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사안
안전한 항구 없다: 중국의 중남미 항만 사업이 초래하는 안보 위협
중국의 중남미와 카리브해 항만 진출이 국제사회의 이익과 지역 안정을 위협하는 취약점으로 드러나고 있다.
![2025년 3월 12일 파나마시티 파나마운하 입구에 위치한 발보아항의 모습. 이 항만은 홍콩의 본사를 둔 CK허치슨 홀딩스가 운영하고 있다. [마르틴 베르네티/AFP]](/gc7/images/2025/10/06/52217-contain-370_237.webp)
글로벌 워치 제공 |
중남미⋅카리브해(LAC) 해상 항만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해당 지역의 경제적⋅지정학적 환경이 재편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투자, 건설, 운영 통제를 통해 이 지역의 역동적인 해상 경제와 연결된 핵심 인프라에 영향력을 깊숙이 뿌리내렸다.
이러한 사업이 상업적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중요한 전략적 위험을 안고 있다. 정보 수집에서부터 공급망 장악력까지, 중국의 LAC 항만 개입은 국제사회의 이익과 지역 안정을 위협하는 취약점으로 드러나고 있다.
중국의 LAC 항만 투자는 단순히 무역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영향력 확대를 노린 것이다. 당분간 베이징이 미국 해안 인근에 노골적인 해군 기지를 건설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중국의 영향권 아래에 있는 항만들은 미 해군의 활동 정보를 수집하고 해상 물류 데이터에 우선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는 작전을 방해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의 갈등은 민간 인프라가 은밀한 군사 작전에 전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와 이란에서는 선박 컨테이너에서 발사된 드론이 정밀 타격에 사용됐다. 중국의 선박 컨테이너형 미사일 시스템 개발은 중국의 영향권 아래에 있는 항만들이 이 같은 능력의 은밀한 배치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경제적 영향력과 전략적 취약성
군사적 위험을 넘어, 이들 항만에 대한 중국의 통제력은 지역 공급망에 대한 영향력으로 이어지며, 베이징이 무역 관계를 재편하고 경제적 영향력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자메이카 킹스턴항, 멕시코의 만사니요항과 베라크루스항은 전략적 위치와 중국의 깊은 개입으로 인해 더 큰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러한 위험은 항만의 직접 소유권에 국한돼 있지 않다. 중국 기업이 건설이나 장비 공급에 관여한 항만들은 장기적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갖게 된다. 예를 들어, 화웨이와 ZTE 등 중국 기업의 기술이 여러 항만에 설치돼 있으며, 이러한 장치가 정보 수집을 위한 '백도어(뒷문)'가 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기업이 운영 중인 LAC의 10개 항만 가운데 7곳은 상업적 성격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홍콩에 본사를 둔 회사인 CK허치슨이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베이징의 홍콩 통제 강화와 민간 기업과 국가 정보기관 협력을 의무화한 2017 중국 국가 정보법 시행 이후, 허치슨의 독립성에 대한 기대는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LAC의 7개 모든 터미널을 포함한 43곳의 해외 항만 시설을 미국 주도의 컨소시엄에 매각하겠다는 허치슨의 최근 발표는 중국의 해당 지역 내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이 이 거래에 대해 반독점 심사를 진행하고, 국영 중국 기업들이 해당 항만 매각과 관련해 지분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는, 중국이 아직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포기할 생각이 없음을 시사한다.
위험을 완화하다
남미 국가들은 중국의 LAC 항만에서 확대되는 영향력에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 허치슨 매각과 같은 항만 재매입 및 인수를 지지하고, 시장 원리에 기반해 중국의 입지를 축소시키는 노력이 대표적인 방안이다.
핵심 항만에 대한 감독 및 점검 체계 강화가 취약점들을 줄일 수 있으며, 협력국 항만 당국에 대한 물밑 지원을 통해 감시 및 불법 활동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에서 진행되는 중국의 항만 사업은 단순한 상업적 모험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지렛대로 활용될 수 있는 전략적 기반이다.
이 위험은 군사적 우려를 넘어 경제적 의존과 지정학적 영향력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LAC 항만의 안전 유지와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은 단순한 지역 현안이 아니라, 전 세계적 책무다. 이들 항만이 전략적 착취의 관문이 되기 전에 행동에 나서야 할 때는 바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