGO) 액션에이드는 이번 에볼라 발병의 진원지인 북동부 이투리주에서 주민 3명 중 1명꼴로 에볼라의 존재 자체를 믿지 않는 것으로 추정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허위정보는 바이러스 자체만큼이나 위험하며, 확산 속도 역시 그에 못지않게 빠르다"고 경고했다.

거의 맞아 죽을 뻔한 보건 요원들

사니 야쿠부 액션에이드 콩고민주공화국 지부장은 허위정보로 인해 치료가 지연되고 있으며, 많은 환자가 상태가 악화된 뒤에야 비로소 의료기관을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허위정보는 접촉자 추적마저 어렵게 만들고 있다. 감염자 가족들이 정보를 숨기는가 하면, 보건 요원들은 민가 방문을 두려워하고 있다.

국제 의료 비정부기구(NGO) 알리마의 마마두 카바 바리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구호 인력과 정부 직원들이 공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이투리주의 한 병원에서는 환자 가족이 에볼라의 존재를 믿지 않고 시신을 가져가려다 안전 수칙을 위반했으며, 이 과정에서 알리마의 텐트 두 동이 화재로 소실됐다.

마마두 카바 바리 대표는 방역 차량들이 돌팔매질을 당하고 있으며, 사망자 매장팀도 반복적으로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5월 말 이투리주의 주도 부니아에서는 한 환자의 친척들이 안전 매장을 진행하던 보건 요원들을 집단 구타해 "죽음의 문턱까지 내몰았던" 사건이 발생했다.

심지어 많은 유족은 보건 요원들이 장기 밀매를 위해 고인의 시신을 인도하지 않고 있다고 의심한다.

바리 대표는 "이곳에서 근무하는 요원들은 극심한 피로와 스트레스, 그리고 사명감을 감내하는 것에 더해 이제는 신변 안전까지 보장받아야 하는 처지"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폭력과 불신이 "우리가 정상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고 덧붙이며, 밀접 접촉과 체액을 통해 전파되는 에볼라와의 전쟁에서 올바른 정보와 신뢰 구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거듭 강조했다.

깊게 뿌리내린 불신

전문가들은 에볼라가 발병할 때마다 허위정보가 뒤따랐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소셜미디어의 급격한 확산과 맞물려 그 규모가 급증했다고 분석한다.

역학자 에메스 은콰 박사는 이 문제가 단순한 정보 부족을 넘어 국가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 위기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은콰 박사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발생한 여러 차례의 에볼라 유행은 치안 불안과 정치적 긴장, 극심한 빈곤, 그리고 오랜 세월 국가 기관에 쌓인 깊은 불신이 팽배한 가혹한 환경 속에서 진행돼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소문은 종종 정보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하며, 사람들이 재난에 대한 공포를 나름대로 이해하거나 사태의 서사에 대한 통제감을 되찾으려는 심리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사니 야쿠부 액션에이드 지부장은 해결책으로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신뢰를 재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현지 언어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홍보 요원을 양성하는 방안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역 사회 지도자들과 에볼라 생존자들, 그리고 은콰 박사가 "강력한 사회적 신뢰도"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한 전통 치유사들까지 방역 전선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녀는 "이들이 방역의 동맹이 되어줄 때, 이들의 사회적 영향력은 보건 당국의 방역 대응 역량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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