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감시
미-러 UAE 정상회담, 군사적 긴장 완화·포로 교환 성사
러시아와 미국, 두 핵 강대국 관계가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한 가운데, 아부다비에서 팽팽한 긴장 속에 진행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과정에서 양국은 고위급 군사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2월 4일 아부다비 길거리에서 한 여성이 걷고 있다. [주세페 카카체/AFP]](/gc7/images/2026/02/10/54529-afp__20260204__963e3vp__v1__highres__uaeurkainerussiaconflict-370_237.webp)
AFP 통신 |
세계 핵 강대국인 러시아와 미국은 관계 개선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보이며, 지난 2월 5일 아부다비에서 이틀간 열린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계기로 고위급 군사 당국 간의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모스크바와 워싱턴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고위급 군사 대화를 중단했으며,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와 사실상 거의 모든 접촉을 차단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백악관 복귀 이후 모스크바와의 소통을 재개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누고 정상회담도 가졌다.
이번 미-러 양국 간의 군사 대화 재개 합의는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아부다비에서 이틀간 협상 끝에 마련됐다.
![2월 4일 아부다비에서 에미리트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주세페 카카체/AFP]](/gc7/images/2026/02/10/54528-afp__20260204__963e3wj__v1__highres__uaeurkainerussiaconflict-370_237.webp)
이 협상에서 4개월 만에 첫 포로 교환이라는 성과도 거두었으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논의가 지나치게 복잡했다며 더 빠른 진전을 촉구했다.
이번 합의는 모스크바와 워싱턴 간 마지막 핵군축 조약인 뉴스타트(New START)가 만료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발표되었다.중국의 핵전력 증강과 조약 만료가 맞물려 글로벌 군비 경쟁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나온 전격적인 조치다.
미 유럽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오늘 아부다비에서 미국과 러시아 연방은 고위급 군사 당국 간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며 "양측은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령부는 "군 당국 간 대화를 유지하는 것은 오직 힘을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는 세계 안정과 평화의 핵심 요소"라며, "이번 합의가 군사적 투명성을 높이고 위기를 완화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스크바는 이번 발표에 대해 아직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쉽지 않은 상황
모스크바와 키이우는 이번 아부다비 협상에서 300명 이상의 포로 교환에 합의했으나, 가장 첨예한 난제인 영토 문제에서는 즉각적 진전의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협상과 관련해 "분명 쉽지는 않지만, 우크라이나는 지금까지 그러했듯 앞으로도 최대한 건설적인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키이우에서 열린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더 빠른 결과를 원한다"고 밝혔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 중재역은 종전이라는 포괄적 합의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상당한" 과제가 남아 있다고 인정했으며, 이는 조속한 시일 내에 결정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위축시켰다.
이번 협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내 가장 참혹한 분쟁으로 남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추기 위한 가장 최근의 외교적 노력이다. 지금까지 수십만 명의 사망자와, 수백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으며, 우크라이나 동남부의 상당 지역은 폐허로 변했다.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수도 키이우에 수많은 아파트 단지는 러시아의 연쇄 공습으로 에너지 공급이 차단되면서 히터 없이 영하의 혹한 속에 놓이게 되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이번 주 초 러시아의 공습으로 핵심 발전소가 파괴되면서 1,000개 이상의 아파트 단지가 향후 두 달간 난방 없이 버텨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영토 문제 난항
이번 협상의 주요 쟁점은 우크라이나 동부 영토의 향후 처리 방향이다.
모스크바는 합의의 앞서, 키이우가 막대한 천연자원이 매장된 지역이자 철통같은 요새 도시들을 포함한 돈바스 전역에서 병력을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모스크바는 침공을 통해 점령한 영토를 자국 영토로 국제사회가 공식 인정해주기를 원한다.
키이우는 분쟁을 현 전선에서 동결해야 한다며 병력 철수를 거부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요일 방영된 프랑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은 오직 트럼프만 두려워한다"고 말하며, "미국 대통령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4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매우 이례적으로 군 병력 손실을 공식 인정하며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자국 병사 최소 5만5천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독립적인 추산치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러시아는 자국군의 사망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BBC와 독립매체 메디어조나가 부고 기사와 유가족 발표를 추적한 결과, 이번 분쟁에서 사망한 러시아 군 명단은 16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전쟁 사상자가 급증하면서 러시아는 병력 보강을 위해 북한에 손을 내밀고 있다.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하고 있으며, 도네츠크, 루한스크, 헤르손, 자포리자 일대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동부 최소 3개 지역에서도 일부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키이우는 모스크바가 철수를 요구하는 도네츠크 지역의 약 5분의 1을 여전히 통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영토 양보가 모스크바의 기세를 부추길 것이라고 경고하며, 러시아의 재침공을 억제할 수 없는 합의에는 서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