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슈

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군 장기전 수행 능력 압박

러시아는 여전히 막대한 미사일 전력과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확대는 한때 외부 충격으로부터 단단히 보호받는 듯했던 러시아의 군사력이 예상보다 취약하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2026년 6월 16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세계 정상들이 단체 기념사진 촬영을 하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뤼도빅 마랭/풀/AFP]
2026년 6월 16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세계 정상들이 단체 기념사진 촬영을 하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뤼도빅 마랭/풀/AFP]

글로벌 워치 |

우크라이나 드론 공세에 러시아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러시아는 여전히 막대한 미사일 전력과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확대는 한때 외부 충격으로부터 단단히 보호받는 듯했던 러시아의 군사력이 예상보다 취약하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우크라이나 문제를 핵심 의제로 다루기 위해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회동하는 가운데, 러시아군의 전력 상태도 외교적 셈법의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4년 넘게 지속된 전쟁으로 러시아는 병력과 장비, 연료 인프라, 작전 수행 속도 전반에서 막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협력국들이 이제 주목해야 할 핵심 쟁점은 더 이상 러시아가 얼마나 압박할 수 있느냐만이 아니다. 이제는 러시아가 얼마나 압박을 견뎌낼 수 있느냐다.

2026년 6월 16일 모스크바에 있는 러시아 석유회사 타트네프트 주유소 모습. [이고르 이반코/AFP]
2026년 6월 16일 모스크바에 있는 러시아 석유회사 타트네프트 주유소 모습. [이고르 이반코/AFP]

우크라이나는 모스크바가 압도할 것으로 예상했던 전쟁을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까지 확대된 소모전으로 전환시켰다. 정유시설과 군 비행장, 물류 인프라를 겨냥한 공격은 러시아 방공망의 허점을 드러냈고, 모스크바가 전선 교전과 광범위한 후방 방어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아 넣었다.

소모전이 드러낸 러시아의 취약성

러시아의 인명 피해는 초기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에 이르렀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올해 초 러시아군이 2022년 2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전장에서 약 120만 명의 사상자를 냈다고 추산했다. 이 수치에는 전사자와 부상자, 실종자가 모두 포함된다. 이 같은 추산을 독립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러시아군이 입은 손실이 막대한 수준이라는 점에는 더 이상 큰 이견이 없다.

이러한 손실이 중요한 이유는 러시아의 향후 작전 선택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모스크바는 여전히 병력 모집과 보너스 지급, 병력 순환 배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들 병력의 상당 부분은 결정적인 새 전력 증강으로 이어지기보다 기존 손실을 보충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는 러시아군이 대규모 포격과 타격 능력을 앞세우고도 막대한 손실을 치르며 제한적 진격에 머물고 있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로이터는 지난 2월 보도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하고 있으나, 2023년 초 이후 추가로 확보한 영토는 약 1.3% 수준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전선이 완전히 고착된 것은 아니지만, 전선을 움직이는 데는 갈수록 큰 대가가 따르고 있다.

분석가들은 러시아군의 전장 수행 능력에도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잭 와틀링은 드론 공격과 포격, 활공폭탄 공세가 여전히 강도 높게 이어지고 있지만, 러시아군의 전투력은 "약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로 이 화력과 전투력 사이의 간극이 핵심이다.

러시아는 여전히 위협적이다. 그러나 위협적인 것과 강한 것은 다르다. 군대는 효율성이 떨어지고, 장비가 빠르게 소모되며, 전선을 밀어내기 위해 막대한 대가를 치르는 방식에 의존하면서도 여전히 상대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장비 손실은 이 같은 분석에 더욱 힘을 싣는다.

장갑차, 포병 전력, 방공 체계의 높은 손실률이 이어지면서 러시아는 개량된 소련제 구형 장비와 수입 부품, 외부 공급망에 더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란제 드론과 북한산 포탄은 러시아의 전쟁 지속을 뒷받침해왔지만, 외부 공급에 대한 의존은 러시아 방위산업 기반도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세로 이러한 압박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지난 6월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모스크바 지역 최대 연료 공급업체인 가스프롬네프트의 모스크바 정유공장이 피해를 입었다. 로이터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공격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전체 생산능력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핵심 정제 설비가 손상됐다고 전했다.

이번 공격은 단순히 산업시설 한 곳을 타격한 데 그치지 않았다. 러시아 수도권의 에너지 인프라조차 우크라이나의 타격권에 들어와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다.

확대되는 드론 압박

정유 시설을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세는 이제 전선 밖에서도 러시아에 부담과 피해를 안기는 가장 뚜렷한 수단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로이터는 2026년 들어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이 두 배로 늘면서 정유시설의 전면 또는 부분 가동 중단이 잇따르고,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생산도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5월 업계 소식통들은 러시아 전체 정제 능력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정유시설들이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가동을 중단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러시아 내부에 미치는 파장은 모스크바가 더 이상 감추기 어려운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

러시아 최대 석유 생산업체 중 하나인 타트네프트(Tatneft)는 정유 인프라가 공격을 받은 뒤 전국 주유소에서 연료 판매를 제한했다. 로이터는 또한 러시아가 장악한 크림반도와 크라스노다르, 도네츠크에서도 연료난이 빚어지고 주유소마다 긴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것이 러시아 경제 붕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모스크바의 재정과 군수 물류, 대중 신뢰를 떠받치는 핵심 부문에 취약성이 존재한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히 보여준다.

이 같은 양상은 공중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2025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공군기지 드론 공격은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전략폭격기와 공중조기경보까지 표적으로 삼았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 측 주장을 모두 확인하지는 못했다. 다만 위성사진에는 한 기지의 폭격기 여러 대가 파괴되거나 심하게 손상된 정황이 포착됐다.

11개 시간대에 걸친 광대한 영토를 안전하게 방어할 수 있다고 자부해온 핵보유국으로서는 뼈아픈 취약성 노출이었다.

러시아의 핵전력은 여전히 압도적 규모와 실질적 억지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번 전쟁은 러시아 군사력을 떠받치는 기반시설도 더 이상 침범 불가능한 영역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 군수 자원에서 불리한 조건에 놓인 국가도 공군기지와 정유시설, 탄약고, 수송망까지 타격권에 넣을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G7 정상회의의 논의 구도에도 변화를 주는 요인이다.

유럽 정상들은 우크라이나가 이전보다 유리한 전략적 위치에 놓여 있고, 추가 지원이 향후 협상에서 키이우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워싱턴을 설득하고 있다. 로이터는 한 유럽 외교관을 인용해, 러시아가 이제 전략적으로 수세에 몰렸다는 "공동의 분석"이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것이 우크라이나의 빠른 승리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병력 부족과 방공망 공백이라는 제약을 안고 있으며, 도시와 기반시설을 겨냥한 러시아의 지속적인 공격 압박도 받고 있다.

다만 러시아가 소모되지 않는 국력을 지닌 강대국이라는 이미지는 크게 훼손됐다는 뜻이다.

이번 전쟁이 모스크바의 군사적 선택지를 완전히 차단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선택지에 따르는 비용은 더 커졌고, 취약성은 더 뚜렷해졌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이미 타격 방법을 익힌 군사 체계에 더 크게 의존하게 됐다.

G7이 주목해야 할 전략적 교훈은 바로 여기에 있다.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러시아를 단번에 꺾을 필요는 없다. 핵심은 모스크바의 선택지가 좁아질 때까지 침략에 따른 비용을 계속 끌어올리는 데 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세는 이미 그 방법을 분명히 보여줬다.

이 같은 공격은 러시아가 한때 안전지대로 여겼던 후방 깊숙한 곳까지 전쟁을 끌고 들어갔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댓글 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