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사안

러시아, 병력 부족 속 우크라이나 납치 청소년들을 전투에 투입

2014년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지에서 약 3만5천 명의 어린이가 납치되었으며, 현재 전장에서 청소년들의 시신이 발견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에서 촬영된 날짜 미상의 사진. 10세 소년이 가족이 살던 아파트 앞 마당을 걷고있다. 이 아파트는 공습으로 파괴되었다. [유니세프 제공]
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에서 촬영된 날짜 미상의 사진. 10세 소년이 가족이 살던 아파트 앞 마당을 걷고있다. 이 아파트는 공습으로 파괴되었다. [유니세프 제공]

글로벌 워치 제공 |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러시아가 납치한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18세가 되면 자국을 상대로 전투에 참여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이는 병력 부족을 해결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을 상대로한 심리전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7월 24일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약 3만5천 명의 어린이가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지에서 총구를 겨눈 채 납치됐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은 밝혔다. 이들 중 다수는 러시아 군에 징집돼 최전선으로 보내지고 있으며, 심지어 친구나 가족과 싸우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확한 수치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수천 명이 징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비서실장 안드리 예르막은 더타임스 팟캐스트에 출연해 우크라이나가 징집 문서를 포함한 이 같은 관행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예르막은 전장에서 청소년들의 시신이 발견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끔찍한 일”

그는 팟캐스트에서 “우리는 이와 관련된 사실을 발견했다”며 “이는 오늘날 러시아 정권이 테러 정권임을 확인하는 매우 심각한 신호”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 정책이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는 키이우가 주장하는 약 100만 명의 사상자를 낸 러시아의 군사 인력 위기 를 완화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납치된 자국 어린이들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싸우게 함으로써 우크라이나인들에게 트라우마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우크라이나 관리는 더타임스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새로운 세대를 파괴하려 한다”며 “그들은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상대로 싸우게 될 새로운 병사를 만들고 있다. 이는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병합과 돈바스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어린이 납치를 시작했으며, 처음에는 고아원을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고 더타임스가 전했다. 2022년 전면 침공 이후 이 작전은 극적으로 확대됐다. 일부 어린이는 러시아 가정에 배치되지만, 독립 연구자들에 따르면 95%는 “재교육” 캠프로 보내진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들 젊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십대 후반에 접어들면 군사 훈련 시설로 보낸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이 프로그램을 감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FSB의 개입은 크렘린이 우크라이나 청소년 납치에 얼마나 큰 중요성을 두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아동 납치를 이유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의 아동권리 담당관 마리아 르보바-벨로바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총구를 겨누며 납치

더타임스는 2022년 헤르손에서 16세 나이에 납치된 19세 블라드 루덴코와 인터뷰했다. 러시아 군인들은 그가 어머니의 아파트에 숨어 있을 때 총구를 겨누며 그를 납치했다고 루덴코는 말했다. 러시아는 그를 크림반도의 재교육 캠프에 18개월간 구금한 뒤, 해군 사관학교로 보내 군사 훈련을 받게 했다.

그의 어머니는 2024년 그를 사관학교에서 구출했다.

루덴코는 더타임스에 “매일 아침 러시아 국가를 불렀다”며 “점프, 스쿼트, 달리기, 크롤링 같은 체력 훈련을 했고, 사격도 배웠다. 16세와 17세 아이들은 모의 소총을, 더 나이 든 아이들은 실탄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갈수록 우리가 전투에 보내질까 봐 점점 더 걱정되었다”며 “러시아는 내게서 아무것도 빼앗지 못했지만, 내 어린 시절을 빼앗았다. 나는 운이 좋았다. 지금은 자신의 민족을 상대로 싸우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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