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동향

크렘린의 초강력 무기: 선전과 냉혹한 현실의 충돌

러시아의 핵무기 허세가 점점 더 커지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타격이 그 위협 뒤에 숨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2025년 9월 25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 원자력 주간(World Atomic Week)' 국제 포럼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했다. 이 포럼은 글로벌 핵산업을 다루는 행사다. [알렉세이 니콜스키/POOL/AFP]
2025년 9월 25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 원자력 주간(World Atomic Week)' 국제 포럼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했다. 이 포럼은 글로벌 핵산업을 다루는 행사다. [알렉세이 니콜스키/POOL/AFP]

갈리나 코롤 작성 |

크렘린은 수십 년간 러시아만이 "비교 대상이 없는 수준"의 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주장에 군사교리를 구축해 왔다. 너무 흔하게 사용된 이 슬로건은 밈이 되었고, 국내에서는 기술적 우위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사용됐지만 해외에서는 비웃음의 대상이 되고있다.

여전히 이러한 신화와 현실의 간극은 계속 넓어지고 있다. 모스크바가 가장 자랑하는 종말 프로젝트 -- 끝없이 날아간다고 선전되는 미사일과 해안을 집어삼킬 것이라고 선전하는 어뢰 --는 잇따른 실패와 치명적인 사고로 난항을 겪고있다. 이런 상황은 우크라이나 공작원들이 러시아 깊숙이 침투해, 크렘린이 세계가 두려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로 그 무기들을 파괴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계속되고 있다.

크렘린의 핵 관련 발언

모스크바 타임스는 지난 11월 1일 크렘린의 새로운 핵 관련 발언을 보도했다. 러시아 안보회의 서기 세르게이 쇼이구는 핵추진 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와 수중 핵드론 ‘포세이돈’이 실제 존재한다며 “의심하는 자들은 믿으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018년 플로리다를 향해 날아가는 미사일 그래픽 앞에서 처음 이 무기를 공개했다. 그리고 7년이 지난 지금, 크렘린은 이 미사일의 시험이 완료됐으며 “배치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통신 스푸트니크가 배포한 이 풀 사진은 최신형 프로젝트 955A(보레이-A급) 전략 핵추진 잠수함 '크냐즈포자르스키'에서 진행된 해군 기 게양식의 모습이다. 2025년 7월 24일, 세베로드빈스크. [알렉산드르 카자코프/POOL/AFP]
러시아 국영통신 스푸트니크가 배포한 이 풀 사진은 최신형 프로젝트 955A(보레이-A급) 전략 핵추진 잠수함 '크냐즈포자르스키'에서 진행된 해군 기 게양식의 모습이다. 2025년 7월 24일, 세베로드빈스크. [알렉산드르 카자코프/POOL/AFP]

10월 26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 총참모장은 부레베스트니크 미사일이 15시간 동안 비행해 1만4,000km(약 8,700마일)를 이동했다고 밝혔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해당 시스템의 실전 배치를 위해 관련 인프라 구축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모스크바 타임스는 서방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2017~2019년 동안 최소 13차례 부레베스트니크 미사일 발사를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그중 단 두 번만 부분적으로 성공했으며, 한 번은 참사로 끝났다.

2019년 한 미사일이 바렌츠해에 추락했다. 수습 과정에서 폭발이 발생해 사로프 핵센터 작업자 7명이 사망했으며, 세베로드빈스크와 스칸디나비아 일부 지역까지 방사성 구름이 확산됐다.

부레베스트니크 다음은 포세이돈

크렘린은 부레베스트니크에서 멈추지 않았다. 러시아뉴스(Russian.News.Cn.)는 사건 이틀 뒤, 장병들이 포세이돈 핵어뢰 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푸틴 대통령의 10월 29일 발언을 보도했다.

러시아 선전가들은 포세이돈을 미국 해안 도시들을 방사능 쓰나미로 초토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수중 드론으로 내세운다.

푸틴은 해당 무기 체계가 그 어떤 유사 시스템보다 더 깊이 잠항할 수 있으며, 기존의 방어체계로는 요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포세이돈의 파괴력이 러시아의 최첨단 대륙간탄도미사일 ‘사르마트’를 능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2024년 9월 시행된 사르마트의 최근 시험은 발사 직후 실패해 자체 발사대를 파괴했다.

소련 기록물에서 나온 신화들

키이우 기반의 정치 분석가이자 핵미사일 전문가인 올렉산드르 코체트코프는 부레베스트니크와 포세이돈이 차세대 무기라기보다는 오히려 “과거의 유령”에 불과하다고 콘투르에 말했다.

그는 포세이돈이 수중 핵폭발이 “슈퍼 쓰나미”를 유발한다는 오래된 신화에 기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70년대 모델링 결과, 이러한 폭발로는 지속적 파도가 형성되지 않으며, 쓰나미의 생성 방식은 원인이 지진인지 핵폭발인지에 따라 다르다고 덧붙였다.

유엔 군축연구소 선임연구원 파벨 포드비그도 이에 동의한다. 그는 소련 시대 연구에서도 해안 핵폭발이 도시를 파괴할 만한 파도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결과가 반복되었다며, 해안 지형 자체가 “방사성 쓰나미”를 막는다고 설명했다.

포세이돈 프로젝트는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전 투입과는 거리가 멀다고 포드비그는 분석했다. 작업은 계속되지만 완성을 뒷받침할 만한 성과는 없다는 것이다.

부레베스트니크 미사일 관련해서도 일부 단독 시험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노르웨이 정보당국의 일부 관측과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코체트코프는 이른바 “초신형 미사일”은 러시아가 이미 운용 중인 무기들에 비해 실질적 이점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모스크바가 현실적 논리가 바닥났을 때 꺼내는 단어는 “핵”이다. 대규모 전쟁이 시작된 지 4년이 가까워진 지금—수백 수천 발의 미사일이 파괴되고, 막대한 인명 손실과 제재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여전히 긴장을 고조시킬 수단이 남아 있다는 것이 러시아의 메시지다.

크렘린의 논리는 단순하다. 재래식 무기는 더 이상 누구에게도 충격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미 미사일과 잠수함에 익숙해졌다. 그러니 이제는 신화 같은 어뢰로 겁을 주려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소란스러운 핵위협은 정치적 계산을 감추기 위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전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지지자들을 위협할 방법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대응

전문가들은 크렘린이 아무리 자주 핵전력을 과시해도 우크라이나를 항복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3년 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대대적 공격을 감수하면서도 반격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달라졌다. 키이우는 이제 모스크바가 가장 예상하지 못하는 곳에서 반격하고 있다.

지난 10월 말, 우크라이나 보안국 수장 바실 말리우크는 러시아의 오레쉬니크 미사일—크렘린이 특별하다고 자랑하는 또 다른 시스템—을 파괴한 비밀 작전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매체는 말리우크를 인용해 해당 미사일이 아스트라한 지역 카푸스틴 야르 시험장에서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10월 31일 유니안(UNIAN)은 이번 작전이 “100% 파괴”를 달성했다는 말리우크의 발언을 보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우선 보고했으며, 이어 몇몇 외국 정상들에게도 알렸다고 전했다.

말리우크에 따르면 이번 작전은 러시아가 오레쉬니크를 공개적으로 자랑하기 시작하기 훨씬 전인 2023년 여름에 이미 실행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후 러시아가 당시 오레쉬니크 미사일 3기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확인했다. 이 중 한 기는 2024년 11월 드니프로 시를 겨냥해 발사됐다.

코체트코프는 우크라이나 공작원들이 크렘린의 과장과 달리 해당 미사일이 평범했음에도 이를 제거하는 데 “훌륭한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전이 시험장 내부에서의 파괴 공작을 필요로 했으며, 폭발물을 반입하기 위해 직원이나 보안요원을 포섭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의 “탁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캡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