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사안
중국의 해저 지도화 확대, 태평양 '디지털 단층선' 드러나
새로운 위험이 갈수록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글로벌 경제를 지탱하는 데이터와 금융 거래, 통신의 핵심 인프라인 해저 케이블의 취약성이 있다.
![바닷속 모래 바닥에 놓인 해저 케이블 AI 생성 이미지. [그록 이매진/xAI]](/gc7/images/2026/05/11/55630-8418b413-d8f9-47e6-894f-70156e9dc072-370_237.webp)
글로벌 워치 |
해저 케이블은 세계화의 기반이 되는 숨은 인프라로 평가된다. 대륙 간 인터넷 전송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금융 거래와 클라우드 서비스, 군사 통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를 '디지털 시대의 생명선'으로 평가했다.
이 같은 해저 케이블의 중요성 때문에 해저 지형에 대한 정밀한 정보의 전략적 가치도 더욱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조사선들이 대만과 괌, 인도·태평양 등 주요 전략 요충지 인근의 민감한 해역에서 조사를 진행하며, 민간과 군사 분야 모두에 활용 가능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2025년 해저 케이블 부설선 위에 실린 해저 케이블. [미겔 메디나/AFP]](/gc7/images/2026/05/11/55629-afp__20251007__77ze8t3__v1__highres__franceseacommunications-370_237.webp)
실제로 이 같은 정밀 해저 지도화는 핵심 케이블 인프라의 정확한 경로와 운용 환경을 파악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대만과 소규모 태평양 도서국들에게 이러한 위험이 특히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난다.
이들 도서국의 경제와 국가 회복력은 안정적인 데이터 연결에 크게 의존하지만, 상당수는 대체망이 충분히 구축돼 있지 않으며 광범위하게 분산된 케이블망을 보호할 대응 역량도 부족한 상황이다.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위협
대만은 가장 뚜렷한 경고를 보여주는 사례다.
CSIS는 2023년 마쭈 열도를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 2개가 절단된 사례를 근거로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당시 이 사건으로 메시지 전송이 지연되고 영상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해졌으며, 은행들도 거래를 제때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해당 사건은 지리적 파급 범위가 제한적이었지만, 해저 케이블 단절이 단순한 불편을 넘어 경제적 혼란으로 빠르게 환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대만 입법위원 출신이자 현재 허드슨연구소 소속인 제이슨 쉬는 지난 3월 미·중 안보검토위원회(USCC)에서 대만 사회의 연결성을 유지하는 데 해저 케이블이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저 케이블 파괴가 중국의 회색지대 전략 수단의 일환이라고 주장하며, 유사 사건이 반복되면 전면전으로 확대되지 않은 채 대만을 고립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역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필리핀의 디지털 기반 서비스 경제와 일본의 금융 네트워크, 인도·태평양 무역에서의 호주 역할은 모두 안정적인 데이터 전송에 의존하고 있다.
CSIS는 해저 케이블 공격이 "글로벌 통신과 경제 활동을 즉각적으로 마비시킬 수 있다"며, 단기적인 서비스 중단만으로도 결제 지연과 물류 문제, 광범위한 시장 불안정으로 이어지는 연쇄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협 동향 추적
이 같은 상황을 단순한 인프라 문제로 볼 수 없는 이유는 해저 케이블 경로와 중국이 이미 해저 지형을 지도화하고 있는 전략 해역이 겹치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둥팡홍 3호 등 조사선들이 대만과 괌, 말라카 해협 진입로 인근 해역을 해저 지도화 작업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방식으로 조사한 정황이 드러났다.
전 호주 잠수함 사령관 피터 스콧은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이러한 데이터가 "전장 준비에 있어 잠재적으로 결정적 가치를 지닌 정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분석가들은 해저 지도화 작업만으로 통제력이 확보된다고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정보는 위기 상황에서 케이블 시스템의 위치 파악과 감시, 위협을 훨씬 용이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미 해군전쟁대학의 라이언 마틴슨 교수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중국의 해양 연구 규모가 "놀라운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이 같은 중국의 역량이 해저 전장에 대한 정보력에서 미국이 오랫동안 유지해 온 우위를 점차 잠식해 나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감시를 강화하고 법적 대응 수단을 보안하는 한편, 케이블 복원력 확보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CSIS는 케이블 파괴 행위를 억제하고 의도적 훼손을 처벌하기 위한 입법 및 규제 대응이 강화되고 있음을 강조하며, 케이블 경로 다변화와 복구 역량 제고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것은 더 큰 교훈을 시사한다.
수면 아래에서 벌어지는 경쟁은 더 이상 잠수함과 해상 통제 역량에 국한되지 않는다. 위기 상황에서 해저 케이블이 표적이 되기 전에, 글로벌 경제의 디지털 생명선인 이 인프라를 누가 보호할 수 있느냐가 핵심 쟁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