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동향

우크라이나의 소련 기술 유산, 오늘의 전쟁을 좌우하다

모스크바가 우크라이나의 소련 기술 유산을 상실한 것은 전략적 손실을 의미한다.

우크라이나 유즈노예 기계제작공장에서 제작된 안타레스 로켓의 2013년 발사 장면 [NASA/빌 잉걸스]
우크라이나 유즈노예 기계제작공장에서 제작된 안타레스 로켓의 2013년 발사 장면 [NASA/빌 잉걸스]

글로벌 워치 제공 |

소련이 글로벌 초강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이념이나 군사적 야망을 넘어, 방대하게 통합된 군사복합체라는 기반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체계의 중심에는 우크라이나가 자리 잡고 있었으며, 우크라이나의 전문 기술 기관과 산업 기반은 소련의 로켓⋅미사일 전력을 발전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오늘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분쟁의 핵심과 소련 붕괴에 대한 블라디미르 푸틴의 집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크라이나 기술의 중추적 역할을 살펴봐야 한다. 특히 유즈니 기계제작공장과 피브덴네 설계국은 소련의 군사⋅기술적 우위를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드니프로(구 드네프로페트롭스크)에 위치한 유즈마시는 소련 전략 무기 생산의 중추였다.

냉전 당시 유즈마시는 소련의 핵 억제에 있어 핵심적 요소였던 탄도미사일을 생산하는 주요 시설이었다. R-5와 R-12 탄도미사일부터 R-36(나토가 SS-18"사탄"으로 지정한 미사일)까지, 유즈마시는 점점 더 정교해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생산했으며, 이는 소련 군사력의 상징이 되었다

이들 미사일은 피브덴네 설계국에서 개발됐으며, 유즈마시와 협력해 항공우주 기술의 경계를 확장해 나갔다. 이 두 기관은 소련이 글로벌 야망을 추진하는 데 있어 중대한 요소였던 우크라이나를 기술⋅혁신의 허브로 구축하는데 기여했다.

이러한 핵 억제에서의 역할을 넘어, 유즈마시는 인공위성과 탑재체를 궤도로 수송하는 치클론(Tsyklon)과 사이클론(Cyclone) 계열의 발사체를 생산하며 소련의 우주 프로그램에도 기여했다.

이러한 업적은 우크라이나가 항공우주와 로켓 산업에서 선도적 위치에 있음을 분명히 입증했다. 소련의 계획경제는 자원과 전문지식을 공화국 전반에 걸쳐 투입했으며, 고도의 복잡성을 지닌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소련 전역에서 인재를 끌어들였다.

소련의 유산

유즈마시와 같은 우크라이나 시설들은 소련의 위력을 과시하고 서방과의 기술적 대등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였다.

소련이 1991년 붕괴되면서 이같은 상호 연계된 시스템은 하룻밤 사이에 해체됐다.

유즈마시의 생산 라인을 지탱해 온 중앙집권적 군사 지휘체제가 사라지며서, 해당 시설은 핵심 수요처를 상실했다. 한때 소련 전략로켓군을 위한 미사일 생산에 집중했던 인력은 탈소련 전환기의 경제적 혼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민간 제품 생산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소련의 우주 인프라 대부분을 물려받았으나, 현재 독립국인 우크라이나에 위치한 생산 기지와 설계국에 대한 직접적인 접근권은 상실했다. 이렇게 산산조각난 군사복합체는 특히 미사일과 로켓 기술에 있어 러시아의 항공우주 야망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모스크바가 우크라이나의 소련 기술 유산을 상실한 것은 전략적 손실을 의미한다.

유즈마시같은 시설은 소련이 글로벌 초강대국이란 위상을 유지하는 데 핵심 요소였다. 이러한 시설의 부재는 러시아의 군사산업 역량에 공백을 초래했으며, 이는 쉽게 메울 수 없는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상실은 단순히 역사적 차원에 그치지 않고, 오늘날에도 러시아의 전략적 사고를 지속적으로 형성하고 있다.

러시아 전략가들과 푸틴 대통령 본인에게, 한때 소련 국력의 기반이 되었던 통합된 기술 체계가 회복할 수 없는 상태로 사라졌다는 인식이 미치는 심리적 충격은 만만치 않다.

계속 진행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일정 부분 이러한 산업⋅기술 통합의 유산을 둘러싼 투쟁으로 해석된다.

소련 붕괴를 '재앙'이라고 규정한 푸틴의 발언은 우크라이나의 독립이 러시아의 핵심 역량과 영향력을 빼앗았다는 그의 인식을 반영한다. 모스크바는 이 전쟁을 단순한 영토 문제가 아니라 과거 러시아 권력 기반의 상실된 핵심 축을 되찾으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전략적 중요성

우크라이나에게 이러한 유산은 자부심과 회복력의 원천적 힘이다. 한때 소련 군사 체계의 동력이 되었던 동일한 기술 전문성은 이제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방어하기 위해 전환됐다.

우크라이나 기술자들과 방위산업 분야는 탱크와 항공기 개조에서부터 새로운 미사일 시스템 개발에 이르기까지, 소련 시절의 기술을 현대적 요구에 맞게 재구성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 압박 속에서도 우크라이나가 혁신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준 것은 이 나라가 쌓아온 산업 및 과학적 유산의 저력을 입증하는 증거가 된다.

국제사회에 소련 군사산업복합체에서의 우크라이나의 역할을 기억하는 것은 현재 진행 중인 분쟁의 보다 포괄적인 의미를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우크라이나의 기술 유산은 왜 이 나라가 러시아에게 여전히 전략적 요충지로 남아 있는지, 그리고 유럽에서 힘의 균형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또한 이는 군사 지원에 국한되지 않고, 우크라이나의 장기적인 경제⋅기술적 회복탄력성을 형성하는 데 서방의 지속적인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의미한다.

유즈마시와 소련 미사일복합체의 역사는 단순한 냉전 시기의 기술 이야기가 아니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뿌리 깊게 자리한 갈등을 이해하는 하나의 관점이 된다.

모스크바에게 우크라이나의 독립은 러시아 권력 기반의 상실된 핵심 축을 의미한다. 반면 키이우에게 이는 소련 체제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규정해 왔던 종속적 관계를 거부하는 것이다.

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산업 및 과학 분야 유산이 러시아에 기여해 온 부분은 이 분쟁의 본질적 의미와 그 결과가 왜 유럽의 미래를 형성하게 되는지를 이해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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