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감시
서방의 지속적인 지원, 우크라이나 주도권 회복 견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지원은 중단된 것이 아니라 전황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장거리 정밀 타격 체계와 방공망 강화, 훈련 지원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취약점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도록 했다.
![2026년 5월 4일 예레반에서 열린 제8차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에마뉘엘 본 프랑스 외교보좌관이 악수하고 있다. [루도빅 마랭/AFP]](/gc7/images/2026/05/14/55948-afp__20260504__a9qt4yb__v1__highres__armeniaeuropeepcpoliticsdiplomacysummit-370_237.webp)
글로벌 워치 |
미국과 유럽 협력국들은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해 한발 물러서기는커녕 오히려 군사 지원과 정보 공유, 경제 압박 공조를 통해 핵심적인 지원 체계를 흔들림 없이 유지해 왔으며,유럽은 여기에 재정 지원을 더해 추가 제재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흔들림 없는 지원 의지는 전황의 흐름을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환시켰다. 우크라이나군은 2023년 이후 가장 의미 있는 영토 탈환 성과를 기록한 반면, 러시아군의 공세 속도는 급격히 둔화됐다.
동시에 크렘린의 전쟁 수행 역량은 광범위한 부패와 심각한 인력난, 제재 압박이 겹친 가운데 전반적으로 약화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그 결과 러시아의 전략적 입지는 전선을 넘어 점차 위축되고 있다.
전략적 거점 탈환
우크라이나의 반격은 전장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총사령관의 발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2026년 초 몇 달간 남부 올렉산드리우카와 훌랴이폴레 방면에서 480㎢ 이상 규모의 영토를 탈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네츠크·자포리자·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의 접경 지대를 중심으로 거둔 이번 전과는 2024년 반격 이후 우크라이나 본토 내에서 이뤄진 최대 규모의 영토 탈환이다.
이러한 성과는 일부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군은 쿠피얀스크 전선에서도 진격을 이어갔다. 이어 성공적인 국지적 작전을 통해 러시아군 지휘부가 도네츠크주 우선 작전에 투입돼 있던 공수부대와 해군 보병 전력이 포함된 정예 부대를 재배치 하도록 압박했다.
전쟁연구소(ISW)는 이러한 움직임이 모스크바의 2026년 봄·여름 공세 계획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러시아군은 새로 위협받는 남부 전선을 방어할지, 아니면 다른 전선에 대한 압박을 유지할지 선택의 기로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압박은 뚜렷한 타격으로 이어졌다. 러시아군의 일일 전진 폭은 크게 줄었으며, 2025년 말과 비교해 평균 확보 면적도 훨씬 감소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방어 작전과 타격은 러시아군 공격 부대에 상당한 전력 소모를 강요하고 있다.
이러한 전황의 추세는 서방이 제공한 역량에서 비롯된 결과다.
장거리 정밀 타격 체계와 방공망 강화, 훈련 지원은 우크라이나가 심층 타격과 지상 작전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 같은 역량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취약점을 포착하는 대로 집중 공략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유럽의 협력국들은 2022~2024년 평균 대비 군사 지원 예산을 67% 증액했다. 한편 EU의 2026-2027년을 대상으로 한 900억 유로 규모의 지원 체계는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고 무기 공급을 지속하는 데 기여하며, 키이우에 필수적인 재정 여력을 제공하고 있다.
범대서양 공조는 이러한 노력을 한층 강화했다. 미국 주도의 제재와 기술 통제, 정보 지원은 모스크바를 상대로 치명적인 압박을 유지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의 전장 작전 수행 능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속 불가능한 비용 압박
전선을 넘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타격 작전은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과 지속 능력에 구조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다.
발트해와 흑해의 정유 시설과 수출 터미널, 관련 인프라를 겨냥한 정밀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러시아의 석유 수출 능력은 일시적으로 위축됐으며, 한때 감소 폭은 최대 40%에 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이 같은 작전으로 러시아가 2026년 첫 4개월 동안 수십억 달러 규모의 수입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외부 분석 역시 같은 방향의 결론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은 우스트루가와 프리모르스크 등 시설을 겨냥한 타격으로 주간 원유 선적량이 급감하고 생산 감축이 불가피해지면서, 이에 따라 모스크바 재정 전반에 연쇄적 파급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경제적 압박은 러시아의 다른 문제 요인들과 맞물리며 취약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러시아군은 2022년 이후 130만 명이 넘는 사상자를 기록했으며, 월간 손실이 병력 충원 규모를 상회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기업에 계약병 공급을 의무화하는 행정 명령 등을 포함한 은밀한 군 인력 동원 조치는 심각한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경제 또한 압박이 급격히 가중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러시아는 경제 역량의 상당 부분을 군수 생산 체제로 재편했으나, 이러한 전환은 노동력 부족과 인플레이션, 성장 둔화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졌다. 민간 경제 전망기관들은 2026년 러시아의 경제성장률이 0.5~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전히 국가 재정의 중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석유·가스 수입은 경제 제재와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겹치며 감소했다. 그 결과 모스크바는 국내 차입과 세제 조정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수 밖에 없게 됐고, 이로 인해 민간 부분의 경제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대외 협력국에 대한 의존도는 러시아의 고립 상태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북한군의 파병과 이란산 드론, 중국산 이중용도 부품은 단기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들만으로는 러시아의 병력·장비·재정 자원의 전반적인 소모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으로 평가된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분석가들과 서방의 경제 감시 기관들은 모스크바의 전시 체제 전환이 제한적인 전장 성과를 위해 국가의 장기적 안정성을 담보로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조차 유지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전략적 구도는 명확하다.
서방의 지원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조정과 지속을 이어가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붕괴를 예상했던 지점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거둔 성과와 심층 타격은 단순한 전술적 성공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러시아가 군사력을 외부에 투사할 수 있는 역량을 점진적으로 약화시키고 있다.
분쟁이 5년 차에 접어든 가운데, 전장에서의 회복력과 경제적 압박의 결합은 근본적인 현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는 곧 범대서양 공조의 결의가 러시아에 감내하기 힘든 부담을 지속적으로 안기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압박은 억지력을 강화하고, 유럽 내 침공의 한계를 드러내며, 서방의 지속적인 지원이 우크라이나의 저항 능력과 주도권 재확보에 여전히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분명히 입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