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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러시아를 겨냥한 엡스타인 관련 조사 착수

폴란드 정부는 러시아 정보기관이 제프리 엡스타인의 범죄 네트워크를 콤프로마트(kompromat, 협박용 기밀 자료) 확보 통로로 악용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2월 6일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촬영된 일러스트 사진에는 미국 법무부 웹사이 "엡스타인 라이브러리"에 공개된 인쇄 문서들이 보인다. [야쿠브 포르지키/누르포토/AFP]
2월 6일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촬영된 일러스트 사진에는 미국 법무부 웹사이 "엡스타인 라이브러리"에 공개된 인쇄 문서들이 보인다. [야쿠브 포르지키/누르포토/AFP]

글로벌 워치 |

최근 미국 법무부가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문건 300만 건 이상을 공개하면서, 유죄 판결을 받은 성범죄자 엡스타인과 러시아 당국자들 간의 광범위한 연계 정황이 드러났다.

해당 문건에는 러시아가 1만 회 이상,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000회 이상 언급됐으며, 러시아 정보기관이 엡스타인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콤프로마트(협박용 기밀 자료)를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2월 4일 정부 회의에서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폴란드 내 잠재적 피해자와 국가 안보에 미칠 영향을 조사하고자 특별 전담팀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엡스타인 네트워크 관련 자료에는 폴란드 출신 여성 또는 소녀들이 언급됐으며, 특히 크라쿠프에서의 모집 활동을 시사하는 통신 기록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2월 6일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촬영된 사진에는 미국 법무부 웹사이트 엡스타인 라이브러리 문건이 휴대전화 화면에 표시된 모습이 담겨 있다. [야쿠브 포르지키/누르포토/AFP]
2월 6일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촬영된 사진에는 미국 법무부 웹사이트 엡스타인 라이브러리 문건이 휴대전화 화면에 표시된 모습이 담겨 있다. [야쿠브 포르지키/누르포토/AFP]

투스크 총리는 사안의 중대성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약 러시아 정보기관이 이 계획을 공동으로 조직했다면,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다. 러시아가 지금도 활동 중인 수많은 지도자를 압박할 협박 자료를 보유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보 및 정치 분석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엡스타인이 러시아 인사들과 맺은 관계가 보다 광범위한 전략의 일부일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문건 세부 내용에는 엡스타인이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을 여러 차례 시도했으며,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훈련을 받은 전 경제부 차관 세르게이 벨랴코프와 같은 고위 인사들과도 접촉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 사례에서, 뉴욕 사업가들을 협박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모델 문제 해결을 위해 엡스타인이 벨랴코프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개인적 부탁과 정보 활동의 경계가 어떻게 모호해졌는지를 보여준다.

러시아의 영향력

그간 미국 내 인사들에게만 관심이 쏠렸지만, 러시아 대사 및 올리가르히(신흥 재벌)들과 접촉하려 한 엡스타인의 국제적 행보를 고려할 때 이는 글로벌 안정을 약화시키려는 의도적 시도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엡스타인과 러시아 간의 연계가 갖는 함의는 개인적 스캔들을 넘어국제 정치, 특히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과도 연계될 가능성이 있다..

분석가들은 엡스타인 네트워크에서 확보된 콤프로마트가 핵무장 국가 지도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군비 통제나 군축 협상에서 압박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폴란드 당국의 이번 조사는 이러한 연결 고리가 러시아의 보다 광범위한 전략을 어떻게 촉진했는지 추가로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사와 정보기관 요원들로 구성된 투스크 총리의 전담팀이 관련 문건을 정밀 분석하고 있으며, 엡스타인의 네트워크가 유럽 내 러시아의 공작 전략과 어떤 방식으로 결탁했는지,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정황들이 드러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 등 인접국들도 자체 검토에 착수했으며, 이는 러시아의 잠재적 협박 공작에 맞선 지역 차원의 공조 신호로 보여진다.

크렘린궁은 이러한 의혹을 “거짓말”이라고 일축했지만, 우려를 잠재우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번 스캔들이 개인적 협박에서부터 핵 정책 압박에 이르기까지 러시아 영향력의 숨겨진 단계를 드러낼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의 최전선에 서 있는 폴란드와 같은 국가들에게 이러한 연결 고리를 명확히 밝히는 일은 주권과 국제적 안정을 수호하는 데 핵심적인 과제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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