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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불법 금 채굴, 세계 광산업 판도 흔들며 환경 파괴 가속 [보고서]
해당 신문 조사에 따르면, 금 보유국들은 중국이 자원 약탈을 묵인하고 범죄 조직 단속 협력 요청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4월 14일 인도네시아 반다아체의 한 장터에 진열된 금괴와 금 장신구. [차이디어 마유딘/AFP]](/gc7/images/2025/08/27/51694-ido_gold-370_237.webp)
글로벌 워치 제공 |
중국의 과도한 금 수요는 미국 달러 의존도를 줄이고 제재에 대비하며 자국의 통화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러한 전략이 글로벌 사우스 지역의 불법 채굴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성 사진, 무역 데이터, 정부 기록 및 현장 방문을 토대로 한 조사에서 인도네시아에서 가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된 환경 파괴가 불법 채굴과 연관된 것으로 확인됐다.
위싱턴포스트는 “내부 정부 문건을 입수하고 외부와 고립된 여러 금 채굴 현장을 방문한 결과, 대다수가 중국 주도의 사업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는 중국 광산 투자자들이 금광에 “자유롭고 간편한” 접근을 내세운 광고를 중국 소셜미디어에 게시하고 있다. 유엔 관계자들은 조직범죄가 세계 금 무역 전반에 침투해 있으며, 카르텔, 테러 단체, 용병 집단이 온스당 3천 달러에 달하는 이익을 챙기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종종 중국 업자들과 협력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관련 조사관들을 인용해, 대부분의 불법 채굴이 베이징의 간섭을 받지 않는 중국 국적자들의 개인 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금 보유국들은 중국이 자원 약탈을 묵인하고 범죄 조직 단속 협력 요청을 외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불투명한 금 보유량
한 보고서에 따르면, 수백 명의 중국 국적자들이 가나에서 체포됐으나 곧바로 범죄 행위로 복귀하고 있다. 동시에 인도네시아에서는 중국계 업자들과 연계된 불법 채굴이 거의 매일 적발되고 있으며, 프랑스 국방 분석가들은 남미 불법 금 네트워크에서 중국계 투자자들이 ‘핵심 물류 체인’을 형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수십 년간 세계 금 매입국의 큰손이었던 중국은 자국의 금 보유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중국인민은행이 공식 신고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이 월간 매입 규모를 최대 60톤까지 축소 보고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중국인민은행은 워싱턴포스트의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의 불법 채굴은 수작업이나 규제된 소규모 채굴과는 차원이 다르다. 불법 채굴 조직들은 중장비를 동원해 환경 보호 장치를 무시하고, 수은 대신 청산가리를 사용해 채산성을 높이고 있지만, 이로 인해 오염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2024년 인도네시아 당국은 롬복섬에서 불법 광산을 적발했는데, 그 규모는 축구장 184개에 달하며 매달 550만 달러어치의 금을 생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조사에서 밝혔다.
부패는 법 집행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들은 기소가 자주 지연되거나, 중국 국적자들이 재판에 넘겨져도 무죄를 선고받거나 가벼운 형량에 그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인정했다. 한 사례로, 80명을 고용한 1마일 규모의 불법 광산 사건에서도 사법 부패로 유죄 판결이 뒤집혔다.
한 신문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은 해외 거주 자국민들이 현지 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지만, 금 생산국 정부들은 이들의 협조가 매우 드물다고 지적했다. 또 해당 보도는 중국 대표들이 2025년 OECD 포럼 등 불법 유통을 다루는 다자 논의는 피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