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사안
독·프, 전투기 프로젝트 결렬 후 국방 협력 강화 합의
쾰른 인근에서 열린 역사적인 회담에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메르츠 독일 총리는 더 긴밀한 군사적 협력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올해 독일군이 프랑스의 핵 훈련에 참여할 예정이며, 종전 후 우크라이나에 투입될 다국적군 창설 계획도 추진된다.
![2026년 7월 17일, 독일 서부 브륄의 아우구스투스부르크 성에서 열린 제26차 독·프 합동 국무회의 중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좌)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우)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루도빅 마랭/AFP]](/gc7/images/2026/07/21/57097-afp__20260717__c2gg9ad__v1__highres__germanyfrancediplomacypresser-370_237.webp)
AFP/글로벌 워치 |
프랑스와 독일 정상은 금요일, 양국의 핵심 공동 차세대 전투기 프로젝트가 결렬된 이후의 앙금을 털어내기 위해 핵 억제력을 포함한 국방 협력을 한층 더 심화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부 합동 회의를 마친 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올해 독일군이 프랑스의 군사 핵 훈련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츠 총리는 "이는 우리가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나토(NATO) 내에서의 핵 공유 및 억제력 참여를 보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올해 초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가 주도하는 핵 억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동의한 8개국 중 하나로 독일을 꼽은 바 있다.
![2016년 10월 브레스트 해안 인근의 프랑스 해군 트리옴팡급 전략핵잠수함 '르 비질랑(Le Vigilant)'호 내부에서 촬영된 사진으로, 한 승조원이 M51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격실에 서 있다. [발레리 루/AFP]](/gc7/images/2026/07/21/57098-afp__20161021__hc9ql__v1__highres__francedefencemiltiraynavysubmarine-370_237.webp)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영국과 함께 서유럽의 양대 핵보유국인 프랑스가 핵 관련 의사결정권을 철저하게 통제할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해 왔다.
마크롱 대통령에게는 내년 봄에 있을 프랑스 대선 전에 이 분야에서 가시적인 진전을 이뤄내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현재 대선에서는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당수가 그의 유력한 후계자이자 선두 주자로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르펜이 집권할 수도 있다는 전망은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방위 역량을 끌어올리려 분투 중인 유럽 국가들에게 더 큰 불확실성을 안겨주고 있다.
또한 메르츠 총리는 독일이 우크라이나 우방국들의 모임인 '자발적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의 일원으로서 "가을에 프랑스의 주도로 열리는 기동 훈련에 참여할 것"이라며,
"정확히 어떤 형태로 참여할지는 함께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월요일 열린 해당 연합 회의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전투가 끝나면 배치될 우크라이나 다국적군이 우리의 배치 계획을 검증하고 준비 태세를 입증하기 위해 수개월 내에 우크라이나 주변국에서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역사적 장소
금요일 오전, 메르츠 총리는 쾰른 인근의 뇌르베니히 공군기지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맞이했다. 두 정상은 양국 협력의 성공적 상징인 슈퍼 푸마 헬리콥터에서 함께 내렸다.
이어 두 정상은 프랑스의 라팔 전투기와 독일 공군의 핵심 전력인 유로파이터 전투기 옆에서 합동 방위안보보장회의를 주재했다.
이후 양국 내각 전원이 참석한 회담은 쾰른 인근의 한 성에서 진행되었다. 이곳은 1962년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과 콘라트 아데나워 독일 총리가 양국 간의 우호 조약(엘리제 조약) 체결에 합의했던 역사적인 장소다.
양국은 지난달 에어버스와 프랑스 다소 간의 밥그릇 싸움으로 인해 결국 무산된 공동 차세대 전투기 프로젝트(FCAS)의 결렬 충격에서 벗어나 반등을 모색해 왔다.
또한 프랑스와 독일이 사용하는 주력 탱크를 대체하기 위해 추진 중인 또 다른 공동 프로젝트인 지상전투체계(MGCS)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독일의 방산기업 라인메탈이 합류한 이후 내부 갈등으로 난항을 겪어왔다.
방공망 구축 역시 갈등의 불씨가 되어 왔다. 독일은 미국산 패트리엇과 이스라엘·미국 합작의 애로우-3 시스템에 크게 의존하는 유럽 스카이 쉴드 이니셔티브(ESSI)를 추진하고 있다.
반면 프랑스는 이 프로젝트가 유럽의 미국 의존도를 높일 뿐이라며 참여를 거부하고 있으며, 유럽 대륙 스스로 방위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번 합동 국무회의에서는 국방 이슈 외에도 유럽의 경쟁력, EU 예산, 디지털 규제, 가짜뉴스 대응 방안 등도 의제로 다뤄졌다.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와 관련해 양국은 연산 능력을 결합하고 최고 수준의 연구원을 유치할 수 있는 유럽 차원의 구조를 만들어, 유럽이 미국 및 중국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