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슈
종말시계가 인류에게 보내는 엄중한 경고
세계적 재앙 위험이 사상 유례없는 수준에 달하면서 시계는 인류의 이론적 종말 시점을 상징하는 자정에 역대 가장 가까워졌다.
![2025년 9월 3일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열린 군사 퍼레이드에 핵 미사일 부대가 참가하고 있다. [장청/신화통신/AFP]](/gc7/images/2026/02/03/54477-afp__20250903__xxjpbee001683_20250903_pepfn0a001__v1__highres__chinabeijingvdaycomme__1_-370_237.webp)
글로벌 워치 |
2026년 1월 27일, 미국 핵과학자회(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는 종말시계를 자정 85초 전으로 앞당겼다. 이는 인류가 이론적 멸망 시점에 가장 가까워진 상태다.
1947년 인류에게 생존 위협을 경고하고자 제작된 이 상징적 종말시계는 현재 핵무기와 인공지능, 기후변화, 그리고 국제 정세 불안이 초래하는 위험이 증대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시계를 자정에 더 가깝게 이동시키기로 한 결정은 위협이 고조된 지난 한 해를 반영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지속, 중국의 핵 군비 확장, 아시아 지역 긴장 고조 등 세계적 재앙 위험은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과학자들은 또한 인공지능이 군사 체계에 무분별하게 통합되고, 허위정보 확산에 활용되며, 생물무기 제작 위협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앙으로 한 걸음 더
미국 핵과학자회의 발표는 핵 분쟁 위험이 지속 불가능할 정도로 높아졌으며, 용납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강조했다.
핵 확산을 막기 위해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외교 체제가 압박받거나 붕괴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강대국은 공격적이고 민족주의적인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4년째로 접어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핵 위협 발언을 촉발하는 주요 원인이 되어 왔다. 러시아가 배치한 무기 중에는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극초음속 오레시니크(Oreshnik) 미사일이 있으며, 최근 벨라루스에 배치해 모스크바가 유럽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시켰다. 이러한 조치는 핵 전력 준비태세를 강조하는 러시아의 발언과 절박한 상황이 맞물리며 우려를 키웠다.
중국의 핵무장 확대 움직임도 갈수록 우려를 키우고 있다. 25년 넘게 전 세계 어느 국가도 핵실험을 실시하지 않았으나, 중국이 핵무기 보유량 확대를 추진하면서 핵실험 재개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반도는 북한의 지속되는 핵 위협으로 여전히 긴장 상태이며, 인도와 파키스탄 간 국경 분쟁 역시 세계 핵 질서에 불안을 더하고 있다.
그 사이 인공지능은 국제 안보 분야에서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떠올랐다.
과학자들은 인공지능이 규제 없이 군사 체계로 통합되면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인공지능이 생물무기 제조를 돕고, 전 세계적으로 허위정보를 확산시킨다는 점이 특히 우려스럽다고 언급했다.
202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마리아 레사는 사실보다 거짓을 더 빠르게 확산시키는 기술로 인해 현재의 정보환경이 “아마겟돈”과 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레사가 미국 핵과학자회 발표에서 “우리는 소셜미디어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기술이 초래한 정보 아마겟돈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고 말했다.
군사 및 정보 체계에서 인공지능이 악용될 경우 신뢰를 훼손하고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들며, 분쟁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적절한 규제와 감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인공지능은 진보의 도구가 아니라 파괴의 수단이 될 위험이 있다.
핵 위협 발언
종말시계 조정은 단순히 기술·지정학적 위협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세계 지도부를 향한 질책이기도 하다.
과학자들은 “승자독식의 강대국 경쟁”이 국제적 협력을 약화시켰다고 지적했으며, 러시아, 중국을 비롯한 다른 주요 강대국들은 실존 위협을 줄이기 위한 집단적 노력보다 무력 과시를 우선시했다고 지적했다.
이 협력 실패로 세계는 핵전쟁과 인공지능 위험, 생명공학 기술 악용에 무방비 상태가 됐다. 군비통제 협정 와해와 허위정보의 무분별한 확산은 국제체제가 핵심 과제 해결에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종말시계가 자정 85초 전으로 조정된 것은 인류를 향한 경고이며, 인류가 맞닥뜨린 위협이 상호연계돼 있어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함을 일깨워 준다.
핵 군축부터 인공지능 규제까지, 이 모든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협력, 투명성, 리더십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