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사안
자경단, 군 내부 균열 심화 속 러시아 탈영병 추적
러시아군 전반에서 탈영 사례가 급증하는 가운데, 급진적 민족주의자들이 국가의 묵인 아래 무단이탈(AWOL) 병사들을 집에서 끌어내 전선으로 보내고 있다.
![2024년 4월 16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AFP와 인터뷰 중인 러시아군 탈영병 파르하드 지간신(24). [스트링어/AFP]](/gc7/images/2025/12/16/53133-deserter-370_237.webp)
올하 헴빅 작성 |
그들은 경찰도, 군인도 아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극우 활동가들은 이제 아파트를 급습해 젊은 남성들을 붙잡아 전선으로 넘기는 모습을 스스로 촬영해 공개하고 있다.
군 전체에서 탈영이 급증하자, 한때 변두리 선동가에 불과했던 이 급진 단체들은 전투 의지가 쇠퇴해가는 전쟁을 지속하기 위해 스스로를 현상금 사냥꾼으로 재정의하며 활동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 중 하나는 10월, 극우 성향의 ‘러시아 커뮤니티’ 운동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해당 영상에는 이 단체 구성원들이 한 아파트에서 “러시아군 탈영병”을 끌어내는 모습이 포착됐다. 아스트라(ASTRA)에 따르면, 이 조직은 해당 남성이 약 18개월 동안 숨어 지냈다고 주장했다. 활동가들은 러시아 속어로 무단이탈 병사를 뜻하는 ‘500’을 찾아달라는 동료 부대원들의 요청을 받고 추적에 나섰다고 밝혔다.
![러시아 커뮤니티의 엠블럼. [러시아 커뮤니티 공식 텔레그램 채널]](/gc7/images/2025/12/16/53134-screenshot__204_-370_237.webp)
모로조프 일병으로 확인된 이 병사는 계약을 체결해 1년간 복무한 뒤 휴가를 나갔고, 이후 복귀하지 않았다. 붙잡힌 뒤 단체는 그가 다시 정찰 부대로 인계됐다고 밝혔다.
한 남성은 그를 제압한 채 영상에서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이제 우리는 복무를 계속하러 간다”고 말했다. 이 영상은 이후 러시아 커뮤니티 채널에서 삭제됐지만, 다른 곳에서는 여전히 접근 가능하다.
2020년에 설립된 이 러시아 커뮤니티는 러시아에서 ‘특별 군사작전’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존재감을 키웠다. 이 운동은 반이주민 단속과 전쟁에 대한 강경한 지지로 악명이 높다.
탈영 급증
러시아 군 내부의 탈영은 급격히 가속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오픈소스 정보 프로젝트 프론텔리전스 인사이트는 올해에만 최소 7만 명의 병력이 탈영할 수 있으며, 이는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병력의 약 10%에 해당한다고 추산했다. 도네츠크 지역의 일부 전선 부대에서는 2025년 초 탈영률이 거의 10배 가까이 치솟았다.
프론텔리전스가 “어느 정도 효과적인 탈영병 추적·복귀 시스템”이라고 표현한 체계를 러시아가 유지하고 있음에도, 결원의 규모가 이를 압도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전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감지된다.
바르샤바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셰브케트 유즈바셰프는, 조카가 군 복무로 되돌려 보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도망쳤다고 전했다. 이 청년은 키이우의 타우리다 국립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뒤 2021년 징집됐다.
“그는 대학 졸업 직후인 2021년 러시아군에 징집됐다”고 유즈바셰프는 말했다. 조카는 세바스토폴에서 복무하다 2022년 3월 제대했고, 이후 “벨라루스를 거쳐 바르샤바로 도망친 다음, 미국에 있는 친구들에게로 갔다.”
크림반도가 병역 정력기 남성들에게 사실상 봉쇄되면서, 많은 이들이 그가 말한 ‘포탄받이 신세’로 전사하는 것의 유일한 대안으로 탈영을 선택하고 있다고 유즈바셰프는 덧붙였다.
탈출 경로
프론텔리전스 인사이트는 러시아 병사들이 무단이탈하는 다섯 가지 주요 경로를 확인했다.
가장 보편적인 방식은 배치 전 부대를 이탈해 국경 및 내부 검문소를 완전히 우회하는 것이다.
군사 역사학자 미하일로 지로호프는 동원된 수감자들이 이 선택을 자주 한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계약에 서명하는 일 자체가 훈련센터 단계에서 탈출할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지로호프는 말했다.
또 다른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방법—모로조프가 사용한 방식—은 휴가 후 복귀하지 않는 것으로, 프론텔리전스는 이것이 병사가 합법적으로 전장을 벗어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그 밖에도 병원 치료 중 이탈이나 휴가 서류 위조, 전선 인근에서의 뇌물 수수, 그리고 전장에서의 직접 이탈 등이 주요 수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위험에도 불구하고, 2025년 들어 전선 현장에서 직접 탈영하는 사례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탈영병들을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나는 살고 싶다’ 프로그램 측은, 체포 후 다시 전선으로 재투입될 것을 두려워하는 러시아 군인들을 돕기 위한 전용 챗봇을 개발했다.
전쟁 특파원이자 우크라이나 총참모부 전 대변인인 블라디슬라우 셀레즈뇨프는 이 이니셔티브가 드문 생존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것은 살아남아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그는 말했다. 또한 이는 러시아 병사들에게 전쟁 범죄에 가담하지 않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며, 우크라이나는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인도주의적 대우를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프론텔리전스는 러시아군이 재체포된 무단이탈 병사들에게 “신체적 고문, 신체 훼손, 가짜 및 실제 처형”을 가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했다. 일부 처형된 병사들은 공식적으로 여전히 탈영병으로 분류돼, 가족들이 보상을 청구하지 못하고 있다.
극우의 역할을 묵인하는 국가
탈영이 확산되면서 러시아 군 부대와 사법당국은 병사들의 마지막 거주지에 대한 수색을 강화했다.현재 당국은 러시아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고 있는데, 이들은 ‘나는 살고 싶다’ 를 이반 뇌제 시대의 정치 집행자에 빗대어 “후방의 오프리치니키”라고 표현했다.
‘나는 살고 싶다’는 “러시아 나치들…은 전선에 나갈 생각이 전혀 없다”고 지적하면서도, 반이주민 단속부터 무단이탈 병사 체포까지 이들의 급습 영상이 널리 유포되고 있다고 밝혔다.
펜자에서 한 탈영병이 폭력적으로 체포된 사건 이후, 언론사 폴리티카 미디어의 기자들은 10월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통해 “이 사건의 모든 면이 야만적”이라고 비판했다.
한 기자는 “분명히 이 민족주의자 클럽에는 누구도 체포할 권한이 없다. 그들이 카메라 앞에서 공개적으로 하는 일은 사실상 범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경찰과 정부가 자신들을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나는 살고 싶다’는 크렘린이 러시아 커뮤니티 같은 급진 단체들을 “매우 유용하게 여기거나 [연방보안국] FSB가 직접 매수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들이 반대 의견을 억누르고 내부의 적을 만들어내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정부는 “필요한… 방향으로 폭력이 향한다면 기꺼이 눈을 감는다”고도 했다.
프론텔리전스 인사이트는 고문과 처형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수만 명의 병사들이 탈영을 선택하고 있다는 사실이 러시아 군 내부의 더 깊은 균열을 시사하며, 이것이 더 광범위한 분열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