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사안
러시아의 핵 신호: 공포 전술인가, 전략적 한계인가?
러시아의 신형 극초음속 핵 탑재 가능 미사일 '오레시니크'의 벨라루스 배치는 대외 인식에 영향을 주기 위한 조치다.
![2025년 12월 21일 상트페테르부르그에서 열린 독립국가연합(CIS)의 비공식 정상회의가 열린 자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회동했다. [알렉산드르 카자코프/POOL/AFP]](/gc7/images/2026/01/06/53370-afp__20251221__88ru7cq__v1__highres__russiacispoliticsdiplomacy__1_-370_237.webp)
글로벌 워치 제공 |
지난 2주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핵 역량을 중심으로 새로운 군사 배치와 정치적 공세 국면에 들어섰다. 표면상으로는 긴장감을 자아내지만, 이 같은 양상은 실제적인 긴장 고조라기보다는 전략적 태세를 나타내는 데 가깝다. 이는 모스크바의 의도를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구분이다.
2025년 12월 18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러시아의 최신 핵 탑재 가능 중거리 탄도 미사일 체계인 '오레시니크'의 벨라루스 배치를 발표했다.
비행속도 마하 10을 뛰어넘을 뿐 아니라 핵과 재래식 탄두를 함께 탑재할 수 있는 이 미사일을 러시아 당국은 "요격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기술적 기량이 아니라, 모스크바가 해당 미사일을 통해 형성하려는 서사에 있다.
러시아에 충실한 동맹국인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상이 중대한 전환점에 놓이 시점에서 이러한 무기들을 수용하고 있다.
루카셴코의 발표는 유럽연합이 브뤼셀에서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우크라이나 방위를 위해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하던 시점에 나왔다. 이는 이번 무기 배치가 군사적 전략인 동시에 심리적 압박 수단이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실전 준비가 아닌 과시
이 같은 중대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번 배치는 러시아 핵 교리의 급격한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러시아는 오랫동안 벨라루스에 핵 자산을 배치하겠다는 의도를 지속적으로 내비쳐 왔다. 앞서 벨라루스 당국자들 또한 자국이 수십 기의 러시아 핵무기를 수용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오레시니크 체계의 도입은 실제 핵 사용을 위한 준비라기보다는 이러한 인식에 영향을 주려는 데 목적이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러한 배치를 광범위한 지정학적 경고와 연결 지으며, 러시아군이 공격받을 경우 "훨씬 더 가혹한 대가"가 이어질 수 있다고 암시했다.
그러나 아직 핵탄두의 대규모 이동이나 임박한 핵 사용을 암시하는 작전 태세의 증거는 포착되지 않았다. 나토(NATO) 자체 평가와 공개 정보 분석은 이러한 움직임을 전투 준비가 아닌 위협적 신호로 일관되게 해석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실질적인 전장은 심리전이다. 러시아 공영 매체와 친크렘린 성향의 논평가들은 오레시니크 미사일의 역량을 과장해 보도하며 핵 위협이 임박했다는 분위기를 조성해 왔다. 이 같은 의도적 불투명성은 대중에게 공포와 불확실성을 심어주기 위한 러시아 정보전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핵 배치를 핵 사용과 혼돈시키는 네러티브는 서방의 의지를 약화시키고 정치적 단합을 무너뜨리는 데 목적이 있다. 역사가 보여주듯 긴장 고조에 대한 공포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대부분의 경우 긴장 고조 그 자체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힘이 아닌 제약
러시아의 핵 메시지는 제약된 재래식 군사 역량이라는 더 넓은 맥락에서 이해돼야 한다.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여전히 견고한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은 여러 전선에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핵 배치는 힘을 과시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이는 오히려 재래식 군사 선택지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서사를 전환하고 심리적 압박을 가하려는 모스크바의 전략적 한계를 반증하는 행보다.
시점이 핵심이다. 오레시니크 미사일의 벨라루스 배치 발표가 EU의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 대한 협의 시점에 맞춰 이루어진 것은 외교적 국면에 영향을 주려는 목적으로 러시아가 핵 메시지에 의존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이는 핵전쟁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대화의 구도를 재구성하고 영향력을 되찾으려는 계산된 시도다.
벨라루스 내 러시아 핵 메시지는 현대전에서 인식의 힘을 상기시켜 준다. 오레시니크 미사일 체계 배치는 심각하게 보일수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실질적인 긴장 고조의 위협이 아닌 강압의 수단이다.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심리적 압박에 직면한 상황에서 모스크바의 전략에 대응하고 서방의 의지를 유지하는 데 있어 매우 중대한 요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